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의 개인정보가 불특정다수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본지가 3월30일~3일 1년(작년 4월3일~올해 4월3일)을 대상으로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조사한 결과 휴대 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은 총 2만6783개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은 새내기가 친목을 도모하려 개설한 일부 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약 500개 게시물(3일 기준)에서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외부인이 이러한 게시물이 올라오는 게시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이화이언(ewhaian.com)의 경우 이메일로 인증을 받는 단순한 절차만으로도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일부 게시판의 경우 로그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아도 열람이 가능하다. 새내기 친목 사이트에서도 홍보를 목적으로 일부 외부인의 가입을 허락하고 있어 가입 절차가 무의미한 실정이다.

 이처럼 적나라하게 개방돼 있는 공간에서의 개인정보 노출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칫하면 강압적인 홍보나 스토킹의 표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러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개인에게 만남이나 교제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행위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 일차적으로는 개인정보를 노출한 개인에게 책임이 있지만 이로 인한 범죄 행위는 즉각적인 신고와 대처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미비한 수준이다. 홈페이지 차원에서도 개인이 필요에 의해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이며 게시물을 올리는 학생 당사자들 역시 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은 잠재적 유출 가능성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아리 모집, 중고품 거래 등 학생들이 자주 올리는 게시물 특성상 개인 번호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들 차원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외부의 일부 거래 사이트에서는 안심번호 시스템 등을 도입해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가 단순히 ‘동문’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정보 공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친목이 목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본디 목적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노출을 줄이고 유출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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