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 특강 17일 오후7시 열려

▲ 17일 오후7시 대학원관 별관 201호에서 여성가족부 김화정 장관의 특강이 진행됐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국가의 미래는 양성 평등과 일, 가정 양립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정책과학대학원이 17일 오후7시 대학원관 별관 201호에서 청람 포럼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 특강’을 개최했다. ‘현(現) 여성정책 방향과 주요 정책’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특강은 정책과학대학원 최대석 원장, 정은경 부원장 조정래 교수(행정학과), 임소혜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등 교수 및 학부생, 대학원생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여성가족부의 역할로 특강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발명품이 많이 등장했지만 출산율 감소, 자살률 증가 등의 문제로 2750년에는 국가가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명이며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8.5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여성 초혼 연령도 평균 29.6세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인구가 증가하고 행복한 세상이어야 하지만 우리가 사는 모습은 그렇지 않죠.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2200년부터는 국가기능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여성가족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요. 그래서 누군가 여성가족부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국가의 존속 여부와 관한 일을 하고 있다고 대답하죠.”

  이어 김 장관은 요즘에는 성 평등을 넘어 여성 상위시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상황은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에 대해 채용(recruit), 근무(retention), 재취업(re-start), 여성 인재(representation)으로 나눠 설명했다.

  김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여성 채용 비율은 과거보다 개선된 편이지만 실상은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여성 고용률은 OECD국가 평균보다 높은 상황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고용되는 경우도 발생하자 여성할당제로 여성인원수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또, 여성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이제 여성가족부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성의 근무환경, 재취업 등 여성이 일하는 실제 환경은 OECD 국가의 평균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의 여성정책은 여성 채용과 인재 육성으로 진행됐지만 이제는 여성의 근무환경 개선과 재취업률을 높이기로 정책 방향을 바꿨어요. 근무환경 측면에서는 가족친화경영, 여성친화도시의 경영 기법 등의 정책을 진행하고 있고 여성이 경력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취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어요.”

  여성가족부는 흔히 여성만을 위한 정책을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김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그는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촉진하는 ‘아빠의 달’ 정책을 소개했다. 통계적으로 아내의 직업이 전업주부든 맞벌이든 남편의 가사참여 시간은 약 2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남자는 육아휴직을 쓰지 못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경제적 부담감이 그들을 가정에 무관심한 아버지로 만들고 있다.

  아빠의 달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두 번째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 휴직 첫 달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두 번째 육아휴직에만 통상임금의 100%를 적용하는 이유는 첫 번째 육아휴직은 아내가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남편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두 번째 육아휴직부터 통상임금 100%를 적용했다. “남자들이 육아휴직에 동참하지 않아 평생 아빠가 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육아휴직은 아내가 쓰는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남편의 육아휴직은 생소하고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아빠의 달’ 정책은 이름부터 아빠가 쓰는 정책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죠.”

  여성가족부는 가족해체현상을 해소하고 가족과의 여가를 늘리기 위해 ‘가족 사랑의 날’을 시행하고 있다. ‘가족 사랑의 날’은 매주 수요일이다. ‘가족 사랑의 날’은 매주 수요일마다 특정 식당이나 놀이동산, 마트를 가면 할인을 해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리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정관장의 경우, 수요일 저녁에만 할인하는 제품을 지정해 판매하고 있다. 김 장관은 “야근하는 시간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려보고자 이 제도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아이 양육에 대한 제도도 개선했다. 김 장관은 여성가족부가 시행하고 있는 아이 돌봄 서비스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가정이 맞벌이 등으로 양육 공백이 발생할 경우 아동의 집으로 국가가 공인한 아이돌보미를 파견하는 제도다.

  아이 돌봄 서비스는 만 3개월~만 12세 아동 대상인 시간제와 만 3개월 이상~만 24개월 이하 영아대상인 종일제로 나뉜다. 여성가족부에서 아이돌보미들의 신분 검증과 교육을 하고, 매개체 역할이 돼 임금을 주기 때문에 아이돌보미와 가족이 임금협상을 하거나 갈등을 빚을 필요가 없다. 김 장관은 “국회의원 당선된 후 국회의사당으로 등원했을 때가 출산한 지 일주일 후였다”며 “그때 기존에 신청해뒀던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고 그 경험을 토대로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면서 정책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를 바탕으로 종일제 아이 돌봄 서비스 연령대를 12개월에서 24개월까지로 올리고 아이돌봄 서비스 대기시스템을 도입했다.

  특강을 마무리하며 김 장관은 여성가족부의 정책이 남녀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성만 쓰는 정책이 아닌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책이므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중요해요. 여성가족부는 국가가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일뿐 아니라 남녀가 행복하게 공존하도록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죠.”

  특강에 참석한 김소은(공공정책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일과 가정양립의 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며 이를 위해선 사회적 인식개선, 정책적 대안과 더불어 남성의 동기부여와 참여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 남녀 모두가 여성가족부의 정책과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잘 이용해 남녀 모두의 삶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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