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활동에 대한 열정으로 그에 맞는 국가에 찾아간 이화인 5명의 세계 속 여름방학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베트남에서 나눔을 실천한 김지영(사회·13)씨
  “저는 7월7일부터 7일19일까지 베트남 호치민(Hochiminh)에서 교육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국내에서 국외로 떠나는 봉사활동

  이번 7월 ‘이화봉사단’으로 파견돼 베트남의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하고왔어요. 주된 봉사는 교육봉사였죠. 베트남은 미술 선생님을 구하려면 2달 이상이 걸릴 정도로 교육 인력이 부족해요. 그래서 교과지식을 중점적으로한 국내봉사와 달리 베트남 여건을 고려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활동 위주로 교육봉사를 준비했어요. 베트남으로 향하기 전, 아이들이 저희에게 거리를 둘까봐 두려웠지만 지역 아동센터에서의 첫만남부터 아이들은 저흴 반겨줬죠. 먼저 다가와 업히고 안기고 당황스러울 만큼 적극적이었어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정이 많이 들었어요.

  마음 한켠이 무거워진 봉사활동

  파견 국가를 미국과 베트남 중에서 선택해야 했어요. 선택할 때는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베트남을 신청했죠. 오히려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호치민시는 1구역, 2구역 등 군으로 나뉘어져있어요. 제가 겪은 베트남은 빈부격차가 심한 곳이에요. 2개 구역을 다녀왔었는데 아이들의 생활모습이 매우 차이가 났어요. 식당, 백화점과 같은 곳을 갔을 때 만난 아이들이 깨끗하고 말끔한 옷을 입고 있었다면 봉사활동을 나간 곳의 아이들은 옷에 구멍이 나는 등 다른 모습이었거든요. 마음이 아픈 일도 있었어요. 전날 수업에 빠진 아이들이 다음날 수업에 오면 ‘왜 수업에 빠졌니?’라고 물어보는데 ‘아버지 기일이라서 올 수 없었어요’, ‘부모님이 안 계셔서 이모와 함께 사는데 이모가 바빠 센터에 데려다주실 수 없었어요’과 같은 답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담담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 담담함이 너무 안타까웠죠.


  뮤지컬을 위해 브로드웨이를 다녀온 유다연(광고홍보·13)씨
  "저는 8월24일부터 8월29일까지 브로드웨이에 직접 공연을 보기 위해 미국 뉴욕에 다녀왔습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놓치지 않을거에요

  원래부터 뮤지컬을 좋아해서 가능하면 보는 편이에요. 이런 제가 브로드웨이를 직접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제가 스무 살 때에요. 당시 재수생이었던 저는 내한한 뮤지컬 위키드(Wicked)를 볼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거든요.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뮤지컬이 우리나라에 왔는데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분했죠. 또한, ‘당분간 우리나라에 오지 않겠구나’란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다면 제가 직접 브로드웨이로 가서 뮤지컬을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번 방학에 떠났죠. 이번에 라이온킹, 위키드 공연을 보고왔어요. 티켓 값을 고려했을 때 낮은 가격에 뒷자리에서 보기보다는 횟수가 적더라도 앞자리에서 보고싶어 2개 공연을 선택해 보았어요.

  반전의 도시, 뉴욕

  ‘뉴요커’라는 말이 있듯이 뉴욕에 사는 사람들은 ‘시크하다’, ‘쿨하다’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편견이었죠. 이 곳 역시도 사람 사는 곳이고 결국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더라고요. 하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다 모인 도시이기 때문에 무엇이라 정의내리기 힘든 도시이기도 했어요. 제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뮤지컬이 티켓에 명시된 시간 정시에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시간이 되면 바로 어두워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5분이 지나도 객석은 시끄럽고 막은 올라가지 않더라고요. 중간에 쉬는 시간인 인터미션 공지도 없었고요. 생각지도 못한 점에서 다른 점을 발견해서 놀라웠죠. 그리고 멀게 느껴졌던 세계적인 스타를 우연히 만난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현재 뉴욕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배우 이디나멘젤을 코앞에서 보았거든요.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다녀온 권혜진(경제·13)씨
  “저는 7월21일부터 7월28일까지 선교활동을 위해 몽골에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다시 방문한 몽골

  작년 여름에 이어 올해도 몽골에 방문했어요. 매년 교회에서 여름에는 몽골, 겨울에는 필리핀으로 선교활동을 진행해요. 올해는 몽골 울란바토르(Ullan Bator) 준살라에 있는 ‘파송의 교회’와 서지연 수양관에서 주로 활동을 했어요. 작년에 이어 또다시 몽골에 방문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작년 방문에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곳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기 위해 향했던 몽골인데, 오히려 제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아쉬움 때문에 몽골로 다시 향하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작년에 이어 교회 외벽에 벽화를 그리고 친구들과 준비한 무언극 공연, 몽골 사람들과 함께하는 팔찌만들기, 운동회 등을 진행했어요. 같이 앉아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을 함께 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었죠.

