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법조인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변호사시험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로스쿨 입학 정원 대비 75%만 가능하다. 일 년에 한 번 실시하는 변호사시험은 전국 로스쿨 입학 인원수 대비 합격자를 배출한다. 2009년 로스쿨 출범당시 전국 로스쿨 25개의 정원인 약 2000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변호사시험에는 전국 로스쿨 정원 약 2000명의 75%인 약 1500명만 합격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합격인원은 고정돼있는 반면 변호사시험 응시자는 매년 늘어난다는 점이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인원이 변호사시험에 재응시하는 경우가 있어 응시자수는 매년 누적되는 것이다. 매년 변호사시험 이후 집계되는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재작년 제1회 변호사시험 응시자는 1665명 대비 합격자는 1451명이었다. 그러나 작년 제2회 변호사시험 응시자는 2046명으로 전년보다 381명 늘었다. 그러나 합격자는 1538명으로 87명이 늘어 합격률은 87.1%에서 75.2%로 떨어졌다.

  로스쿨생들은 합격률이 입학 정원 대비 75%로 고정된 상태가 지속되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법학협)은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입학 정원 대비 75%(1500명)으로 유지할 경우 내년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5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학협 서지완 회장은 “현행 로스쿨 교육제도는 법조인의 자질을 배우는 것이 아닌 시험능력자를 양성하고 있다”며 “이는 사법시험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변호사시험이 자격시험화 돼야한다”고 밝혔다.

  본교의 경우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제1회 89%(응시자대비 합격자 81명)에서 제2회 90.91%(응시자대비 합격자 80명)로 늘었다. 그러나 현 변호사시험 제도가 계속 지속될 경우 본교도 합격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학생들은 로스쿨 전반적인 교육에 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스쿨생들은 재학기간 3년동안 변호사시험에만 몰두하고 있다. 2009년 다양한 분야의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도입취지가 무색하게 변호사시험이 목적이 된 것이다. ㄱ씨는 “변호사시험 자체가 목적이 돼 전공이나 실무를 공부하기보다 변호사시험에만 집중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부하기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과목만 골라 듣는다”고 말했다.
본교 로스쿨 석지운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변호사시험 관련 수강에 치중한다”며 “다양한 분야의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교육의 도입 취지에서 멀어진 것 같아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로스쿨생들은 로스쿨제도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학협은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주장하며 3월31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법학전문대학원제도 정상화를 위한 원우총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국 로스쿨생을 약 2600명이 참가했으며 본교 로스쿨생도 약 90명이 참가했다.

  변호사시험 제도를 평가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변호사시험이 변호사가 되기 전 자격을 평가받는 시험으로 변화해야한다는 것이다. 석 총학생회장은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는 교육이 되려면 변호사시험이 변호사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자격시험화가 돼야한다”며 “로스쿨생들은 일정 점수를 기준으로 합격자를 정하는 방법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사시험은 로스쿨생을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협회는 “변호사시험 커트라인이 평균 40점대에 불과한 만큼 정원 대비 75% 합격률 보장은 일종의 특혜”라며 “학생들이 자격시험의 의미를 왜곡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한편, 로스쿨학생들은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주장하며 3월24일부터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우리의 희망입니다’라는 리본을 달고 학교생활을 하는 리본(Re-born)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전은지 기자 ejjeon@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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