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로닝겐 대학의 친환경 과일 모양 가방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첫 시작은 한 통의 이메일이었다. ‘당신의 그린 캠퍼스 선도 사례를 취재하고 싶습니다.’  거절당하면 어쩌나, 여름휴가를 떠났으면 어쩌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약 8500km 떨어진 먼 나라 네덜란드로 발송 버튼을 눌렀다.

  작은 용기는 어느새 네덜란드 400년 지역명물 그로닝겐 대학 캠퍼스로 기자를 이끌었다. 자전거 타는 총장, 푸드 세이빙 운동가, 그린 캠퍼스 연구가 등 13명의 그로닝겐 그린 캠퍼스 주역은 반갑게 취재팀을 맞았고, 우리는 둥그렇게 모여앉아 약 2시간에 걸쳐 그로닝겐 대학의 그린 캠퍼스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감탄했다. 취재가 끝난 뒤에도 그로닝겐 관계자들은 그린 캠퍼스를 상징하는 과일 모양 가방을 안겨주며 그로닝겐 대학의 그린 캠퍼스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친환경 텃밭이 대학의 명물이라며 인터뷰 장소까지 물색해주던 라이덴 대학 씨스 보스커, 파울 허드슨 교수 또한 잊지 못할 소중한 인연이다. 그들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환경 지속가능성을 교육하고 있다는 것에 긍지를 느꼈고, 세상을 바꿀 인재를 키운다는 것을 뿌듯해했다. 기자가 만난 이들은 누구보다 학교와 학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아울러 환경 정책을 입안하는 정책가, 환경 NGO 단체 활동가, 환경 경영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라이덴 대학 학생들은 자신의 대학이 지역사회를 넘어 전세계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자랑스러워했다.

  물심양면 학생들의 그린 캠퍼스 운동을 지원하는 루트어빌리티(rootAbility)설립자 펠릭스 스피라씨도, 친환경 문화를 창조하는 암스테르담(Amsterdam)의 에코 패션 운영자들도 모두 친환경 미래를 책임지는 이 시대의 영웅이었다.

  네덜란드 대학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학생, 교수, 교직원 모두가 그린 캠퍼스라는 공통분모 하에 격식 없이 토론을 나누고,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고, 괄목할만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일면식도 없는 한국 대학생이 찾아와 그린 캠퍼스 선도 사례를 취재하고 싶다고 말할 때도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의 그린 캠퍼스 비법을 공유한다.

  짧지만 값진 네덜란드로의 그린 캠퍼스 여행을 마치고 다시 8500km를 건너온 지금, 언젠가 본교에도 ‘당신의 그린 캠퍼스 선도 사례를 취재하고 싶습니다.’ 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도착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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