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제47대 총학생회(총학)에 ‘함께 이화’가 72.31%(7974표 중 5766표)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불만족했으며, 가장 큰 요인은 ‘후보자 자질 부적합’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두 선거운동본부(선본)의 공약 중 복지 공약을 가장 중점적으로 봤으며, 당선 후 등록금 공약을 먼저 이행하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본지는 18일~19일 진행된 총학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학생들이 가장 중시한 공약 등을 알아보기 위해 11개 단과대학(단대) 투표장에서 투표에 참여한 202명(유권자의 약 1.25%)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출구조사에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발생했던 ‘함께 이화’ 선본과 ‘Moving 이화’(무빙 이화) 선본의 후보자의 자질 논란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도 포함됐다. 학생들은 출구조사에서 ▲투표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공약 ▲경선이 투표 결정에 미친 영향 ▲제47대 총학에게 바라는 점 등에 대해 응답했다.

△무빙 이화 논란 아는 학생은 전체 응답자 중 78.22%, 함께 이화 논란은 58.91%만 알아
  출구조사 결과, 두 선본 정후보의 자질 논란과 관련해 무빙 이화의 논란에 대해 아는 학생이 함께 이화의 논란에 대해 아는 학생보다 약 20%포인트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두 후보가 모두 자질의 적합성과 관련 논란이 있었던 만큼 설문 조사에 해당 내용을 묻는 부분이 포함됐다. 무빙 이화의 강다영 정후보는 단대 대표 시절 학생회비 운용과 관련한 논란으로(관련기사 1486호 2면), 함께 이화 박유진 정후보는 학칙 상 총학생회장 성적 자격 미달로(관련기사 1486호 1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투표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무빙 이화 강 정후보의 학생회비 관련 논란으로 분석된다. 무빙 이화의 논란은 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 중 대다수인 95.57%(158명 중 151명)의 학생이 투표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반면, 함께 이화의 논란은 이 논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 중 68.91%(119명 중 82명)의 학생에게만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세 과정에서 발생했던 무빙 이화의 논란이 함께 이화의 논란보다 투표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학생들은 후보들의 자질 논란이 총학 자체의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반응이다. ㄱ씨는 “두 후보 모두 자질이 부족한데 이것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후보 자격과 선거 절차 모두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자격이 부족한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 자체가 총학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에 대한 불만족 57.43%, 가장 큰 이유는 ‘후보자 자질 부적합’…사범대학 응답자 100% ‘무빙 이화 논란이 투표 결과 영향 미쳤다’
  이러한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은 선거 자체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졌다. 선거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7.43%(202명 중 116명)가 이번 총학 선거에 대해 불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선거에 대해 불만족한 학생들의 가장 큰 이유가 ‘단일 선본’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는 경선으로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만족도는 작년 약 53%에 비해 오히려 더 낮아진 것이다.

  선거에 대해 불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후보자 자질 부적합’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에 불만족하다고 답한 학생 중 74.14%(116명 중 86명)의 학생이 후보자의 자질이 부적합했다고 평가했다. 그 외에도 ▲후보자의 공약 및 정책의 부적합성(11명) ▲선본 간 공약의 유사성(9명)이 뒤를 이었다.

  한편, 무빙 이화 강 정후보가 학생회비와 관련해 논란을 빚었던 단대인 사범대학(사범대)은 응답자 전원(27명)이 무빙 이화의 논란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이것이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또한 함께 이화 박 정후보의 성적 자격 논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범대 학생 중 이 논란이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비율은 45%(20명 중 9명)였다.

△투표 시 가장 중시한 공약은 ‘학생 복지’, 교육권과 등록금 문제도 큰 영향
  각 선본의 공약 중 학생들의 투표 결정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친 공약은 자치 공간 확충, 학생식당 개선 등 학생복지(40.59%, 202명 중 82명) 공약이었다. 교육권(27.72%, 202명 중 56명) 공약과 등록금 문제(21.78%, 202명 중 44명)도 그 뒤를 이으며 학생들이 중시한 공약으로 꼽혔다. 당선된 함께 이화가 제시한 복지 공약은 ▲학생식당 개선 ▲외부상업시설 학생 할인율 높이기 ▲외국인 관광객 문제 해결 등이다. 학생 복지 문제를 가장 중시했다고 응답한 김은비(불문·13)씨는 “인문대생이라 학관 시설을 이용하는데 시설이 너무 낙후돼서 이용하는데 불편하다”며 “공약으로 제시했던 낙후 시설 개선을 반드시 이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총학에게 바라는 점을 적은 주관식 문제에서는 교육권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교육권 공약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공약으로 꼽은 권은비(방송영상·11)씨는 “지금의 상대평가 제도는 소수강의에서도 상대평가를 해서 학생들의 학습 의욕이 저하시킨다”며 “상대평가 기준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희정(영문·13)씨는 “분반 확충, 0학점 등록제도 유지 등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교육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공약은 ‘등록금’…학교 향한 강경한 대응 방식에는 부정적
  총학 당선 후 가장 먼저 이행됐으면 하는 공약은 등록금 문제(34,16%, 202명 중 69명)였다. 특히 등록금이 타 단대보다 높은 건강과학대학(건과대),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음악대학(음대) 등 예체능 계열의 학생들이 단대 중 ‘등록금 문제’를 가장 먼저 이행했으면 하는 공약으로 꼽은 비율이 높았다. 건과대는 응답자의 61.54%(13명 중 8명)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요구해, 전체 단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김지현(체육·13)씨는 “실습비 등 타 단대에 비해 높은 등록금이 부담스럽다”며 “정확한 회계 분석을 통해 등록금을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잘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음대는 응답자 중 50%(14명 중 7명)의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라고 답해 건과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설문에 응답한 박수진(관현·13)씨는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며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음대 등록금으로 인해 음대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등록금이 높은 조예대의 학생들도 45.45%(22명 중 10명)의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꼽아 이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학생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소통한 후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부탁했다. 황지현(사교·14)씨는 “이전의 총학들은 온라인으로만 학생들과 소통해 소통에 대한 결과가 잘 보이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의견에 대한 피드백을 학생들 모두가 알 수 있게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하는 등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학생들과 소통할 공간이 충분히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학이 학교에 요구를 전달하는 과정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박소현(약학·11)씨는 “학교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되 학교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길 바란다”며 “지나치게 강경한 대응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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