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관광객 애정공세 이화는 난처하기만 해
중화권 관광객 애정공세 이화는 난처하기만 해
  • 천민아 기자
  • 승인 2014.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화 호감도는 10점 만점에 9.33점 관광객 안내 등 제도 부분은 미비해

  “이화여대, 한국으로 여행 오는 중화권 관광객들은 다 알고 있죠. 한국 관광지를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에 캠퍼스가 아름다운 학교라고 소개돼 있어요. 런닝맨 같은 TV프로그램 촬영지여서 더 많이 알려진 것 같기도 해요.”-레징타오(LeJingTao·38·중국)씨

  “진선미라는 교포처럼 딱 그에 맞는 학생들이 다니는 것 같아요. 중국에는 여자대학이 없어 이화의 교육방식과 분위기가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이곳으로 유학 보내고 싶어요.”-마쩐(Mazhen·26·중국)씨

  중화권 관광객 600만 시대. 요우커(遊客)라고 불리며 세계 관광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중화권 관광객 발길의 중심에는 본교가 있다. 얼마 전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1~6월 간 이대역에서 중국어로 발권된 일회용 교통카드 수는 약 2만9000건이다. 하루 평균 약 160명의 중화권 관광객이 본교를 찾는 셈. 여기에 대형관광버스나 기타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는 관광객을 합친다면 그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듯 중화권 관광객은 끊임 없이 본교에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정작 그 중심에 있는 본교생들은 영문을 모르고 있다. 가깝지만 먼 그들에게 아는 것이 없기 때문. 본지는 9월27일~9월30일 중화권 관광객 141명을 대상으로 ▲본교를 찾은 이유 ▲본교의 관광객 대응이 어떤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1일 중화권 관광객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심층 인터뷰 결과, 중화권 관광객들은 ▲한류(韓流) 열풍 ▲중국 현지 교육열 등을 이화를 찾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한류 열풍을 이끄는 런닝맨 등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본교가 입소문을 타 유명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현지의 교육열이 관광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있었다.
중화권 관광객들은 본교에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방문 전후로 본교에 대한 호감도를 10점 만점으로 표시했을 때 평균 점수는 방문 전 8.99점, 방문 후 9.33점이었다. 클레어 초(ClareChow·22·홍콩)씨는 “방문 전에도 이화여대에 대한 호감이 높았고, 방문 후에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본교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라고 분석했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 류광훈 관광정책연구실장은 “현재 중화권 관광객들은 긍정적 이미지에 기반해 이화여대를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며 “이는 이화여대가 국제적 명성을 높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의 국제적 활동에도 긍정적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중화권 관광객을 바라보는 본교생의 시선은 곱지 않다. 몇몇 중화권 관광객이 수업 공간을 침범하거나, 허락 없이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해 초상권을 침해하는 등 무분별한 행동을 일삼기 때문이다. 본교 총학생회는 8월 교내 곳곳에 중화권 관광객에게 관광 시 주의할 것을 요구하는 플랜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한국관광공사 등에 중화권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건물마다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그 효과는 미비했다. 심층 인터뷰한 관광객 대부분이 ‘주의 사항에 대해 들은 바 없다’, ‘제재가 없어 마음대로 구경했다’는 등 학교 조치에 무지한 반응을 보였다. 향후 본교는 한국관광공사 컨설팅팀과 연계해 중화권 관광객을 바람직한 관광문화로 이끌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방법을 찾지는 못한 상태다.

  이에 본지는 9월15일~10월3일 3주간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중화권 관광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집 기획 기사를 보도한다. 중화권 관광객들을 직접 만나 진행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중화권 관광객 문제의 실마리를 잡고 본교 현 대응의 허점을 분석한다. 전문가 진단과 해외 명문 대학 사례를 제시하며 중화권 관광객과 본교의 상생(相生)의 길, 더 나은 이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해결책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