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과학대학 마스코트 '자연이' 제공=자연과학대학 총학생회

본교 곳곳이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창립 128주년 대동제가 17일부터 19일, 3일 간 본교에서 열렸다. 열정적인 학생들의 공연, 직접 만든 다양한 제품부터 비빔밥비비기, 영산줄다리기 등 매해 열리는 대동제의 전통까지 이화인들은 이번 제목인 ‘컬러풀 이화’처럼 대동제를 각양각색으로 구성했다. 3일간 대동제의 기록을 일곱 가지 색깔 테마에 나눠 담았다.

 

▲ 17일 오후5시 운동장에서 열린 풍물패 연합회의 개막공연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빨강색: 이화인의 열정을 불태운 공간

학생들이 자신들의 끼를 발산한 공연에서는 이들의 열정이 붉게 타올랐다. 올해 대동제에는 쉬는시간 15분동안 학생문화관(학문관) 광장과 정문 잔디광장을 무대로 동아리공연, 이화인 장기자랑 ‘장끼전’이 열렸다.
대동제 3일동안 동아리들은 각자 연습한 공연을 선보였다. 쉬는 시간 15분동안 열리는 동아리 공연과 첫날 개막공연이다. 17일 오후5시 운동장에서 풍물패 연합회(풍연)의 개막공연이 열렸다. 풍물패 연합회는 공대의 하날다래, 사회대의 풀이, 약대의 매호씨, 사범대의 어우리, 인문대의 휘모리 등 각 단대 풍물패가 연합한 것이다. 이날 풍연은 ECC 동산에서 각각에서 나뉘어 내려와 운동장 앞에서 한 줄로 합쳐 운동장에 입장했다. 풍연 김다영 대표는 “대동제가 무사히 치러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공연의 주제를 안전제일로 정했다”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세잎클로버 대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5시20분 정문 잔디광장에서 열린 ‘장끼전’에는 네 팀이 참여했다. 이날 1등을 차지한 최윤영(사회·13)씨는 미국 밴드 스틸하트(Steelheart)의 ‘She’s gone’을 열창해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고음을 거침없이 내지르고 헤드뱅잉을 하는 등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노래가 끝난 후 ‘앵콜’과 그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최 씨는 “하교하던 중 우연히 ‘장끼전’ 포스터를 보고 ‘장기’하면 내가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바로 신청했다”며 “이렇게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최 씨의 무대 외에도 방민경(기독·12)씨와 엄지혜(사회·12)씨가 가수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김은지(사회·12)씨가 미국가수 비욘세(Beoynce)의 ‘Listen’을, 양지은(독문·11)씨와 예성아(중문·11)씨가 가수 형돈이와대준이의 ‘박규’를 부르며 장끼전 무대에 올랐다.

 

▲ 게임 '쿠키런' 캐릭터 모양의 '아이싱쿠키'를 판매한 이경아씨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주황색: 에너지 넘치는 대동제의 장터

이화인이 주체가 되어 만드는 부스와 장터는 축제에 활력을 더했다. 이화인들은 각자 자신의 손재주를 발휘해 요리, 팔찌, 에코백 등을 만들어 축제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화인이 직접 만든 ‘메이드 인 이화’ 제품은 올해도 인기였다. 의류학과 학생회는 팔찌, 목걸이, 머리띠 등을 직접 제작해 판매했다. 70개 이상 제작한 팔찌는 첫날 대부분이 판매되고 재료가 없어 만들지 못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날 판매한 제품은 영화 ‘토이스토리’의 알린, ‘겨울왕국’의 눈사람 캐릭터 올라프 등 캐릭터 참을 단 매듭팔찌, 천으로 만든 머리띠 등이다.

이화인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그룹 ‘만물상’은 직접 제작한 사진엽서, 양초, 팔찌, 에코백을 팔았다. 이 그룹의 대표 김민경(불문·12)씨는 “오늘 팔찌가 40개 중 4개만 남을 정도로 가장 잘 팔렸다”며 “많이, 적게 팔리는 것을 떠나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셋째날 게임 ‘쿠키런’ 캐릭터 모양의 ‘아이싱쿠키’를 판매한 이경아(산디·12)씨는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경험을 갖기 위해 4명이 모여 대동제에 부스로 참여하게 됐다”며 “평소 좋아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만들기로 결정했고 이틀동안 일일이 손으로 쿠키에 그림을 그려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준비한 쿠키 180개는 귀여운 모습에 큰 호응을 얻어 모두 판매됐다.

