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월 마지막주 이화에는 졸업생들이 떠나가고 새로운 입학생들이 찾아왔다. 정든 교정을 떠나는 졸업생들, 낯선 곳에 처음 온 입학생들이 보는 이화는 각각 어떤 모습일까. 본지는 졸업생 5명과 입학생 5명에게 이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2월25일~2월26일 ECC B215호에서 직접 만나 진행되거나 서면으로 진행됐다.


-본교를 졸업한 지금, 입학 당시와 비교했을 때 학교에 대한 생각, 이미지가 바뀌었나

이도은(이) : 많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학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5년이라는 시간을 인생에서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이미지로 바뀌었다.

차린이(차) : 4년을 이화와 동고동락하면서 느낀 것은 참 마음 따뜻한 벗들이 많다는 거다. 많은 이화인들이 정문 앞 빅이슈 아저씨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다 같이 힘을 보태어 미화원 아주머니들께 작은 선물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소소하지만 따뜻한 선행들을 이화 속에서 많이 봐왔다. 이화는 정말 따뜻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슬지(최) : 입학할 때도 학교가 좋았는데 졸업하면서는 더 좋아졌다. 나는 이화에 몸을 다 바칠 수 있다는 마음이다. 이화에 와서 만난 사람들이 다 좋았다. 여자들끼리 모이면 파벌이 생기고 친구를 못 사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학과 사람들, 기숙사 룸메이트 등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학과 공부도 재밌었다.

-본교 합격과 입학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염혜진(염) : 부모님과 친척들은 아주 기뻐해주셨다. 주변 친구들에겐 여대라서 재미없을 것 같다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고등학생 때 본교는 잘사는 친구들만 다닌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명품백 아니면 들지 않는다는 누구나 한번 씩 들어봤을 얘기다. 사실인지 너무 궁금했다. 다녀보니 본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시험기간만 되면 가방 집어던지고 올백머리에 뿔테안경을 쓰고 도서관에 새벽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것이 본교생들이다.

윤수인(윤) : 당연히 많이 축하해 주셨고 기뻐하셨다. 고등학교 시절 이화여대하면 너무 예쁘고 능력도 출중하고 자립심 강한 여성이미지가 굉장히 강해서 사실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들 소박하고 소탈하고 정도 많다.

최 : 합격하고 부모님이 함께 굉장히 기뻐해주셨다. 부모님과 친척들이 다른 지인들에게 은근 슬쩍 자랑을 많이 하셨다. 입학 전에는 “너도 이화여대에 가면 명품 하나 들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런데 입학한 후 내 모습을 보더니 “너 같은 애도 이화여대에 다니는 구나” 이런 식으로 말했다.

-본교에 다니면서 겪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

차 :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대학생활의 꽃, 동아리 활동이다. 새내기 때 우연히 ECC를 지나다가 ‘직접 집을 짓는다’는 문구에 끌려 이화 해비타트 건축봉사단에 가입하게 됐다. 주말이나 공강인 날에 양평, 춘천 등 해비타트 건축현장으로 출동하여 직접 목재를 나르기도 하고, 집이 완성될 즈음엔 지붕에 올라가 망치질도 했다. 물론 몸은 조금 고되긴 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에너지를 많이 얻었던 것 같다.

-입학한 이화인 또는 재학 중인 이화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지요?

이 : 과 활동은 기본적으로 하나 하고, 다른 단대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활동도 하고, 학교 밖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활동도 했으면 좋겠다. 이 세 가지를 다 했으면 한다. 같은 학과 사람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정보가 있고, 여러 단대 사람들과 나눠야 좋은 것들도 있고, 다른 학교 사람들과 나눠야 좋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많이 만나 경험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차 : 입학한 이화인에게 꼭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동아리에 가입해서 적어도 1년 이상은 활동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이루고자했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었고 일상생활 속 에서도 알게 모르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다. 더불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둘도 없는 친구들까지 얻었다. 이렇게 꾸준히 동아리 활동을 안했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다.

최 : 대학생만 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해외 봉사활동을 베트남으로 학기 중에 간 적이 있다. 해외 봉사에 직접 가서 집을 짓는 활동을 했는데 벽돌 한 줄을 쌓아도 그 쪽 사람들이 되게 감사해하셨다. 물 한 모금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평소 잘 입지 않은 복장으로 땀 흘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감을 느꼈다.

-대학생활 동안 들었던 강의나 참여했던 프로그램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 : ‘현대물리학과 인간 사고의 변혁’이라는 교양 강의가 기억에 남는다. 내가 문과생이다보니까 이 강의가 정말 새로운 세계였다. 아예 다른 세계관이 열리는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문과생들은 들어봤으면 좋겠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도 받을 수 있다.

