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총장이 지난 18일 석인선 학생처장을 통해 총학생회(총학)에 지급한 현금 100만원을 두고 총장과 총학 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현금 100만원이 지급된 것은 대동제 이틀 째 날인 지난 18일. 석 학생처장은 총학생회장에게 “총장의 뜻을 전할 것이 있으니 부총학생회장 또는 회계를 담당하는 집행부 임원과 함께 학생처장실로 와 달라”고 전했다. 이에 오후4시경 성희연 총학생회장, 최예진 사무국장은 학생처장실을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석 학생처장으로부터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받았다.

  이는 지난 3일 총장-총학 간의 면담에서 총학으로부터 본교의 대동제를 위한 교비 지원 확대 요청을 받은 최 총장이 학생처 학생지원팀의 교비 지원과는 별개로 총학과 대동제 기획단에게 격려 차원에서 사비로 격려금을 보낸 것이었다. 학생처 관계자는 “대동제를 준비하고 진행을 돕느라 수고하는 총학과 대동제 기획단에게 뒷풀이 등에 보태라는 격려의 의미를 담아 전달한 돈 이었다”며 “이는 학생처의 교비 지원 건과는 별개의 것이며, 총학이 총장과의 면담에서 요구했던 대로 교비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학생처에 따르면 최 총장은 총장-총학 간 면담 이후 학생처 학생지원팀에게 총학의 의견을 수렴해 교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학생지원팀은 현재 대동제 지원 예산으로 편성된 예산 외에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마련하고자 올해 2학기 학생지원팀 사업 예산의 긴축 운영 및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총학은 19일 학생지원팀을 찾아 현금을 돌려줬다. “봉투를 받을 당시엔 지원금 관련 문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 현금이 들어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으며, 어떤 목적이든 비공식적으로 주는 돈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총학은 같은 날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이화이언(ewhaian.com)에 자보를 게시하며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제대로 된 관점 없이 돈으로만 재단하려는 학교의 이러한 행위는 이화인을 대표하는 대표자와 이화인의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학생처는 총학이 격려금의 의미를 ‘돈으로만 재단하려는 학교’, ‘자치활동에 대한 모욕’으로 해석해 자보를 게시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격려금을 전달하는 자리에 총학생회장만 부르지 않고 집행부가 동석하도록 해 공적으로 전달했으며, 총학생회장 개인에게 준 것이 아니라 총학 집행부와 기획단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총장의 선의가 담긴 격려금의 의미를 오인해 폄하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생처는 자보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총학의 소통방식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최근 총학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자보를 통해 일방적인 입장과 의견을 전달해 학생들의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일례로 게시장소가 아닌 ECC에 부착된 게시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 달도록 총학에게 요청했을 때, 마치 학교 본부가 외국인 관광객 현수막을 전부 떼는 조건으로 대동제 교비지원 및 프로모션 허용을 연계한 것처럼 자보를 작성했다”며 “학생지원팀은 이런 일방적인 왜곡 선전과 소통 방식이 변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 총장은 다음 달 17일로 예정됐던 ‘총장님과의 공개면담’을 잠정보류 하겠다는 뜻을 25일 총학에 밝혔다. 총학에 따르면 최 총장은 총학이 격려금과 관련해 왜곡선전을 했다면서 유감을 표했으며 이에 공개면담을 잠정보류 했다. 성 총학생회장은 “대동제 격려금 거부 문제와 총장님과의 공개면담은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라며 “총회의결사항인 공개면담을 거부한 것에 대해 저희야말로 유감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