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28일 오후3시부터 총학생회가 주최한 '이화인·총장님과의 공개면담'이 ECC 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이화인이 김선욱 총장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있다. 이도은 기자 doniworld@ewhain.net

 본교 김선욱 총장과 학생들이 ‘이화인 10대 요구안’에 대해 논의하는 ‘이화인․총장님과의 공개면담’(공개면담)이 5월28일 오후3시 ECC극장에서 열렸다. 본교 총장이 공개적으로 이화인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화인 약 130명이 참여한 공개면담은 총학생회가 개최한 것으로 성희연 총학생회장의 사회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날 공개면담에서는 이화인 10대 요구안 중 ▲장학금 확충 ▲등록금 인하 ▲분반 확충 및 강사의 질 보장 ▲공간 문제 해결 ▲상대평가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외에 ▲총장선출과정에서의 학생들의 알 권리 보장 ▲유레카 문제 해결 ▲대외이미지 개선 ▲학생식당 개선 ▲RC학생자치프로그램 개설 등 5가지 요구안은 해결 중에 있어 이번 안건에서 제외됐다.

 공개면담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각 단대대표가 10대 요구안을 발제하면 김 총장이 이에 대해 답변하면서 진행됐다. 2부에서는 10대 요구안을 중심으로 면담에 참석한 이화인과 김 총장에게 자유롭게 질의 응답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등록금과 장학금 문제, 학교 측과 합의점 찾지 못해
 이날 가장 먼저 논의된 안건은 장학금 확충이었다. 성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 비율이 83%에 달한다고 하지만 학생들은 수혜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장학금 확충 방안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2011년 약6800억원의 본교 적립금 중 약2000억원을 장학기금으로 조성해 현재까지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이자를 모두 장학금으로 쓰고 있다”며 “장학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록금 인하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사범대학 강다영 공동대표는 “학교 측은 매년 경영난을 호소하면서도 돈이 남아 예산에서 차기이월금액을 책정해왔다”며 합리적인 예산 책정이나 적립금 환원으로 추가적인 등록금 인하가 불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총장은 이월금액이 기재되는 이유를 언급하고 학교의 발전에 적립금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올해 건축계획을 세웠는데 그 계획의 일정이 늦어질 경우 해당 금액은 차기이월금액으로 기재된다”며 “산학협력관이나 기숙사를 신축하는 등 등록금의 2배에 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적립금과 재단이 지원하는 다른 재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의 지원 없이 무조건적으로 등록금을 인하하는 것은 사립대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라며 “적립금의 정확한 수치는 본교 재무처를 통해 공시되고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무처 이명휘 재무처장은 적립금 운영원칙을 언급하며 적립금이 계획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 재무처장에 따르면 적립금은 학교 장기 발전 계획에 따라 ▲장학 ▲연구 ▲건축 등 목적에 한해 사용해야 하는 원칙이 있으며 기부자의 의사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이 재무처장은 “적립금은 조성된 목적과 운영원칙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등록금과 다른 차원에서 논의되야 한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문제 분반 확충과 공간 부족, 학교 측도 노력 중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는 분반 확충에 대한 내용도 논의됐다. 사회과학대학(사회대) 윤수정 공동 대표는 사회대뿐 아니라 많은 단대에서 학생들의 수요에 비해 전공 강의 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표는 본교 교무처가 이 문제에 대해 학과에 책임소재를 미룬 것을 문제로 제기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매년 분반 확충에 대해 교무처에 요구할 때마다 학과 사무실에 강력히 요구하라고만 한다”며 “교무처와 학과가 책임을 미루는 사이에 학생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교무처는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무처 오종근 교무처장은 수강생이 100명을 넘는 대형강의가 재작년 144개, 작년 124개, 올해 98개로 점차 줄고 있는 현황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점차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영학과, 경제학과, 심리학과에 이어 정치외교학 전공, 언론홍보영상학부에도 우선수강신청제도 도입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있는 특정 전공의 교수 충원과 공간이 필요하다”며 “교무처가 적극적으로 검토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본교의 고질적인 문제인 공간 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유미림 대표는 학내 공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유 대표는 “ECC에도 사설업체는 많지만 학생들이 쉴 공간은 부족하다”며 “조예대의 경우 작업공간이 부족해 학생들이 복도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공간문제 개선을 위해 여름방학부터 개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단과대별로 차이가 있으나 공간부족문제가 제일 심각한 곳은 조예대, 시설이 가장 낙후된 곳은 인문대”라며 “방학동안 지속적인 교육환경 개선작업과 함께 비효율적인 공간사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재무처장은 “조예대의 디자인실습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보관 창고 일부 등을 개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부에서도 공간문제에 대한 사항이 화두에 올랐다. 음악대학(음대) 작곡과 김윤지 대표는 음대에 학생들의 휴게공간이 없는 점을 불만으로 제기했다. 이에 신하윤 학생처장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재무처와 의논해 학생공간을 확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공개면담을 마치며 성 총학생회장은 요구안에 대한 답변에 아쉬움을 표했다. 성 총학생회장은 “공개면담 전에 질문지도 미리 보냈었는데 오늘 학교로부터 들은 답변은 구체적이지 않고 항상 들어오던 답변이라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개선에 시간이 필요한 것들도 있지만 빨리 개선할 수 있는 문제는 여름방학부터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공개면담에 참석한 교직원과 학생은 이번 자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공개면담에 대해 학생처 관계자는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총장과 학생이 소통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개면담에 참가한 이수민(불문․11)씨는 “공개적으로 총장님과 학생들의 요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며 “학생들의 요구안이 구체적인 계획 하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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