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함의 주체인 개인의 마음에 귀 기울여야 자신의 상처 이길 수 있어

  얼마 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종영했다. 이 드라마에서 정신과 의사인 여주인공은 어린 시절 외간남자와 바람을 피는 어머니의 모습을 목격한 이후로 남자와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녀뿐만 아니라 남주인공 또한 의붓아버지에게 항상 매를 맞는 어머니와의 기억, 의붓아버지의 죽음 등 과거의 상처 때문에 정신분열증을 가지고 있다. 이 둘 외에도 드라마의 등장인물 대부분이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다. 정신과 의사마저도 앓고 있는 마음의 병. 이는 이상한 것이 아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마음의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가정에서의 문제, 친구 또는 이성 관계에서의 문제, 입시, 취업 스트레스 등 우리 마음에 상처를 낼 요소는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

  이 마음의 상처를 빨리 돌보지 않으면 병이 된다. 지난 1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우울증상 경험' 보고서에서 19세 이상 성인의 12.9%는 최근 1년 안에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성인 8명중 1명꼴로 우울증에 걸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여성이 우울증을 경험하는 비율은 남성보다 1.8배 높은 16.5%로 나타났다.

  이처럼 마음의 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난 상처를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의하면 우울증 경험자 중 정신건강 상담을 받은 사람은 10명 중 한 명 꼴이었다. 주변의 시선,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자신의 마음의 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감기에 걸려 몸이 아플 수 있는 것처럼 마음도 당연히 아플 수 있다. 이를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러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불안장애를 가진 여주인공과 정신분열증을 가진 남주인공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방법은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노력으로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는 것이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입시, 취업 등의 이유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지치고 아프다. 우리 모두 ‘행복’이라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행복함을 느끼는 주체인 ‘마음’에게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는가. 행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마음을 너무 방치하진 않았나. 하루하루 살기 바빠 자기 자신에게 무관심해지지 말고, 자신의 마음에 한번 관심을 기울여보자. 마음의 상처가 덧 나 큰 병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괜찮아, 사랑이야’ 마지막 회에서 조인성이 이런 말을 한다. “오늘 굿나잇 인사는 여러분이 아닌 저 자신에게 하고 싶네요. 저는 그 동안 남에게 괜찮냐는 안부도 묻고, 잘자라는 굿나잇 인사를 수도 없이 했지만 정작 저 자신에게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여러분도 오늘 밤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너 정말 괜찮은지 안부를 물어주고 따뜻한 굿나잇 인사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은 남이 아닌 스스로에게 인사를 해보자. "그럼 오늘 밤도 굿나잇. 이화인"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