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올해로 창간 60주년을 맞은 <이대학보>. 이날까지 본지가 이화의 대표언론매체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본지는 독자위원회를 구성해 <이대학보>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보았습니다.

  재학생 14명으로 구성된 독자위원회는 최근 3년간 발행된 <이대학보> 기사를 내용적 측면에서 ▲학내보도 ▲사회 ▲문화·학술 ▲사진 부문으로 나누어 약 3주 동안 부문별로 각 5회에 거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독자위원들은 본지에 보도된 각 부문별 기사를 보며 다각도로 평가했습니다. 시의성, 가독성 등 기사 자체의 가치를 비롯해 앞으로 <이대학보>가 나아가야할 방향까지 지난 3주 동안 독자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면서 본지는 다시금 이화의 대표 언론으로서 지향해야할 것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사실 전달이나 학내 문제점을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사를 통해 추가적인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약 2만명의 이화인을 대표한 독자위원 14명의 소중한 의견을 바탕으로 <이대학보>는 앞으로 독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겠습니다.  

  이대학보 독자위원회는 최근 3년간 보도된 본지 기사(1417호~1487호 기준)를 평균 8.20점(1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연간 평균 점수는 ▲2012년(7.80점) ▲2013년(8.27점) ▲2014년(8.55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독자위원는 최근 3년간 본지에 보도된 기사를 ▲학내보도 ▲사회 ▲문화·학술 부문으로 나눠 시의성, 가독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상승세의 일등 공신은 학내보도 부문이었다. 3개년 평균 8.2점의 학내보도 부문 점수는  세 부문 중 가장 큰 폭(약 1.24점)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8.77점이라는 점수로 세 부문 가운데 최고점을 기록했다.

학내보도 부문 독자위원들은 3년 전 기사와 비교해 올해 보도되는 기사가 다방면에서 상당수 개선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독자위원 임채연씨는 “해를 거듭할수록 상황 전달 능력이나 논리가 체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보였다”며 “이전에 이미 보도됐던 기사를 다시 한 번 다루는 후속보도의 형태도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독자위원들은 본지 학내보도 부문의 강점으로 ‘시의성’을 꼽았다. 독자위원 김서현씨는 “세월호 사건 직후 사회적으로 대두된 안전 문제를 학내에 대입해 유명무실한 학내 비상구 문제를 짚어내는 등 <이대학보>가 시기적절하게 문제의식을 제기해 대학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독성’은 학내보도 부문 독자위원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요소였다. 복잡한 사건이나 갈등 상황을 대부분 글로만 전달하다보니 전달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것이다. 독자위원 정성은씨는 “대립 상황이나 사건일지를 그래픽으로 따로 정리해주면 어려운 보도기사를 한결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시각적으로도 글이 많지 않아야 기사를 볼 때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간 학내보도 부문에 반해 사회 부문은 3개년 평균 8.06점으로, 세 개 부문 중 가장 저조한 증가율(약 0.69점)을 보였다.

  독자위원들은 미비한 점수 변화의 원인으로 본지에 보도된 사회 부문 기사들 중 사회 참여적인 기사의 비중이 적었다는 점을 꼽았다. 단순히 대학, 지역 등 단편적인 정보가 담긴 사회 기사가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사회 참여적 기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부문 독자위원 이샛별씨는 “사회적인 이슈를 토대로 깊이 있는 기사를 기획하되 해당 내용을 어떻게 대학생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자위원 이채원씨는 “단순히 사회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는 정보만 전달할 것이 아니라 독자를 사회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학, 여성 등 다양한 요소들을 담을 수 있는 사회 부문 기사의 특성은 활용하기에 따라 지면을 다채롭게 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학내 문제점이나 소식에 집중하는 다른 부문과 달리 캠퍼스 담 너머의 다양한 소재를 신문에 담아 프레임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자위원들은 본지 사회 부문 기사의 ‘콘텐츠의 다양성’ 항목에 7점이라는 점수를 매겨 그 가능성을 높게 샀다(그래프 참조).

독자위원 이수완씨는 “에너지 드링크, 공정 무역 등 흔히 알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는 내용을 소재로 쓴 기사가 많아 공감을 하거나 새롭게 알게 되는 부문이 많았다”며 “인근 지역에서 즐길 만한 공간을 소개하는 기사의 경우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평균 점수 8.53점으로 지난 3년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문화·학술 부문은 재작년 대비 평균 점수가 0.32점 상승하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문화·학술 부문에서는 기사와 조화를 이루는 지면 구성이 가장 큰 특징으로 손꼽혔다.

  문화·학술 부문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1470호(2014년 3월17일자)에서는 학위수여복 공모전에서 각각 진(眞), 선(善), 미(美) 상을 수상한 본교생을 인터뷰해 학위수여복 디자인 스케치와 함께 지면에 담은 기사 ‘어떤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드세요?’를 다뤘다. 같은 호 9면에서는 찰리 채플린 탄생 125주년을 맞아 그의 영화로 일대기를 풀어낸 기사 ‘위대한 유머를 만든 떠돌이 신사의 도전’ 역시 필름 형태의 지면 구성이 기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평을 들었다.

  기사와 관련된 세부적인 정보가 부족했다는 점은 독자위원의 따가운 일침을 받았다. 기사를 보고 직접 체험 및 해당 공간을 방문하려는 독자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독자위원 김예슬씨는 1419호에 보도된 전시 기사 ‘청춘부터 지금까지 하루하루를 담은 이야기’에 대해 “전시를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에 대한 소개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며 “대중적인 작가가 아니라면 간단한 이력을 별도로 정리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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