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이 우선시 돼야 타인의 표정 읽을 수 있어

 

 요즘 취업 준비에 정신이 없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 회사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부족한 자격은 채우려고 아등바등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떠올랐다. 가장 중요한 걸 빼먹고 있었다. ‘인간의 자격’.

 사전을 찾아보면 ‘자격’은 어떠한 역할에 일정기준 이상인자, 혹은 딱 부합하는 자를 말한다. 지원자격, 자격요건, 입사자격….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자격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회는 가장 중요한 인간의 자격을 묻지 않는다. 사회는 당신에게 타인을 공감할 수 있느냐고 묻지 않는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사건사고를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 사회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 일으킨 사람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손가락질 한다. 그들에게 ‘인간자격’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자격은 무엇일까.

 인간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갖춰야 하는 자격은 공감능력이다.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람은 자신 외에 타인을 생각할 수 없다. 나와 관련되지 않은 일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 아픈 타인을 감싸주기보다 나의 몸집만 부풀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알다시피 이러한 이기적인 행동은 언제나 나쁜 결과를 낳는다.

 공감능력은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발달시켜야 할 만큼 공감능력은 중요하지만, 사회는 사람들에게 공감능력을 바라지 않는다. 공감능력보다는 이해하는 능력을, 이해하는 능력보다는 암기하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요구한다. 그래서 사람을 뽑을 때도 암기로 얻어질 수 있는 자격만 묻는 것이다. 학점, 토익, 그리고 조건을.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타인의 표정을 읽지 못한다고 한다. 타인이 어떤 상태인지도 알 수가 없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 사회도 공감능력이 떨어진 사회가 됐나보다. 사람들의 표정을 읽지 못해 감성보다 이성을 우선시 한다. 그래서 인간의 자격을 능력으로만 평가한다.

 이성적인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다. 불필요한 낭비가 싫어 제 일에만 집중하다보니 능력자로 인정받기도 한다. 이성적인 생각만하니 사회생활에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성적인 사람이 인간의 자격을 갖춘 사람은 아니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격미달의 이기적인 인간일 뿐이다.

 자격조건을 스펙이나 능력으로만 한정짓는 사회가 안타깝다. 인간의 자격을 갖추는 일이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사회가 묻지 않는다면 스스로라도 물어야 한다. 나는 타인을 진정으로 공감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이해하는사람인가. 그게 아니면 나도 암기만 잘하는 자격 미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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