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2014 대학생 고전독서 PT대회 열려 … 대상 수상팀 '다르니까 청춘이다' 인터뷰

▲ 박수영씨, 이은지씨, 황희진씨(왼쪽부터)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14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4 대학생 고전독서 PT대회’에서 본교의 ‘다르니까 청춘이다’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고전번역원과 성균관대학이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는 전국 4년제 대학에서 109개 팀이 응모해 각자의 시각에서 고전을 새롭게 풀어나갔다. 치열했던 경쟁을 거쳐 대상을 손에 쥐게 된 ‘다르니까 청춘이다’팀의 황희진(심리·10), 이은지(국문·11), 박수영(국문·13)씨를 20일 만났다.

  ‘다르니까 청춘이다’팀이 택한 책은 조선시대 후기에 활동했던 조희룡의 「호산외기」였다. 「호산외기」는 중인(中人) 42명의 전기를 묶어 놓은 책으로, 조희룡이 1844년 조선의 신분 질서를 비판하기 위해 집필한 것이다. 중인은 조선시대 양반과 평민의 중간 계급으로, 기술직 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던 사람들을 의미한다. “「호산외기」는 중인 42명 각각의 삶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쓰여 있어서 일단은 읽기에 재미있어요. 또 흔하지 않게 중인들을 다룬 책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죠. 그때 당시 의사나 화가 등 기술직에 종사하며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거든요.”(박수영)

  세 사람은 「호산외기」의 이러한 내용에서 주류 집단과 다르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책 속 등장인물이자 이번 프레젠테이션의 주요인물인 화가 최북, 의사 이동, 미관말직 김수팽은 과감하고 특이한 행동을 보이지만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높은 명인들이다. “우리는 보통 남과 다르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잖아요. 하지만 조희룡의 책 속에서는 남과 다르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탁월한 인물들이 등장해요. 책 속 인물들처럼 다름을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하자는 것이 저희 프레젠테이션의 주제예요. 자신의 다름을 긍정하는 순간 남의 다름도 긍정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거든요. 팀명 ‘다르니까 청춘이다’도 그런 맥락에서 지은 거예요. 청춘들이 다르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지 말자는 취지에서요.”(이은지)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는 「호산외기」의 장점은 한편으로 하나의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자칫하면 너무 가벼운 내용을 다루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호산외기」가 「한비자」나 「맹자」처럼 어려운 철학 고전이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보이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어요.”(박수영) “42명이나 되는 등장인물 중에서 다룰 3명을 추려내는 것도 어려웠어요. 그래서 중요한 인물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 다른 논문이나 조희룡에 대한 평론 서적 등 관련 자료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우리 같은 청춘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였죠. 그 결과 저희가 택한 세 사람이 청춘들에게 필요한 기백 등의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어요.”(이은지)

  발표는 세 사람이 직접 등장인물을 연기하며 내용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선 발표에서 세 명이 각각 역할을 나눠 조희룡 역과 중인 3명, 그리고 각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변 인물 역할을 연기한 것이다. 의사인 이동의 이야기를 발표할 때는 이동 역할과 환자인 정조 역할을 무대 위에서 직접 연기했다. “풍물 동아리에서 한복을 빌려와서 조선시대 분장도 했어요. 조희룡이 ‘청춘, 명사를 만나다’라는 강연에 직접 등장해 중인 3명을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해석하는 등 코멘트를 덧붙인다는 설정으로 발표했죠.”(황희진)

  ‘다르니까 청춘이다’ 팀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다.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발표했던 책이 준 메시지에서도 용기를 얻었다. “저는 비평 쪽에서 일하고 싶은데, 사실 사람들이 많이 택하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제 길에 대한 걱정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발표를 준비하며 스스로도 다름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고 내 길을 가도 된다는 확신이 선 것 같아요.”(황희진)

  세 사람은 마지막으로 현대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고전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국의 고전에는 현대 연애소설처럼 재미있게 읽히는 흥미로운 내용도 많다는 것이다. “요즘 스토리텔링이 많이 유행하는데, 한국 스토리텔링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게 고전이라고 생각해요. 현대 드라마처럼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거든요. 멀게 느끼지만 말고 일단 찾아서 읽어본다면 고전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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