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유어마인드'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땡스북스'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책방 피노키오'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책을 내고 싶은데 출판해줄 곳이 없어서 못해요.”

  이제 이런 말은 사라질 수도 있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책을 발행하는 ‘독립출판’이 그 규모와 다양성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독립출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본교 근처 독립출판 서점을 소개한다.

독립출판, 자유로움과 다양성의 하모니
  다른 것에 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 독립(獨立)의 사전적 의미다. 이처럼 바깥의 시선이나 기준보다도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것과 말하고 싶은 것을 다루는 출판물이 있다. 바로 ‘독립출판’이다. 이러한 독립출판은 창작자에게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독자에게는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작가들은 다양하게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독립출판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로써 자신들의 목소리를 ‘인쇄’라는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 실제 학교생활을 담은 책 「19세 여고생」을 발행한 성벼리(19·여)씨는 “아직은 대중적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마니아층이 있고 참여와 제작이 다양하다는 점이 독립출판의 큰 장점”이라며 “10대가 끝나기 전, 지금 이 나이에만 전할 수 있는 감성과 사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생각해 평소 관심이 있던 독립출판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홀로>의 편집장 이진송 씨는 “자신이 직접 콘텐츠의 생산자가 되기 때문에 소재와 표현이 자유롭다”며 “기존 시장이 시장성과 흥행성 위주인 것과 비교해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작가와 독자 사이 소통이 활발하다는 특징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19세 여고생」의 작가 성 씨는 “사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에게 들을 수 있어 행복했고 감사했다”며 “이처럼 사진에 대해 주어지는 모든 평가와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고 힘든 고3 생활을 즐겁게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평소 독립출판물을 자주 구매하고 읽는 성균관대 이소영(영문·13)씨는 “SNS를 통해 작가에게 직접 출판물과 관련된 느낌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답변도 받을 수 있었다”며 “작가와 소통하는 느낌은 독자에게 또 다른 재미”라고 말했다.

  다양한 소재 역시 독립출판의 또 다른 매력이다. 사람들의 취미에 초점을 맞춘 잡지, 매호 다른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담은 책, 그림책, 장르만화 등 독립출판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또한, 같은 소재일지라도 다른 시각에서 본,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방법으로 표현하곤 한다. 남석진(영문·12)씨는 “평소에 관심이 있었지만 기존 출판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독립출판에서 찾을 수 있다”며 “한 가지 소재에 대해 깊이 있게 담거나 다양한 시각을 다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가 있는 ‘유어마인드’, 동네 책방 ‘땡스북스’ 그리고 그림책방 ‘책방 피노키오’
  ‘예술’로 대표되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은 독립출판을 다루는 서점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대표되는 ‘유어마인드’, 동네 서점을 표방하는 ‘땡스북스’, 전 세계의 그림책만을 다루는 ‘책방 피노키오’가 주목해볼만하다.

  유어마인드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인테리어가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홍익대 정문에서 왼쪽으로 걸어가 다리 앞 골목에서 꺾어 위를 쳐다보면 찾을 수 있는 유어마인드는 2010년 홍익대 인근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독립출판 서점이면서 독립출판 관련 마켓, 출판 등을 하기도 한다. 정면에 통유리로 된 창문에는 시집 「아마도 아프리카」에 수록된 시 한 편이 적혀있다. 창문을 등지고 서서 시선을 위로 향하면 삼각형 모양의 지붕을 따라 만들어진 책장이 눈에 띈다. 책으로 가득한 지붕과 햇빛이 드는 서점의 분위기, 서점 풍경과 음악은 사람들이 작은 공간에서 오롯이 책에 집중하도록 한다. 이곳에 있는 세 마리의 고양이도 서점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서점 주인이 키우는 세 마리 고양이는 책과 책 사이, 책장 위 등 서점 곳곳을 유유히 걸어 다닌다.

  홍익대에서 상수역 방향으로 약10분 동안 걸어 내려오다 보면 왼편에 샛노란 간판을 단 ‘땡스북스’가 보인다. 2011년 문을 연 땡스북스는 동네서점을 지향한다. 서점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서점에 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땡스북스는 책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으로, 서점 내에 전시를 진행하기도 한다. 동화작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소설가 등 전시 주체는 다양하다. 전시 주체가 다양하듯 전시 내용은 그림, 책 구절, 만화 등 각양각색이다. 서점의 가장 안쪽 벽면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서점 위층에 위치한 갤러리에서 함께 열리기도 한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에 위치한 ‘책방 피노키오’는 방 하나 크기지만 언제나 사람들로 복작거린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서점 가운데 위치한 의자에서 책을 읽거나 책방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자기만의 방법으로 서점을 즐긴다. 책장 양 벽면에 가득히 꽂힌 그림책은 언어, 색깔, 그림이 다양하다. 이 서점은 전 세계의 그림책만을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곳과 구별된다. 이곳에서는 ‘그림책’은 어린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달리 그림책을 즐기는 어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책방 피노키오를 찾은 민수진(20·서울 성북구)씨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들이 많아 자주 들린다”며 “독립출판을 다루는 서점들은 각각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 찾아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독립출판 이렇게 하면 더 즐길 수 있어요!
●  작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독립출판의 매력 중 하나. 책을 읽고 난 후 느낌을 작가에게 전달해보자.
●  책방 피노키오는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에 위치해있다. 골목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서점 방문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  유어마인드는 매주 월요일, 땡스북스는 매주 마지막주 월요일, 책방 피노키오는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에 문을 닫으니 방문 전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  세 서점 모두 블로그, SNS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서점의 실시간 정보를 얻고 싶다면 한번쯤 방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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