최 : 작년에 수강한 ‘상담과 생활 지도’라는 교육학 강의는 대학 생활 통틀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다. 이 교수님의 강의는 모든 사범대 학생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이 이런 강의를 위해 존재하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나 개인이 많이 변화하게 해줬고 교육에 대한 시선도 많이 바뀌게 해줬다.

-다시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이화여대를 다닐 생각인가

염 : 다시 대학을 다닌다면 이화여대에 다닐 생각 있다. 그런데 공학도 조금 궁금하긴 하다.
이?반반이다. 내 대학생활이 좋기도 했지만, 다른 학교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

차 : 물론이다.

최 : 그렇다.

-입학을 앞둔 지금, 기분이 궁금하다.

문도현(문) : 만족스럽다. 사실 본교가 개인주의가 심해 선배나 친구를 사귀기 힘들다는 소문을 듣고 걱정했지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오니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선배들이 친절히 대해주고 동기들도 좋은 것 같다.

박소영(박) : 기쁘다. 합격할 줄 몰랐는데 합격했기 때문이다.

윤상희(윤) : 정말 만족한다. 지금 다른 어떤 학교에 합격해도, 나는 다시 이화를 선택해 이화에서 내 꿈을 펼칠 것이다.

-본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부모님과 친척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정동연(정) : 부모님께서는 좋아하시면서 여기저기 자랑하는 전화를 하셨다. 할머니가 슈퍼 아주머니한테도 자랑을 하셔서 슈퍼 아주머니로부터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문 : 문자를 받아 합격 사실을 확인하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너무 기쁜 나머지 말을 횡설수설해서 부모님이 무슨 큰 일이 난 줄 아시고 놀라셨다. 제대로 말씀을 드리니 정말 기뻐하셨다.

-대학생활에서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

정 : 고등학생 때보다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을 것 같다. 여대는 미팅도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미팅도 기대된다.

문 : 봉사활동이나 농촌 활동도 재밌을 것 같다. 교환학생도 가고 싶고 방학 때 친구들끼리 여행도 가보고 싶다.

최윤서(최) : 스포츠, 악기, 봉사 등 관심 있는 분야의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다. 해외탐사, 교환학생 등을 통해 해외에도 나가보고 싶다.

박 : 해외에 가고 싶다. 학교에서 지원해 줄 때 해외탐사, 교환학생 등을 하고 싶다.

-가장 듣고 싶은 강의나 기대되는 강의는 무엇인가

문 : 사회학과를 지망해서 사회학과 수업들을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수강 신청할 때 보니까 재미있어 보이는 교양 수업이 많았다. 여행과 지리 등 여행 관련된 교양 수업도 듣고 싶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수업들을 들어보고 싶다.

박 : 이번에 수강 신청한 교양 과목 중에 ‘모던/포스트모던문화읽기’라는 교양이 강의 평가가 좋아서 기대된다. 듣고 싶은 교양 과목을 미리 정해놓기도 했다. ‘예술가와 그의 시대’라는 교양은 유럽 여행 갈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들을 예정이다.

정 : 화학 실험을 하고 싶다. 고등학교 때 하던 실험은 형식적으로 일 년에 한두 번 하는 실험이었는데 대학 와서는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씩 하니까 더 좋을 것 같다.

-입학을 앞둔 지금 대학생활과 관련해 가장 궁금하거나 고민인 점이 있나

문 : 수업, 시험이 고등학교 때와는 많이 다르니까 걱정된다. 고등학교 때는 시험 볼 때 OMR카드에 마킹했는데 대학교 때는 어떨지 궁금하다. 수업에 잘 따라갈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시험 유형 문제집이나 학원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 걱정이다. 처음이니까 감도 잘 안 잡힌다.

최 : 문과 출신이기 때문에 개강 후 바로 듣게 될 과학 수업에 대한 걱정이 든다. 이과 출신 의예과 학생들처럼 화학1 이런 과목을 고등학교 때는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과학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막상 배우려니까 떨리면서도 설렌다.

윤 : 반이 아닌 강의실, 선생님이 아닌 교수님, 개학이 아닌 개강, 수업시간은 50분이 아닌 1시간 15분 등 달라진 것이 너무 많아 아직은 어색하다. 그중에서도 대학교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대학교 시험은 아무것도 없는 B4용지 한 장에 자신의 생각을 빼곡히 서술하는 것이라고 고등학교 때 들은 적이 있는데, 시험이 실제로 이런가?

-본교를 다니고 있는 또는 졸업한 선배님들께 하고 싶은 질문이 있나

문 : 대학생활을 더 알차게 하는 방법을 물어보고 싶다. 학교에서 어떤 활동들을 할 수 있는지 아직 잘 몰라 궁금하다. 그리고 학교생활과 토플 공부, 과외나 아르바이트를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윤 : 하고 싶은 동아리가 많은데 학업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몇 개 정도가 적절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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