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대 학생작품전시전 ‘메이데이전’ 5월27일~5월31일 개최

▲ 'chocolate', 연소민
▲ '落', 강성아
▲ 'TONGLE', 김지현·박진희
▲ 'Connecting the dots' 전지영
▲ 'At last I see the Light'. 연소라
▲ '꽂히다", 이나라

 

현실부터 환상까지, 예술로 표현된 무한한 상상력이 본교 교정에서 피어났다.

조형예술대학(조예대) 학생들이 5월27일~31일 조형예술관A·B·C동과 생활환경대학관(생활관)에서 메이데이전(메이전)을 열었다. 메이전은 조예대가 매년 개최하는 학생 작품 전시전으로 올해는 3학년이 주축이 되어 약 370명의 작품을 전시했다.

조형예술관A동에는 동양화과, 서양화과, 조소과, 섬유예술과 학생들이 층별로 작품을 전시했다. 조소과는 조형예술관A동 1층 복도, 1층 입구 옆에 있는 나무와 입구 계단에 금속, 찰흙뿐 아니라 초콜릿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작품 24점을 전시했다. 김단비(조소·08)씨가 1층 입구에 있는 계단에 전시한 ‘비의 영역’은 작가가 옷가지, 솜 등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자신의 ‘영역표시’를 한 작품이다. ‘비의 영역’은 기둥에서부터 계단까지 500원 동전 크기의 조형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양이다. 김씨는 “이 작품이 그 곳에 전시됨으로써 본교 안에 한 평 남짓한 공간을 나의 영역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소민(조소·10)씨의 ‘chocolate’는 실제 초콜릿을 녹이고 이를 물감처럼 활용해 흑인 남자아이의 모양을 그려냈다. 연씨는 “평소 아프리카의 카카오 재배 노동자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카카오 재배 노동자의 모습을 초콜릿으로 그려 달콤한 초콜릿과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모순’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양화과 학생들은 동양화 특유의 절제된 색채로 조형예술관A동의 2층을 물들였다. 박수연(동양화·12)씨의 ‘설움’은 검은 수묵으로 그려진 화초와 푸른 물줄기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박씨는 “단순히 화초와 흐르는 물을 표현했다는 시각적 감상에 그치지 않고 감정적으로 와 닿는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며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통해 침전되는 것 같은 감정, 즉 슬픔의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밀가루를 사용해 제작한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강성아(동양화·11)씨는 밀가루와 먹을 이용해 산수풍경을 추상화한 작품 ‘落(락)’을 전시했다. 폭포에서 물이 튀어오르는 순간의 생명력을 묘사한 이 작품은 종이 위에 밀가루를 뿌린 후 그 위에 먹으로 그림을 그렸다. 강씨는 “덩어리가 생기기도 하고 갈라지기도 하는 밀가루의 우연성을 통해 자연의 우연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층 서양화과의 전시는 선명한 색채와 다양한 기법이 사용돼 다채로움을 더했다. 인물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부터 캔버스를 단 하나의 색깔로만 물들인 작품까지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작품이 전시됐다. 캔버스 중앙을 차지한 파란색과 노란색의 우산이 시선을 사로잡는 이나라(서양화·13)씨의 작품 ‘꽂히다’는 비 오는 날 길에서 작가의 시선이 꽂힌 한 순간을 아크릴 물감으로 묘사했다. 그는 동적인 상황에서 시선의 ‘꽂힘’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정지된 순간의 한 장면처럼 표현했다.

