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Ewha Global Online) 강의를 수강하는 ㄱ씨는 사이버캠퍼스에 접속했다가 오리엔테이션 이후 첫 강의 시간이 10분에 불과한 것을 알고 당황했다. 강의 또한 수업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는 것에 그쳐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는 “같은 등록금을 내고 온라인 강의를 듣는데, 일반 오프라인 강의보다 강의 시간이 짧은 것에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본교 EGO 강의가 짧은 강의 시간과 불규칙한 강의 교체 주기로 일부 수강생의 불만을 사고 있다. EGO 강의 평균 강의 시간이 17.7분에 불과할 뿐더러 강의 교체 주기도 평균 2~3년으로 길기 때문이다. EGO 강의는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 강화라는 취지 아래 2009년 시범운영을 거쳐 2010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온라인 영어 강의다. EGO 강의는 3학점이 인정되며 오프라인 영어 강의와 같은 상대평가 기준이 적용된다. 본교 EGO 강의는 올해 1학기를 기준으로 12개 강좌가 개설됐다.

 EGO 강의는 교수 강의의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본교 EGO 강의를 관할하는 교수학습개발원과 EGO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 측은 EGO 강의가 수업 보다 온라인 과제 수행에 방점을 두기 때문에 강의 시간이 짧고 영상 교체 주기가 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수강생은 이러한 운영방식에 여전히 의문을 표하고 있다. 짧은 강의 시간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데 충분치 못하고, 몇 년째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강의는 현재 수업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혼란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짧은 강의 시간, 수업 이해에 충분치 않아
 교수학습개발원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본지가 조사한 결과, 이번 학기 개설된 EGO 강의 12개의 평균 강의 재생 시간은 약 17.7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학습개발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EGO 강의 12개의 평균 강의 개수는 약 15.8개였으며 평균 강의 시간이 가장 짧은 강의는 4분, 긴 EGO 강의는 35분이었다.

 한 학기를 기준으로 오프라인 강의 시간과 EGO 강의 시간의 평균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중간, 기말 시험 기간 2주를 제외하고 14주를 기준으로 했을 때 오프라인 강의의 한 학기 총 강의 시간은 약 2100분이다. 하지만 EGO 강의의 경우, 가장 짧은 EGO 강의의 평균 시간은 오프라인 강의 대비 2.8% 수준(약 60분)에 그쳤으며 가장 길게 운영되는 강의는 총 강의 시간이 오프라인 강의 대비 25.3%(약 532분)였다.

 EGO 강의 수강생은 짧은 강의 시간이 수업 이해에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학기 EGO 강의를 수강하는 ㄴ씨는 “강의 시간이 짧다보니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읽기 자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헷갈린다”며 “강의 이해가 어려워 수강 철회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학기 EGO 강의를 수강했던 ㄷ씨도 “토론 등 강의 외 활동과 별개로 동영상 재생 시간 자체는 짧게 느껴졌다”며 “수강생이 수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강의 시간이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의 특성상 긴 강의를 진행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ㄹ교수는 “온라인 강의는 본래 강의 의존도가 낮은 수업”이라며 “절대적인 강의 시간 보다 학생이 주어진 온라인 과제를 얼마나 능동적으로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수학습개발원 천윤필 팀장은 “학생의 집중력, 강의 외 활동 시간 등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동영상 재생 시간을 짧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불규칙적인 강의 교체 주기도 지적돼
 이전에 촬영한 강의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도 수강생들의 불만을 샀다. 교수학습개발원에 따르면 이번 학기 개설된 EGO 강의 12개 중 11개가 2009년~작년에 제작된 동영상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 중 촬영한지 3년이 넘은 강의는 전체 EGO 강의의 약 70%(8개)를 차지했다. 본지 확인 결과 2개 강의는 EGO 강의 시범 운영 기간이었던 2009년의 영상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학습개발원은 2~3년 마다 강의 영상 교체를 권장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촬영된 강의 내용이 강의계획안과 맞지 않아 수강생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교재 내용이나 학습 과정이 바뀌었음에도 강의가 제때 교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강생 ㅁ씨는“수업을 듣던 중 강의 계획안에 없는 과제를 제출하라고 해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2년 전 촬영분이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ㅂ씨는 “촬영한지 너무 오래된 강의는 학습 효율성 측면에서도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불규칙적인 강의 교체 주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에 교수들은 핵심만 설명하는 강의 영상을 매년 교체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입장이다. ㅅ교수는 “동영상은 해당 주차 개요의 전반적 이해가 목적”이라며 “수업의 큰 틀이 바뀌면 동영상을 교체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수업 자료를 교체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강의 교체에 대해 천 팀장은 “올해 온라인 강의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면서 영상 교체 규정을 최대 3년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타대에서는 이 같은 온라인 강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규정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중앙대는 온라인 강의에도 1학점 당 30분의 강의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규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강의가 즉각적인 소통 및 내용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모든 온라인 강의에 오프라인 만남 4번을 필수로 지정하고 있다. 중앙대 E-Class 담당자는 “온라인 강의지만 학생과 교수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러한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며 “매학기 실시하는 강의 평가에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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