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율 감소, 교육시간 부족 ··· 안전교육 의무화 필요
수료율 감소, 교육시간 부족 ··· 안전교육 의무화 필요
  • 박진아 기자, 남미래 기자, 김서현 기자, 김화영 기자
  • 승인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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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다음 달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다. 1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본지는 학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작년 비상구 실태, 실험실 안전 등의 문제를 지적해 왔다. 본지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학내 안전을 전반적으로 점검, 고발하는 ‘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를 4주 연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본교에서 이뤄지는 실험실 안전교육 및 소방 안전교육의 수료율, 교육시수 그리고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안전의식이 부족한 학내 실태를 고발한다.

  교내 구성원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교육이다. 이에 본교는 특히 사고위험이 큰 실험실과 건물 내 화재에 대비하는 소방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실험실 내에 화학물질, 고압가스 등이 있어 자칫하면 화재, 폭발 등의 위험이 있다.
 

  그러나 본지 조사 결과, 세월호 참사 후 실험실 안전교육 수료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실 안전교육, 세월호 참사 후 오히려 수료율 감소
  본교 총무처 총무팀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포한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 학기 실험실 안전교육을 진행한다. 총무처 총무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실험실 안전교육은 ▲신입연구활동종사자 교육 ▲정규연구활동종사자 교육 ▲특별안전교육 ▲LMO(Living Modified Organisms, 유전자변형생물체) 관련교육으로 나뉜다. 신입연구활동종사자 교육은 대학원 신입생, 실험실에 새로 투입된 연구원 및 학부인턴이 대상이며, 연구 활동을 시작한 연도에 1회 수강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규연구활동종사자 교육은 연구활동종사자(대학원생, 연구원 등)와 실험·실습과목을 수강하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매 학기 1번 씩 수강해야 한다. 특별안전교육은 매년 위험 실험실(정밀안전진단 결과 안전등급 3등급 이상) 위주로 진행된다.

  LMO관련교육은 LMO신고실험실 연구활동종사자 전원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안전교육에서 사고보험 가입 방법, 보호구 사용법 등을 알려준다.

  총무처 총무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실험실 안전교육에 해당하는 3개 교육의 작년 수료율은 재작년에 비해 모두 낮아졌다(그래프 참고). 작년 1학기(2월~4월) 진행된 실험실 안전교육 수료율(신입연구활동종사자 교육, 학부생 정기안전교육, 연구활동종사자 정기안전교육 평균)은 81.0%였지만 작년 2학기(8월~11월) 실시한 교육에선 64.7%로 16.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안전에 취약한 실험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특별안전교육은 재작년 8월 66.0%에서 작년 10월 47.1%로 18.9%포인트 떨어졌다.

  수료율이 낮은 주된 원인으로 강제성이 없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학부생 정기안전교육은 각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으며, 연구활동종사자 정기안전교육은 수료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신입연구활동종사자 교육은 재작년에는 수료하지 않은 사람에게 도서관 출입 및 대출을 금지시켰지만, 교육 대상자의 반발이 심하자 작년 2학기부터 시행하지 않았다. 총무처 총무팀 황현주 대리는 “인원이 많은 교육에 제재를 가하면 그만큼 불이익을 받는 사람도 늘어나기 때문에 교육 대상자가 제일 적은 신입연구활동종사자 교육에만 제재를 가했다”며 “모든 교육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교육 대상자들은 실험실 안전교육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실험실에 처음 들어온 한 대학원생은 실험실 안전교육이 시행되고 있는지도 몰랐다. 조형예술대학 실습실에서 판화수업을 들었던 ㄱ(서양화·12)씨는 “안전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ㄴ(식영·13)씨 역시 “온라인으로 교육을 해도 대충 듣고 넘긴다”고 말했다.


△실험실 안전교육 시간 부족 ? 법정 교육이수 시간에 못 미쳐
  본교 실험실 안전교육 시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정한 법정 교육이수 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학기별로 정기교육·훈련은 6시간 이상, 신규채용 등에 따른 교육·훈련 중 신규로 연구 개발활동에 참여하는 연구활동종사자 대상 교육은 2시간 이상 진행해야 한다. 본교 정규연구활동종사자 교육은 매 학기 2시간으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정한 교육 시수보다 4시간이나 부족하다.