모자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육은경(서양화·13)씨의 작품 ‘GNUYKNUEKOOY’는 정체성에 관한 혼란을 표현했다. 화폭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각각 자신과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의미한다. 육씨는 “현재까지 겪어온 ‘진짜 나’를 알아가는 탐구 과정과 이 과정에서의 혼란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4층에 전시된 섬유예술과의 작품은 ‘섬유’라는 소재의 특성을 살려 입체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뤘다. 연소라(도예·12)씨는 작품 ‘At last I see the Light’에서 면사를 회화적으로 짜는 타피스트리 기법을 통해 놀이공원의 야경을 표현하고 작품 후면에 작은 조명을 설치해 야경 사이사이에 배치했다. 연씨는 “빛은 익숙한 것이지만 종종 이질적인 느낌을 줄 때가 있는데 그 환상적이면서 낯선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다”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 놀이공원에 존재하는 놀이기구를 재조직해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닌’ 공간으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도자예술과의 작품은 조형예술관B동 3층 중앙홀에 전시됐다. 조희준(도예·12)씨의 작품 ‘차 한잔 하시게’는 지름 약 50cm 높이 약 1m의 컵 모양 테이블이다. 깨지기 쉬운 도자기의 소재 특성상 전시를 해도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은데, 조씨는 이러한 인식에서 탈피해 관람자가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형예쑬관C동 1층에는 영상디자인과와 시각디자인과, 3층에는 패션디자인과, 4층에는 산업디자인과, 그리고 5층에는 공간디자인과의 작품이 전시됐다. 시각디자인과 학생들은 디자인을 나타내는 큰 그림과 함깨 책자, 명함 등 자신의 디자인을 접목시킨 여러 가지 작품을 함께 전시했다. 전지영(시디·12)씨의 작품 ‘Connecing the dots’는 지하철 노선도를 연상시키는 3가지 색의 선이 그려져 있는데 빨간색 선에는 D, 노란색 선에는 C, 그리고 초록색 선에는 H line 이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전씨는 “디자이너(Designer)로서 해온 일을 D라인, 인문학, 심리학 등에 대한 관심을 'Humanities learner'의 H라인, 그리고 이 둘을 연계해서 하는 활동은 T자형 인물을 뜻하는 ‘Cross Pollinator'의 첫 글자를 따서 C라인으로 만들었다”며 “내가 해온 활동을 연결해 의미부여를 하는 것으로 나 자신을 소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층에는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은 ‘본딩’이라는 통일된 원단을 사용해 제작했다. 서민정(패디·12)씨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의 원단을 사용했고, 중간 중간에 이와 대비되는 분홍색 계열의 색을 사용해 이를 강조했다. 서씨는 “화산, 용암, 폭발을 키워드로 ‘표출’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도 “외적인 표출이 아닌 내면적인 표출을 표현하고자 색상과 스티치(바느질) 등을 최대한 절제된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산업디자인과는 ‘SMART COMPANION’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진행한 13개의 작품을 조형예술관C동 401호에서 전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제안이다. 김지현(산디·12)씨와 박진희(산디·12)씨의 작품 ‘TONGLE’은 모래시계 모양으로 아래쪽에는 물과 함께 식물이 심어져있고 위쪽에는 조명이 있다. 작품의 윗면에 스마트폰을 놓으면 무접점 충전으로 스마트폰이 충전되고 불이 켜지며 안쪽에 있는 물이 식물이 있는 아래쪽 공간으로 내려간다. 김씨는 “스마트폰을 이곳에 내려놓고 충전되는 동안 가족들이 서로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5층에서는 공간디자인과 학생들이 모형으로 제작한 공간 디자인 작품을 전시했다. 공간디자인과 전시의 주제는 ‘영화 속 공간’이다. WHOM 팀(배윤진, 정현주, 박수은)의 작품 ‘D-HAUS(Downsizing House)’는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보고 구상한 작품이다. 이들은 영화 속 기억과 관게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의 작품은 변하지 않는 고정적 유닛 형태인 단층형과 복층형 생활공간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합해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박수은(공디·12)씨는 “영화의 주인공인 수진과 철수가 각자의 상황으로 인해 변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주거 개념의 변화’를 주제로 정했다”며 “고정적 형태와 유동적 형태의 결합을 통해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생활관 2층~4층에는 의류학과 학생들이 ‘Blooming’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로 만든 의상이 전시됐다. 서현주(의류·10)씨는 오프숄더 디자인에 발끝까지 내려오는 긴 드레스 ‘Fairy’를 제작했다. 드레스는 주제에 걸맞게 작은 꽃들이 만개한 모습을 연상시켰다. 그는 “드레스 가운데에 물, 나뭇가지, 줄기 등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적 선인 곡선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전의 전시를 관람한 관람객들은 이번 메이전의 가장 큰 특징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전시를 관람한 연세대 박선영(생활디자인·13)씨는 “학교에서 과제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도움을 받고 싶어서 메이전을 찾았다”며 “작품의 소재나 기법 등 같은 학과 내에서도 스타일이 굉장히 다양해서 볼거리가 풍성하다”고 말했다.

 

사진=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이도은 기자 doniworld@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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