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 꿈 깨라고요?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 꿈 깨라고요?
  • 이영하 교수(수학교육과)
  • 승인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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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을 위해서 생활 속 습관처럼 행해지는 작은 배려 필요해

  어느 방송사의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라는 캠페인에 귀를 기울입니다. 사람들의 감사한 마음은 오래 가지 않고, 금방 습관화되어 무감각해지는 냄새 같은 것 아닐까요? 은혜는 물에 새긴다 하지 않습니까? 매월 5만원씩 누군가를 도와준다고 합시다. 돈을 받는 사람이 얼마 동안이나 그걸 당연시하지 않고 고마워할까요? 사람은 감사할 일이 계속되어야만 감사한 마음이 계속 유지되고, 또 감사할 일의 형태가 자꾸 바뀌어야만 습관화되지 않습니다.

  배려와 선행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 다 감사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지만 선행을 하지 않았다고 누구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배려 없음은 간혹 비난 받기도 하고 범죄로 간주될 때도 있습니다. 미국 사막 지역의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 나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모른 체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가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배려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그 사람에게 필요하고 내 처지에서 생각할 때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나의 행위를 말합니다. 적극적인 친절과 비슷하지요.

  배려는 돈이 전혀 들지 않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뛰어 오는 발소리를 듣고 잠시 기다렸다 함께 올라가는 것, 문을 열고 들어 가다가 뒤따라오는 사람이 다치지 않게 잠시 문을 열고 기다려 주는 것, 주차장에서 혼자 차를 밀고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 감기에 걸렸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할 때 전염을 염려해 조심하는 것, 길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하여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 운전 할 때 다른 차량의 통행로를 생각하며 운전하는 것, 다른 사람의 행위를 비난하기 전에 그 사람 입장에서 나라면 어찌 행동했을 지를 생각해 보는 것 등, 배려의 상황은 우리 생활 속에 널려있습니다.

  사회 통합이 우리 사회의 화두이지만, 그럴만한 여건이 조성되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에게 화가 나서 분이 가득한데 화해가 될까요?

  갑은 적고 을은 많으니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갑의 선행을 목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실천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운데, 사람들이 선행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일까요? 갑이 인색해서일까요?

  잠시 조사해 보면, 우리 사회에는 스스로 갑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거의 없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갑이 거의 없는 사회에서 갑의 도리를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스스로 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갑의 도리를 들려주면 은근히 화만 나지 않을까요? 반면에 을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갑의 도리를 듣게 되면 그 역시 갑에 대해 화가 날 것입니다. 결국 그런 사회에서 갑의 도리를 외치는 것은 오히려 갑을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 되는 아이러니가 만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심리는 이상한 것이어서 사회문제 해결 노력 중에 이런 이상한 아이러니가 자주 발생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현재 우리 사회는 갑과 을이 서로에게 화가 나있고 미워하는 상태라고 진단합니다. 미운 사람에게 누가 선행을 베풀겠습니까? 예수님은 그렇게 하라고 하셨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반면에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웬만하면 선행을 베풀겠지요.

  먼저 사회 통합의 여건이 필요합니다. 사회통합을 위해 좋은 뜻으로 한 말이 오히려 분란과 미움, 갈등을 부추긴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외침보다는 생활 속 습관처럼 베풀어지는 작은 배려들이 답이라고 봅니다. 갑과 을 모두의 몸에 밴 배려와 친절로 인해 상호 간의 모든 미움과 분노가 사라진 후라야 서로가 상대방이 마음에 들 것이고 그 후라야 서로 선행을 베풀고 사라진 갑들이 돌아와 사회통합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차! 저와 생각이 다른 어떤 분은 이 글을 읽고 내심 화가 나실 수도 있겠네요. 그 분께 여쭈어 봅니다. 그러면 사회 통합은 포기해야 하나요? 이 상태 이대로 얼마나 더 갑의 도리를 반복하여 얘기하면 사라진 갑이 돌아올까요? 사회통합 없어도 증세로 해결 할 수 있을까요? 저는 현재 상태 그대로라면 증세는 탈세로 이어지고 결국 을에게만 증세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결국은 사랑만이 답이 아닐까요? 꿈 깨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