이화인의 ‘먹방’을 도운 판매 음식들은 작년보다 더 다양한 메뉴로 돌아왔다. 이제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유명한 ‘공대 백순대’, ‘실로암 떡꼬치’ 등은 올해도 많은 학생들이 부스에 찾았다. 실로암 떡꼬치는 부스가 있는 학문관 앞에서 김활란동상까지 줄을 서 그 인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달달한 맛이 특징인 초콜릿잼을 이용한 메뉴도 눈에 띄었다. 반죽 위에 바나나, 초콜릿잼, 아몬드를 얹진 누텔라피자, 얇은 과자 사이에 초콜릿잼을 바르고 구운 마시멜로를 넣어 만든 스모어 등이다. 첫날 스모어를 판매한 김민아(사회·12)씨는 “친구들과 마지막 축제가 될 것같아 참여했다”며 “재미로 참가한 부스이기 때문에 준비한 제품을 다 판 것에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외국의 전통요리도 판매됐다. 일본인유학생회는 전통요리를 이용해 직접 개발한 ‘모찌간장구이’를 판매했다. 키와코 대표는 “대동제에서 일본을 조금이라도 홍보하기 위해 전통간식요리를 팔게 됐다”며 “모찌라는 단어를 들으면 ‘떡’인 것을 알기 때문에 잘 팔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 정문에 위치한 총학생회 부스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문구가 걸려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노란색: 기억해야할 세월호 참사의 아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은 대동제에서도 나타났다. 대동제가 9월에 열린 배경에는 4월16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가 있다. 이를 잊지 않기 위해 이번 대동제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부스가 열렸다. 정문에서 들어와 바로 보이는 총학생회 부스에서는 세월호 참사부터 세월호 특별법까지 ‘세월호’와 관련된 O, X 퀴즈를 풀어 세월호 참사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고 특별법이 어떤 내용인지를 알렸다.

학문관에서는 대동제 3일동안 ‘기억존’이 마련됐다. 이 존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교전에 관한 판넬을 세워 참여 학생이 이 두 가지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판넬을 읽고 퀴즈를 푼 참여자에게는 타투 스티커를 증정했다. 이날 기억존을 찾은 문길임(약학과 석사과정)씨는 “이번 기회로 자세히 알지 못했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교전에 관해 알 수 있어 뜻 깊었다”고 말했다.

 

▲ 환경 동아리 '생생수다'는 교내 곳곳에서 퀴즈를 풀어 온 학생에게 콜드컵을 증정하며 콜드컵 사용 캠페인과 보물찾기를 결합해 진행했다.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초록색: 환경을 생각한 초록빛 움직임

보다 푸른 지구를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학생들은 친환경 상품을 판매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해당 상품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환경에 관한 지식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풀어나갔다. 환경 동아리 ‘생생수다’는 콜드컵 사용 캠페인과 보물찾기를 결합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학관, 이화·포스코관(포관), 학문관 숲 등 교내 곳곳에 숨겨둔 파란 리본을 찾아온 뒤 퀴즈를 풀어 반 이상 맞춘 학생에게 콜드컵을 증정했다. 이날 콜드컵을 받은 나인영(컴공·14)씨는 “환경에 관해서도 알 수 있고 콜드컵도 받아서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 환경동아리 ‘이큐브’는 화학약품이 들어가지 않은 천연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들은 화학약품이 들어가지 않은 천연 비누, 천연 립밤, 천연 미스트를 직접 만들어 대동제에서 팔았다. 김영주 동아리 대표는 “준비한 립밤이 매진될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평소 폐의약품 수거 등의 활동을 하지만 대동제에서 학생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천연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프로그램이 진행된 부스에서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특징을 릴레이로 작성했다.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파란색: 모두 하나 되어 나누는 소통

다같이 합동하고 어우러진다는 ‘대동’의 의미에 맞게 대동제는 이화인 간의 소통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화인은 얼굴을 모르는 사이일 지라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눴다.

매일 정오부터 열린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 프로그램은 릴레이로 특징을 적어 과자를 가져가는 행사로, 시작한지 30분 만에 과자 100개가 동나기도 했다. 부스에 놓인 여러 종이에는 ‘수원 사는 사람’, ‘이름 네 글자인 사람’, ‘자매가 같은 학교 다니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특징이 적혀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참여자가 여러 종이들 중 자신의 특징이 적혀있을 경우 종이와 함께 과자를 가져가며 다음 사람을 위해 새로운 특징을 적은 종이를 내려놓고 가는 형식이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대동제 기획단 소통팀은 “외국 카페 등에서 다음 사람을 위해 한 잔을 미리 결제해놓는 것에서 이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학생들이 신선하게 느껴 호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학문관 1층과 포관 지하 1층에는 ‘이화연’이란 명찰을 단 여학생 그림 판넬이 세워져있었다. 바로 ‘화연이가 화연이에게’다. 이화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모두가 자유롭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행사로 이화인들은 메모지에 하고싶은 말을 적어 화연이 판넬에 붙였다. 판넬에는 ‘이화인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학교에서 고생하시는 분들도 정말 감사드려요!’, ‘모두 힘내요!’와 같은 응원 메시지부터 ‘벗들 엑소 제꺼’와 같이 사심을 고백하는 글까지 다양한 메모지가 붙었다.

