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나눔을 상하적인 관계로 생각한다.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불우이웃을 돕는 것이고,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나눔은 건강하지 못하다. 만인을 대상으로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순환적 나눔이 진정한 나눔이다.

  필자는 얼마 전 한 다큐멘터리에서 한 음식점에서 주민들이 서로 ‘어린아이와 함께 한 분 드세요.’라고 남긴 쪽지와 함께 다른 이웃 분들의 몫을 미리 사두고 가는 장면을 보았다. 이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서는 ‘미리내 운동’이라고 알려진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를 위해 커피를 미리 사두는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착한 커피 운동)’와 비슷하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운동은 불쌍한 누군가를 도와주고자 함이 아닌 이웃공동체의 사람들과 서로 나누고자 하는 것이었다.

  작년부터 나눔리더십 수업이 필수 교양 과목이 되어 신입생들은 이제 곧 다양한 나눔의 활동을 실천할 것이다. 필자는 학생들이 나눔을 불쌍한 이를 도와주는 것만이 아닌 어려움을 겪는 바로 옆에 있는 친구를 돕기 위해 밥을 한 끼 사두거나 중고품을 나누는 등의 활동도 많이 실천하여 진정한 순환적 나눔이 활발해지기를 바란다. 서로 돕는 순환적 나눔을 통해서 익명이지만 마음으로 모든 학생과 교류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따뜻한 이화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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