  총무처 총무팀은 교육 시간이 부족한 가장 큰 원인을 교육 대상자의 긴 교육시간에 대한 불만이라고 밝혔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교육 시간을 늘리고 싶지만 많은 교육 대상자가 2시간도 길다고 항의한다”고 말했다. 교육 대상자인 ㄷ(컴공·13)씨는 “실험수업을 수강할 때마다 온라인으로 실험실 안전교육을 받았지만 지루했다”고 말했다. 총무처 총무팀 황 대리는 “법정 교육이수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교육 대상자에게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교육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 시수를 다 채우지 못해도 학교가 받는 제재는 없다. 때문에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실험실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을 때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담하게 된다.

 

△소방 교육훈련 중 가상대피훈련은 학부 수업 없는 건물에서만 실시
  소방 교육훈련은 세월호 참사 후 교육시수가 증가했다. 총무처 총무팀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소방 교육훈련 횟수를 2회에서 4회로 늘렸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소방 교육훈련은 이론교육, 실무교육으로 진행되는 소방 안전교육, 가상 대피훈련 등으로 나뉜다. 이론교육에서는 화재예방 및 화재발생시 긴급대처요령에 대해 교육하고, 실무교육은 소화기 및 비상벨 실습으로 이뤄진다. 가상 대피훈련은 사전에 가상화재 시나리오를 작성한 뒤 경종과 사이렌을 울려 건물 내 구성원들이 지정된 장소에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소방 교육훈련은 교내 구성원 모두(학생, 교직원, 경비원 등)가 대상이지만, 필수 참여는 아니다. 게다가 가상 대피훈련은 수업이 진행되지 않거나 수업이 거의 없는 건물(본관, 종합과학관C동)을 대상으로만 이뤄졌다. 이화·포스코관(포관), 학관, 학생문화관 등 학생 유동인구가 많은 건물에서는 실시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은 보다 적극적인 가상 대피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연수(수학·12)씨는 “일부 학생들은 수업을 듣는 건물의 구조를 잘 모르기도 하는데 학생 유동인구가 많은 건물에서 가상 대피훈련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포관에서 주로 수업을 듣는 김명윤(수학·12)씨는 “포관은 중앙계단 말고도 각 층 양쪽에 비상계단이 있지만 아는 사람은 적은 것 같아 비상구를 알려주는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무처 총무팀은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소방 교육훈련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총무처 총무팀 이제항 대리는 “교내 구성원을 한 곳에 집합시키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생 대상 소방 교육훈련은 참여도도 낮았다. 작년에는 교내 중앙동아리 학생을 중심으로 소방 교육훈련이 진행됐다. 참여인원은 125명인데, 교내 중앙동아리가 약 80개인 것을 고려하면 한 동아리 당 1~2명 참여한 수준이다. A동아리 부원 ㄹ(통계·12)씨는 “이미 아는 내용일 것 같고 무엇보다 강제성이 없어 굳이 교육을 들을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타대의 안전교육 실태도 본교와 비슷했다. 고려대의 실험실 안전교육도 의무참여가 아니다. 고려대 관리처 에너지·안전팀 신용선 과장은 “실험수업을 듣는 학부생에게 수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참여하지 않아도 아직까지는 불이익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연세대 소방 안전교육도 강제성이 없다. 연세대 지경환(전기전자·12)씨는 “강제성이 없다보니 안전교육에 관심 없어 소방 안전훈련을 한다는 소문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가상 대피훈련을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등 일부 단과대학 건물만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 번이라도 안전교육을 받게 되면 몰랐던 안전수칙 등을 알게 돼 안전교육에 강제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대 환경안전원 손병권 팀장은 “안전교육을 들으면 안전의식이 생기고 그러면 안전수칙을 지키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며 “안전은 몸에 자연스럽게 익혀야 하는 것이므로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