이날 ‘우리 모두 잘될거야 파이팅! 벗들 파이팅!’이라 적은 장문영(아동학 석사과정)씨는 “요즘 취업 등으로 이화인들이 많이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며 “모두 같이 힘내자는 의미로 메시지를 적었다”고 말했다.

 

▲ 19일 오후5시 정문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폐막식에서 성희연 총학생회장과 '해방'팀 학생들이 영산줄다리기를 했다.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남색: 대동제가 지켜온 '전통'

남색은 ‘전통’을 상징한다. 본교 대동제에도 전통이 있다. 올해도 대동제는 비빔밥 비비기, 영산줄다리기로 그 명맥을 이어갔다.

올해 역시 비빔밥 비비기로 3일간 대동제의 문을 열었다. 이번 대동제의 제목인 ‘컬러풀이화’를 야채로 꾸민 비빔밥을 학생대표들이 비볐다. 만들어진 비빔밥 500인분은 학생들과 나눠먹었다. 이날 비빔밥을 비빈 건과대 김지수 대표는 “1학년 때 선배들이 비빔밥을 만들어 나눠준 기억이 있다”며 “이제는 내가 이 자리에 참여해 감회가 색다르다”고 말했다. 비빔밥을 받은 박소영(경영·10)씨는 “이번이 마지막 학기인데 처음 비빔밥을 받는다”며 “행사는 알지만 기회가 없어 먹지 못했는데 좋은 행사를 졸업 전에 경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대동제의 막을 내리는 폐막식에서는 영산줄다리기가 열렸다. 학생들은 총학생회장의 ‘해방’팀과 부총학생회장의‘이화’팀으로 나뉘어 협동해 활동했다. 영산줄다리기에 앞서 두 팀은 ‘박 터트리기’로 분위기를 달궜다.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박에는 각각 이번 대동제의 기조가 담겼다. 첫 경기에서 해방팀은 파란색 박을, 이화팀은 노란색 박을 향해 콩주머니를 던졌다.

박 터트리기가 끝나고 폐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영산줄다리기가 시작됐다. 3판2선승제로 이뤄진 이날 줄다리기에서는 부총학생회장이 이끄는 ‘이화’팀이 최종 우승했다. 줄다리기 시작 전 ‘영산줄다리기’가 무엇이고 어떤 유래가 있는지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고 중간에 넘어지면서도 줄다리기의 재미에 웃으며 행사를 즐겼다. 이날 영산줄다리기에 참여한 김한나(사과부·14)씨는 “줄다리기 시작 전 유래를 들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줄을 당기고 힘을 쓰느라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 17일 오후12시15분 정문에서 안코드(Anncod)씨가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보라색: 대동제 속 인인인(人人人)

대동제를 맞아 교내 곳곳에는 평소에 볼 수 없던 인물들이 화제가 됐다. 매일 교내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친 팀과 자연대 마스코트 ‘자연이’다.

첫날 가수 GOD의 ‘촛불하나’를 부른 외국인으로 SNS 등에서 유명한 안코드(Anncod)씨는 ‘Englishman in New york’, ‘Volcano’ 등을 불렀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 흔쾌히 승낙했다”며 “이번 공연을 하며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고 대학생들이라 그런지 행복해보였다”고 말했다.


이화인의 생활공간 가까이에서 이어진 버스킹 공연은 분위기를 들뜨게 했다. 둘째날인 18일 정문 앞과 포관 지하1층에서 버스킹 공연을 한 ‘일루와밴드’는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학생들은 ‘캔디’, ‘Her’ 등 이들이 부른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이날 공연을 본 이지은(경제·12)씨는 “평소 수업을 듣는 공간에서 이런 공연이 있는 것이 색달랐다”며 “이런 공간에서 노래를 듣고 즐기니 더욱 축제인 것이 실감났다”고 말했다.

귀여운 모습과 행동으로 화제가 된 인물도 있다. 바로 자연대 마스코트 ‘자연이’다. 자연이는 노란색 멜빵바지를 입은 초록색 개구리 인형탈을 쓴 캐릭터로 대동제 첫날 교내 곳곳을 걸어다니며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자연대 부스를 홍보했다. 처음 보는 개구리에 학생들은 자연이를 직접 보기 위해 어디에 있는지 수소문하고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관해 자연대 정은애 공동대표는 “처음에는 종합과학관에서만 자연이가 돌아다니도록 하다가 학생들이 많은 포관까지 내려가게 했고 학생들의 인기가 많아 월, 화요일에만 있으려던 자연이를 수요일까지 연장했다”며 “장터 등에서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학생들이 호응을 많이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학생문화관 1층에 있는 '화연이가 화연이에게' 판넬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