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 전순여(언론·11)
  • 승인 20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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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부터 하나 둘씩 생겨나던 소셜 데이팅 앱의 개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그 형태도 다양해졌다. 손가락으로 연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기술의 발전을 느끼다가도,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설렘들까지 조그만 화면 속의 사진들에게 빼앗긴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기도 하다.

  2~30대라면 당연히 연애 중이어야 한다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마음이 급해진 청춘남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셜데이팅 사업은 몇 년 사이에 큰 산업으로 성장했다. 소개팅, 미팅에 질린 사람들에게 매일 한 명의 이성을 소개시켜준다던가, 이상형 월드컵의 형태를 띠고 있는 등의 여러 가지 소셜데이팅 앱들은 신선하면서 편리하기까지 하다. 이리저리 소개팅을 구걸하지 않아도 되고 동호회 등을 다니는 시간, 돈도 아낄 수 있다. 심지어 상대의 키, 사는 곳, 학교, 회사, 흡연여부 등의 정보도 미리 볼 수 있으니 싫은 조건을 손쉽게 필터링 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스마트’한 신인류의 연애다.

  하지만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은 누구나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다. 친구의 소개라던지, 같은 그룹의 사람일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안전망이 확보되어 있는 것이고 극단적인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몇몇 앱들은 실명인증, 페이스북 인증 등을 하고 있지만 완전히 모르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여성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룻밤 상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 남성들도 세상이 흉흉해 지면서 장기밀매, 인신매매와 같은 흉악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외로운 청춘남녀들은 끊임없이 앱에 가입하고 있고, 성공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간혹 앱에서 만나서 결혼까지 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앱으로 이루어지는 만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면 앱 이용자들이나 성공사례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앱으로 만나는 사람이 많으며,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괜찮다는 반론을 하곤 한다.

  문제는 원나잇, 장기매매가 아니라 관계의 진실성이다. 물론 앱에서 만나서 결혼까지 할 정도로 좋은 관계를 만든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으레 쉽게 얻은 인연은 쉽게 여기게 된다. 극도로 외로운 상태에서 이성을, 그것도 내가 고르고 골라서 내가 좋아할 만한 조건의 사람을 만나면 혹할 수 밖에 없다. 서로 그런 마음을 가지고 만나면 단기적으로는 연인이 생겼다는 행복감에 취해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대부분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는 것이므로 다시 공허함을 느낄 것이다. 사진과 조건을 보고 사람을 고르는 과정 역시 현실에서 일어나는 만남의 본질을 아주 적나라하게 단순화 시킨 것이지만 정작 사람을 만날 때 가장 중요한 정서적 교감, 인격이 결여된 허상을 재고 따지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상대방도, 자신도 앱 속의 인격 없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이다.

  꼭 앱이 아니어도 연애라는 허상을 쫓아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성을 찾아 헤메인다. 오늘 밤도 서울에는 수많은 남녀들이 클럽에서, 술집에서 만날 것이다. 사회 통념상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만남들도 허상뿐인 만남이기도 할 것이다. 그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성을 만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사람은 완전한 인격적 합일을 이룰 수 있는 대상을 갈구한다. 사랑을 모방한 욕망뿐인 연애를 하면 외로움만 더 깊어질 뿐이다. 연애를 하기위해 사람을 만나기보단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해야 할 것이다. 가슴 아픈 짝사랑일지라도 진정 사랑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