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인-관광객 모두에게 불친절한 안내, 학교 대처는 부실해
이화인-관광객 모두에게 불친절한 안내, 학교 대처는 부실해
  • 천민아 기자, 윤다솜 기자
  • 승인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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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와 중화권 관광객의 불편한 동거, 해답을 찾다
▲ 3일 ECC 1번출구가 닫혀있자 한 관광객이 유리문으로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중화권 관광객들은 본교를 찾는 ‘손님’이다. 그러나 중화권 관광객을 바라보는 본교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해외여행 자유화 7년차, 아직 바람직한 관광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일부 중화권 관광객들의 도를 넘은 관광행위 탓이다. ECC나 대강당 등 수업 공간에 무단으로 들어오거나 학생들을 무단 촬영하는 등 학습권과 초상권을 침해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본교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름의 대처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본교 내 건물 전역에 관광객의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의 표지판을 부착하고 한국관광공사나 여행사 등에 본교 관광 시 주의해야할 내용에 대한 공문을 보내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 같은 조치는 효과가 미비한 상태였다.

△안내사항 제대로 들은 관광객은 거의 없어…표지판만으로는 부족해
  본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내 관광 시 여행사 등으로부터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들은 바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은 단 141명 중 21명뿐 이였다. 가케이(GaKei?26?중국)씨는 “학내 관광에 대한 주의사항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학내를 마음대로 관광할 수 있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학교를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해도 되는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관광객이 카메라만 들고 있어도 못 들어오게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도리어 기자에게 교내 관광 중에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다. 첸첸(ChenChen·26·중국)씨는 “사진 찍는 걸 금지한다는 표지판을 봤지만 무조건 금지한다는 것인지 특정 구역에서 찍지 말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교내에 출입하는 관광객들에게 학생들의 학습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관광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본교 총무처는 8월 경 한국관광공사 및 한국여행업협회, 중국 전담 여행사 등에 ‘관광객이 민원을 발생시키는 행동을 자제하도록 할 것’을 협조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무단 사진촬영 금지, 수업 공간 출입 금지 등 교내 관광 시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처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여행사 및 가이드 재량이기 때문이다. 본지 설문조사에 응답한 중화권 관광객 141명 중 여행사 및 가이드를 통해 본교를 방문한 이는 16명이었으며, 그 중 절반인 8명이 주의사항을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A여행사 가이드 ㄱ씨는 “학교라는 특성 때문에 관광 전 '자식이 이 학교에 다닌다고 생각하고 학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관광을 해달라' 라고 관광객들에게 안내하지만 상관 없다는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문에서 경비원이 중국어로 번역된 ‘관광 시 주의사항 안내문’을 관광객에게 보여주며 주의사항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교내를 드나드는 수 많은 중화권 관광객들에게 이를 개별적으로 전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설문 응답자 중 88.6%(117명)가 ‘경비원에게 주의사항을 들은 적 없다’고 답했다.

  방학 중 교내 건물에 새로 붙은 표지판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본교 총무처는 이번 학기가 시작하기 전, 교내 수업 및 행정이 이뤄지는 건물 출입구마다 관광객 출입금지 표지판을 부착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받는 방해는 여전했다. 대강당에서 교양합창 수업을 진행하는 김동근 교수는 이번 학기 수업시간에 무단 침입하는 중화권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아서 수업시간에 들어오는 중화권 관광객을 적발 후 내보내는 학생에게는 지각 체크를 빼주기도 했다. 김 교수는 “수업을 하다 보면 중화권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한참을 앉아있다 가기도 한다”며 “표지판이 붙은 이후 전보다 줄긴 했으나 여전히 관광 코스인양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화권 관광객의 무단 출입 문제는 표지판 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무시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ECC 신한·이화열람실 앞 2번 출구는 학생증을 찍어야 들어갈 수 있음에도 학생 뒤를 따라 몰래 들어오는 경우가 적잖았다. 본지 기자가 1일 오후4시 경 출구 앞에서 지켜본 결과, 이때도 중화권 관광객 무리가 들어가려다가 앞을 지키고 있던 경비원에게 제지 당했다. 경비원 ㄷ씨는 “이곳을 드나들려는 관광객이 많아 오전8시부터 오후9시까지 근무하며 통제하고 있다”며 “하루에 30명 정도는 내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표지판에 적힌 내용 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이렐(Airel·26·중국)씨는 “글 위주의 표지판은 그 의미를 모든 관광객들에게 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표지판에 그림 등이 있으면 더 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는 웰컴센터…관광객들은 존재조차 대부분 몰라
  본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종합 방문자 센터인 이화웰컴센터(웰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관광객 등 교내 방문자 증가에 따라 학교 정보를 제공하고 주의사항 등을 전달할 목적으로 작년 지어진 것이다. 안내데스크, 전시라운지, 기념품샵으로 구성된 이곳은 재학생 가이드의 인솔 하에 캠퍼스를 둘러보는 웰컴투어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웰컴센터, 웰컴투어의 존재 여부를 알고 있는 관광객은 각각 8.1%(11명), 6%(8명)였다. 이용해본 관광객은 각각 1.4%(2명) 뿐이었다. 학교 내 출입금지 구역 등을 함께 공지해 외부 방문객의 소란을 줄이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것을 예방하고자 하는 설립 목적이 무색한 수치다.

  중화권 관광객은 웰컴센터가 외부 방문객을 위한 공간인지 시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시(ZhangXi·33·중국)씨는 “웰컴센터처럼 관광객 안내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다”며 “시간이 된다면 꼭 참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본지가 웰컴센터 및 투어를 알지 못하는 관광객에게 이를 소개하고, 이용의사를 물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설문 결과, 이용의사 정도를 10점 만점으로 나타냈을 때 평균 점수는 웰컴센터 8.05점, 웰컴투어 7.8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