  먼저 다가와주는 몽골 사람들

  몽골에 계신 분들은 언제나 저에게 먼저 다가왔어요. 사실 처음 몽골의 교회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을 어색하게 느꼈거든요.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옆에 와 서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에요’라고 물었어요. 이렇게 먼저 다가와준 아이들 덕분에 금방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었죠. 한 부부가 저희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어요. 이번 방문에 함께 부채에 그림을 그리는 부채만들기 활동을 준비해갔었죠. 완성된 부채는 참여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었는데 한 부부가 저에게 오더니 부채를 선물이라고 줬어요. “저희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이 부채로 저흴 기억해주세요”라며 선물을 거절했더니 그분들이 저에게 “우릴 기억해주길 바라는 선물”이라며 부채를 손에 쥐어주셨죠. 이처럼 따뜻한 마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홍콩대학교에서 방학 프로그램을 이수한 김미혜(간호·12)씨
  “저는 7월14일부터 8월1일까지 홍콩대학교의 수업을 듣기위해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학생들과 방법을 통해 배운 ‘언어학’

  국제교류처에서 운영하는 방학프로그램을 통해 홍콩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었죠. 과 채팅방에서 이야기가 나와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관심이 생겨 신청했어요. 프로그램 기간동안 ‘언어학’수업을 일주일에 5일, 하루에 3시간씩 수강했어요. 중국인, 미국인 등 다양한 학생들이 한 교실에 앉아 같은 수업을 들었죠. 인상 깊었던 점은 교수님과 학생 간의 관계에요.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허물없이 대해주셨어요. 수업 방식도 신선했어요. 매시간 수업에 필요한 교구를 한가득 가져와 설명해주셨죠. 예를 들어, 발음을 배울 때 성대가 떨리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나뭇잎을 가져와 떠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했어요. 이처럼 여러 가지를 동원한 수업방식덕분에 한순간도 졸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곳, 홍콩

  ‘홍콩’하면 보통 쇼핑의 메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홍콩에 가면 쇼핑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생각과 달리 정작 홍콩에 가니 체험하고 볼 수 있는 것이 많았죠. 과거의 거리, 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고 세월의 흔적이 오히려 멋지게 느껴졌어요. 홍콩에서 제가 가장 좋아한 장소는 침사추이에 있는 시계탑 앞 해안산책로에요. 이곳에 있는 시계탑, 낮에 펼쳐지는 버스킹과 사람들, 밤의 ‘심포니오브라이트’ 공연 등 이곳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죠. 낮과 밤 모두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 홍콩에 머무르면서 3번이나 찾아갔어요. 이처럼 제게 홍콩은 여러 시간이 공존하는 공간이에요.


  ‘나홀로 유럽여행’을 다녀온 박성전(광고홍보·11)씨
  “저는 8월11일부터 9월7일까지 스위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을 홀로 여행했습니다.”

  직접 모은 여행경비 그리고 나홀로 여행

  처음부터 ‘혼자’ 떠나는 ‘유럽’ 여행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어요. 지난 학기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한 덕분에 생각보다 많은 돈을 모았는데 이 돈을 어떻게 알차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하다 여행을 결심했죠. 다양한 여행지 중에서도 여행 기간의 특성상 취업 후엔 다녀오기 어려운 유럽을 선택했고요. 평소에도 혼자 영화를보고 밥먹는 것 등을 즐기다보니 ‘여행도 한번 혼자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나홀로 여행을 떠나게 됐습니다. 처음 제가 홀로 유럽으로 떠난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혼자 무섭지도 않냐, 겁도 없냐 또는 유럽여행이라니 부럽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어요.

  양면을 모두 가진 나의 유럽여행기

  홀로 여행에 관해 사람들의 의견이 양면적이듯이 실제 홀로 여행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다 있어요. 제가 보고싶은 곳을 제가 보고싶은 만큼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그리고 혼자이다보니 그만큼 새로운 인연을 많이 만날 수 있죠. 하지만 새로운 인연을 많이 만나다보니 이별도 잦아요. 그래서 고독하기도 하죠. 유럽여행 자체도 양면적이에요. 예상치 못하게 도시에 갖고 있던 환상이 깨지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파리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어요. 생각보다 도시가 더럽고 음침했죠. 하지만 반대로 긍정적인 우연도 있었어요. 머무는 숙소의 같은 방에서 예상치 못하게 중학교 동창과 대학교 동기를 만났죠. 또한 스페인에 머무를 때 사람들이 친절하고 물가도 싸고 대중교통도 쾌적했어요. 그래서 스페인에 대한 이미지는 굉장히 좋아졌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도 스페인의 알바이신지구의 야경과 샹그리아, 타바스 등 잊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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