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신산업융합대학 신설이 확정됐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중앙운영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학생 여론을 수렴해 일방적인 학교의 결정을 규탄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2월25일 평의원회에서 통과된 그대로 확정됐다. 학교는 ‘융합적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신산업융합대학 신설의 이유를 피력했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의견 수렴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온 대학과 학계가 ‘융합’을 외치는 상황에서 융합적 교육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설되는 단과대학에 대한 부족한 설명과, 변화의 후폭풍에 가장 큰 영향을 입을 학생들의 의견 수렴 부족은 분명한 문제다. 학교는 교무회의에서 신산업융합대학의 신설이 확정된 후에야 왜 이 단과대학이 필요한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금의 상황이 당황스러운 이유는 따로 있다. 신산업융합대학으로의 이전이 공고되며 학생들의 반발을 샀던 일부 학과의 이전이 ‘자발적인 학내 신청’에 의해 이뤄졌음에도 학생들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생을 제외한 해당 학과의 교수 등 구성원들의 동의는 있었던 셈이다. 본지 조사 결과 기획처 기획팀은 신산업융합대학 신설에 앞서 참여하고 싶은 학과의 신청을 받았고, 이에 신청한 학과들을 취지 등과 함께 고려해 구성을 최종 결정했다.

  학생들의 모든 불만의 원인은 학과 개편이라는, 학생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 당사자인 학생을 위한 배려가 없었다는 점이다. 불충분한 설명과 통보에 가까운 결정, 학생들은 이런 학교의 행보에 뿔이 난 것이다. 학교와 해당 학과 관계자들은 해당 학과의 학생들을 모아 여론을 수렴하고 간담회를 여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앞서 생긴 과정 상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비판을 잠재울 방법은 하나뿐이다.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 본지가 만난 기획처 기획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학생 의견을 적극 배려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앞선 과정에서 생긴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말 뿐이 아닌 분명한 행동이 필요하다. 학생의 의견을 듣고 이 의견을 반영해 완성된 ‘신산업융합대학’이 이화 발전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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