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해준다’며 판촉행위하는 불법상인 기승
‘할인해준다’며 판촉행위하는 불법상인 기승
  • 박진아 기자, 남미래 기자, 김선우 기자
  • 승인 2014.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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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 대한 불친절한 설명은 불법 … 학교 측은 아직까지 마땅한 대책없어

 

  ㄱ(사회·13)씨는 학기 초 기초교양인 우리말과 글쓰기 수업 직후 강의실에 들어온 상인에게 구매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공연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A회사의 공연문화 할인카드(할인카드)를 구입했다. 수업 직후, 교실에 들어온 상인은 학생들에게 영화, 연극을 좋아한다면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할인카드가 있다며 구입하라는 것이었다. ㄱ씨는 “현금이 없어 구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더니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며 “회원등록을 마치니 그제야 보내줬다”고 말했다.

  외부 상인들의 불법적인 판촉 활동으로 학생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학교 주변이나 강의실에서 할인카드, 어학시험교재, 영어잡지 등을 파는 상인들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구입을 원하지 않는 학생에게 구매를 강요하거나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제각각으로 해 구입한 학생이 실제 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하는 행위는 소비자보호법에 위반되는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아직까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판매 물품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고 ‘무료’라는 말로 학생들을 속이기도 했다. 상인들은 “할인카드만 구매하면 특정 공연은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식으로 판촉활동을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할인카드를 소지하더라도 3000원~5000원 정도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A회사의 할인카드를 구입한 ㄴ(수학·12)씨는 “무료인 줄 알고 공연을 보러 갔다가 3000원을 추가로 내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가 8월26일 전화로 A회사에 추가 비용 지출 이유를 물어보니 “공연 관람 시 지불하는 돈은 매표소에서 받는 공연문화후원금 또는 팸플릿(pamphlet) 비용”이라고 말했다.

  ‘싸다’, ‘할인해주겠다’고 하며 실제로는 2~3배 더 비싸게 판매하기도 한다. ㄷ(국제·13)씨는 작년 6월, 대학영어 수업이 끝난 직후 강의실에서 들어온 한 상인에게 대학생 할인이라는 설명을 듣고 B회사의 외국정기간행물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다. ㄷ씨는 구독료로 매달 4만6200원~8만600원을 냈고, 지난 1년간 모두 61만4600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본지가 B회사에 직접 문의해본 결과 B회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독신청을 할 경우에는 24만원을 내면 1년 정기 구독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해당 회사는 본사가 판매과정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방문판매 대행업체에 판매를 맡기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다.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문화산업을 기획하는 A회사는 “본사는 판매하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어학시험 교재를 판매하는 C출판사는 “방문판매를 맡긴 업체가 교재 및 동영상강의를 판매하는데, 그 업체가 다시 다른 업체에 유통을 재위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강의실에서 교수를 속이고 판촉활동을 벌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와 세계’를 가르치는 ㄹ교수(기독교학과)는 “본교 영화동아리와 협력기관이라는 말에 수업 전에 홍보할 시간을 내준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말해준 후에야 동아리와 관계없는 외부 상인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학교는 외부 상인들이 강의실에 들어와 판촉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학생이나 교수의 불편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퇴교 조치를 한다. 총무처 총무팀 관계자는 “불편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실을 설치하고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캠퍼스폴리스가 출동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행위는 소비자보호법에 위반된다. 변호사법률상담소 안길함 변호사는 “학생들을 상대로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행동은 소비자보호법 19조 3항을 어기고 있다”며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피해 학생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신청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법 19조 3항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물품 등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방문판매로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했던 경우에 대해서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하면 된다. 부당이득이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일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