‘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 기획이 1494호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본지는 지난 4주간 본교의 안전 교육 실태, 실험실 및 실습실 안전 상태, 비상구 실태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내·외 안전 전문가 5명과 함께 학내 안전 문제 개선 방안, 안전 문제와 관련한 대학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4주간 본지가 살펴본 이화의 안전 의식은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실습실에는 인화성 가스통이 아무런 주의 사항도 없이 놓여 있었고, 실험실의 화학제품은 명확한 표시도 없이 보관돼있었다. 몇몇 건물의 비상구 또한 의자, 책상 등으로 가로막혀 비상 시 대피가 불가능했다. 위기 상황 발생 시 생명의 문으로 기능해야 할 비상구가 학생들의 짐 보관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본교 구성원들 또한 안전 교육을 단순한 ‘선택’의 문제로 바라봤다.

  작년 4월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다.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매일 걷는 정문 앞에서도, 수업을 듣는 강의실 안에서도, 2호선 지하철에서도 안전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설마하지 말고 내 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전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긍정적 의미의 ‘설레발’을 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지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안전 전문가들은 대학 안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안전 수칙 여럿을 제안했다. 수업 중 가상 대피 훈련을 진행하거나,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이 교수를 통해 안전 교육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고, 학내 언론에 사고 사례를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경각심을 갖게 하는 등의 방법이다. 한 전문가는 조예대 실습실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같이 매우 일상적인 행동 또한 안전 수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잘못된 생활 안전 상식을 바로잡을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안전 수칙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전제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이화 구성원의 동의다. 교내 기관이 주도해 안전 교육 횟수를 늘리고, 안전 수칙 생활화를 장려하는 등의 일방향적인 방법으로는 안전 이화를 만들 수 없다. 학생, 교직원, 교수 등 이화의 구성원 모두가 안전 의식을 생활화할 때 비로소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하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화의 안전의식이 롱런(Long run) 가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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