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채플 위해 사제(師弟)끼리 3달을 준비했죠”
“무용채플 위해 사제(師弟)끼리 3달을 준비했죠”
  • 박진아 기자, 양한주 기자
  • 승인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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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16일 무용채플을 기획한 조기숙 교수(앞)와 수강생 강예나씨, 류효진씨, 하정현씨(뒷줄 왼쪽부터)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12일~16일 진행된 무용 채플에서 조 교수와 함께 프롤로그 공연을 장식한 이들은 바로 교양수업 ‘여성의 몸과 창조적 움직임(여움)’과 ‘춤과 명상’ 수강생들이었다. 무용 비전공생이지만, 단 5분간의 출연으로도 약 2500명의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공연을 끝내고 퇴장할 때 본인이 앉아있던 의자를 무거운 바윗덩어리라도 되는 것처럼 끌며 ‘고통’을 표현했다. 이들이 비전공생이라는 사실을 공연이 끝난 뒤 알게 된 일부 관객은 “무용과 학생들인 줄 알았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무용을 잘 모르는 비전공생들이 어떻게 무용 채플로 관객의 마음을 울릴 수 있었을까. 21일 무용 채플 ‘코람 데오(Coram Deo, 라틴어로 하나님 앞에서란 뜻)’를 기획한 조기숙 교수(무용과)와 이번 무용 채플에 올랐던 여움 수강생 강예나(사과·14)씨, 류효진(수학·09)씨, 하정현(심리·09)씨를 만났다.

 강 씨는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참여를 이끌었던 그날의 흥분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번 무용 채플이 ‘관객이 함께하는 채플’이었던 만큼, 프롤로그에서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 하는 관객들과 눈빛으로, 몸짓으로 대화한 것이다.
 “약 20분 정도 진행되는 공연에 저희가 등장한 부분은 5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에 학생들과 눈빛을 교환하며 소통했어요. 작은 동작이지만 따라 해 주니까 신기했죠”(강예나)

 수강생들은 조 교수의 지도로 3달간 ‘여움’ 수업에서 동작을 익히며 자신감을 키웠다. 가르치거나 명령하지 않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언을 해주는 ‘티칭(teaching)보다는 코칭(couching)’ 방식을 중시하는 조 교수의 수업 방식이 수강생들에게 자신감을 줬다. 예술은 자유롭게 토론하고, 춤추는 사람이 그 춤의 주인이 될 때 더 아름다워진다는 그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수업에서는 못한다고 혼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그러니 어떤 동작을 하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할 수 있었어요”(하정현)

 조 교수는 매번 무용 채플을 본교 무용과 학부생과 대학원생 그리고 비전공생들과 꾸려왔다. 그는 2012년 1학기 무용 채플에서 아시아 유학생들과 함께 예배 무용을 진행한 바 있다. 조 교수가 이렇듯 비전공생들을 무대에 올리는 이유는 그들의 몸짓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이 전공생들과는 다른 맛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구상한 무용 채플도 학기 초부터 교양과목 수강생들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무용을 배운 전공생들의 몸짓은 아름다워요. 하지만 비전공생들은 전문적으로 무용을 배우지 않아서 오는 자유로움과 신선한 느낌 때문에 어느 경우에는 전공생보다 몸짓이 더 독창적일 때도 있어요. 이번에도 공연을 준비하면서 비전공생들의 동작 하나하나의 스며든 진정성과 새로움에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여움은 내 몸을 사랑하고, 사용하는 법을 알아가는 수업이다. 이 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은 잘 눕는 법, 잘 서는 법 등을 익혔다. 그동안 수업에서 배운 한 동작 한 동작이 공연 준비에 크게 도움이 됐다.

 조 교수의 목표는 자신의 작품에 일반인을 배경으로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용수와 더불어 공연의 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다.

 “소수의 예술을 다수가 관람했던 과거와 달리, 21세기는 다수가 예술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시대에요. 일반인과 함께하는 무용은 색다른 공연을 만들고, 무용인을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무용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