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SE)팀

SCSA 1기를 수료하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으로 입사한 박민경입니다. SCSA란 ‘삼성 소프트웨어 컨버전스 아카데미’의 약자로 인문학도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여 소프트웨어에 인문학적 감성을 불어넣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채용 전형입니다. 1년 반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이나 컴퓨터가 말썽일 때 아빠나 오빠부터 찾았던, 기계라고는 다룰 줄 몰랐던 제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길을 가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경영학 전공이고, 마케팅 인턴을 하게 되면서 스스로도 당연히 나는 마케터가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업 준비를 하면서 무언가 나만의 기술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소프트웨어에 대해 배워보고자 덜컥 SCSA전형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합격하고 나서 내가 과연 이 일을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점점 커졌습니다. 하지만 기나긴 교육 기간 동안, 그리고 짧은 현업 경험을 통해 제가 느낀 것은, 공학은 인문학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영학과 인문학 수업 시간에 강조되었던 커뮤니케이션은 개발 직군 에서도 똑같이 필요한 역량이었습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습이었습니다. 프로그래머를 단순히 코더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파티션으로 나누어진 각자의 공간 안에서 업무시간 내내 컴퓨터로 코딩 하니,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도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희 팀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다른 사람이 만든 코드를 봐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짠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것은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과정과 닮았습니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체 줄거리와 등장인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와 비슷하게,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흐름을 알아야 하고, 변수들과 함수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가에 대하여 고민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코드를 매개로 개발자와 소통하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서 고객과 소통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동료와 협업하는 것은 경영학과 소비자 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었던 핵심 가치와 같습니다. 인문학의 중심이 사람인 것과 마찬가지로 공학의 중심 역시 기계를 다루는 ‘사람’ 그리고 기계를 이용하는 ‘사람’임을 잊지 않는 것이 개발자의 기본 마인드 인 것 같습니다. 통합, 융합, 컨버전스라는 키워드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지도 꽤 되었습니다. 아직 저도 온전히 이 분야에 적응하지는 못했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인문학과 공학이 닮아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나랑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될 지라도 찬찬히 살펴보면 익숙한 부분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라고 못박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보는 것이 어려운 취업 시장에서 본인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혹은 커리어 패스의 방향을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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