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욱 총장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학교에 오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오늘 이대학보 창간 60주년을 축하하는 뜻 깊은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을 이화의 이름으로 환영하고 또 이 자리 함께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이화와 사회의 가교역할을 하며 이화학풍을 선도하고 이화가족의 소통채널로서의 역할을 다해 온 이대학보가 오늘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대학보의 기자출신으로서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이화학당의 이사장으로 계신 장명수 이사장님 좋은 말씀 해주셨는데 아마도 굉장히 감회가 남다르시리라 생각합니다. 7기의 기자생활을 하셨고, 이대학보의 기자출신이 사회 모든 분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계시는데, 이사장님께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 신문사 사장으로서 이대학보를 빛내주셨다고 생각이 됩니다. 특별한 감회의 자리에서 축하의 마음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이대학보와 함께 성장하신 이화가족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1954년 한국전쟁 이후 혼란 속에서 싹튼 이대학보는 시대의 전환점마다 숱한 도전과 고비를 겪었습니다. 그런 이대학보가 꿋꿋하게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내어 오늘날 이렇게 만개하기까지는 여러분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 나이로 치면  천지 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하게 된다는 ‘이순’입니다. 이대학보는 지난 60년 동안 끊임없이 이화인들의 고민과 실천을 담아오면서, 이화의 오늘과 내일을 오롯이 전달하는 대학매체로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창간 당시 8명의 기자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500명을 넘어섰습니다. 현재는 학생기자가 22명이라고 합니다. 학보사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학보의 길잡이로서 수고하신 주간교수님들이 오늘 함께 자리해주시고 계십니다. 아마도 학생운동상황이 나쁠 때에는 주간선생님들의 고뇌와 고민이 굉장히 많으셨을 거라 생각을 합니다. 또 학보의 기고자와 필진으로 참여했던 많은 이화 가족여러분들도 함께 자리하고 계십니다.

  오늘날 미디어 환경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습니다. 학내외 매체는 범람하고 새로운 소식들은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업데이트 됩니다. 무수히 많은 단편적인 정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대학생들이 깊은 고민을 요구하는 심도 있는 글보다는 가벼운 흥미 위주의 읽을거리를 찾는 경향도 더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대학언론의 위기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이대학보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진실을 말하고, 역사를 제대로 기록할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대학보가 바로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기자들에게는 사안을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단편적인 정보들 속에서 진실을 찾아 나가는 통찰력과 지혜가 요구됩니다. 역사의식과 사명감, 그리고 젊은 지성으로서의 책임의식을 지닌 이대학보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화 공동체의 진솔한 소통을 위해서도 이대학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보는 편견 없는 자세로 학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소임을 다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자들이 이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화의 구석구석을 발로 뛰어 찾아다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머리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진정한 감동을 주는 학보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선배와 후배 사이, 학생과 교직원 사이의 소통이 더욱 원활해 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억이 남는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ECC열람실 수면실 환경에 대한 고발성 기사를 보고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그 공간에 집먼지 진드기가 가득하다는 기사였습니다. 바로 조치를 취해서 또 그 후에는 학생들이 개선된 기사를 다시 써주셨는데요. 이런 것들이 학보의 중요한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60주년은 지혜와 성숙, 그리고 새로운 주기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대학보는 한국 대학 정신사의 기록인 동시에 한국 여성 역사의 생생한 기록입니다. 이제 창간 60주년을 맞아 이대학보는 보다 큰 사명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시길 바랍니다. 대학 정책의 조언자이자 이화의 시대적 사명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로, 사회적 담론 형성에 기여하는 대학 문화의 선구자로 힘차게 나아가 줄 것을 당부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이대학보 출신의 동문 분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이대학보 기자들은 우스갯소리로 ‘나는 이화여대 이대학보과를 나왔다’고 한다지요.
학보를 만드느라 대학시절을 바친 기자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크게 활약하며 언론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학보사의 활동을 하면서 계속 자기 자신을 담금질했던 것이 본인들에게도 큰 자양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자랑스러운 이대학보인상을 수상하시는 장선용선생님, 차경애 선생님, 이옥경 선생님, 조현옥선생님, 이선희 선생님, 김금숙 선생님, 김윤덕 선생님, 황정민 선생님 모두 축하드립니다. 지금 하시는 각자의 영역에서 더욱 발전하셔서 이대학보과를 나온 후배기자들이 더욱 자긍심과 이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이대학보의 60주년을 축하드리며 이화의 정신과 가치를 한국사회에 그리고 세계 속에서 더 많이 확산해가는 이대학보의 앞길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함께 하신 한 분 한 분의 삶과 가정에 하나님의 특별하신 축복과 은총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오늘 60주년 잔칫날, 모두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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