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랑이 공존하는 신촌 퀴어문화축제 미리 살펴보기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Love Conquers Hate). 성소수자를 지속적으로 탄압하는 현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슬로건이다. 러시아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퀴어문화축제(Korea Queer Culture Festival)가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3일(화)~15일(일)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및 종로 일대에서 열린다.
 퀴어문화축제는 매년 6월에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로, 성소수자, 시민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다. 퀴어문화축제는 한국 성소수자의 자긍심 고취 및 인식 개선을 목표로 지난 2000년 대학로에서 처음 시작됐다. 약 50명의 참가자로 처음 시작된 퀴어문화축제는 이태원, 청계천, 홍익대 등 여러 지역으로 확대돼 작년 기준 약 1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성소수자 축제로 성장했다. 매년 11월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시민 기획단이 공익재단, 시민단체 등의 후원을 받아 축제를 기획한다.

△거리 퍼레이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거리 퍼레이드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를 주제로 7일(토) 오후2시~5시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된다. 축제 컨셉은 ‘Asia Pride in Seoul’다.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각국의 성소수자 단체가 퍼레이드에 참가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고 사랑과 연대의 중요성을 전한다. 퍼레이드는 신촌에서 시작해 연세로, 풍물거리, 신촌 기차역을 거쳐 연세로에서 마무리된다.
 본격적인 거리 퍼레이드에 앞서 부스 약 40개에서 참가·지지 단체와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본교 자치단위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변날)와 여성위원회(여위)도 부스 행사에 참가한다. 올해로 3년 째 퀴어문화축제 부스 행사에 참여하는 변날은 부스에서 직접 제작한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통칭하는 개념) 스티커 판매 및 혐오 문구 덮기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혐오 문구 덮기란 상자에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온라인, 오프라인 용어를 써서 부스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포스트잇으로 혐오 용어를 덮는 퍼포먼스다. 여위 또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부스를 열어 사랑의 의미를 이성애 중심적, 연애 중심적으로 해석하는 기존 관념과 편견에 도전한다.
 변날 대표는 “예전엔 직접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부스 진행을 망설이기도 했지만, 한국 최대 성소수자 축제인 만큼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양각색 퀴어 영화제
 12일(목)~15일(일)에는 ‘제14회 퀴어영화제(KQFF, Korea Queer Film Festival)’가 개최된다. 성소수자의 삶, 사랑, 문화가 담긴 영화 약 30편을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성미산마을극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상영관에서는 성소수자의 역사와 삶을 담은 다양한 영화가 관객을 맞이한다. 영화는 ▲퀴어라이프: 현실의 삶을 만나다 ▲퀴어판타지: 내면의 욕망을 훔치다 ▲퀴어히스토리: 우리의 시간을 기억하다 ▲뭄바이 퀴어 베스트 콜렉션: 인도영화 특별상영 등 네 파트로 나뉘어 상영된다.
 영화 상영 뒤에는 감독과의 대화(GV, Guest Visit) 시간도 마련된다. 14일(토) 오후4시30분에 상영되는 ‘마마레인보우’, 사전 공모를 거쳐 선정된 오후8시 상영 예정 국내퀴어공모작, 15일(일) 오후4시30분 상영되는 퀴프초이스 영화 등에서 GV가 진행될 예정이다.
 예매는 온라인 및 현장 예약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예매는 퀴어영화제 공식 홈페이지(kqff.co.kr)에서 11일(수) 오전10시부터 가능하다. 현장 예매는 12일(목)~15일(일) 각 영화 상영시간 1시간 전부터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진행된다.

△스페셜 코너 즐기기
 퍼레이드, 영화제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7일(토) 퍼레이드 행사장에서는 이성애를 기준으로 형성된 가족관에 의문을 던지는 ‘세상의 모든 가족’ 전시회가 열린다. 아울러 남녀노소 사랑하는 사람에게 엽서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엽서 보내기 프로그램 ‘전국의 사랑이여 궐기하라!’ 행사도 7일(토) 신촌 연세로에서 진행된다. 6일(금)~15일(일)에는 종로에 위치한 iSHAP(동성애자에이즈예방센터)에서 퀴어 만화 전시 및 성소수자 지지 메시지 작성 프로그램이 열린다.
 퀴어문화축제기획단 관계자는 “퀴어문화축제는 바라만보는 축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는 성소수자들이 우리 사회에 먼저 말을 걸고 손을 내미는 행사인 만큼 이번 축제가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부 일정 및 추후 변동사항은 퀴어문화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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