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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서로 소통하며 소속감을 다지다
<글로벌 시대, 여대의 비젼을 찾아서>
2014년 03월 24일 (월) 이대학보 hakbo@ewha.ac.kr
   
 
  ▲ 스미스대(Smith College)의 기념일인 '줄리아 차일즈데이'에 교내 식당에서 제공된 요리 출처=스미스대 홈페이지  
 
   
 
  ▲ 스미스대(Smith College),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Mount holyoke College)의 비정기적인 명절인 '마운틴데이' 출처=스미스대 홈페이지  
 

 

<편집자주> ‘내가 왜 이화에 다녀야 할까’ 이화인들은 고민하고 있었다. 본교에 재학 중인 45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이화 특유의 ‘개인주의’ 문화에 적응을 못 해 방황하거나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여대 안에서 고립감을 느껴 취직 후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지 않을까 고심하는 학생도 있었다. 학교 내·외부적으로 소속감의 부재를 느끼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 여대생은 달랐다. 그 누구도 학교에 대한 소속감 결여, 고립감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이 없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7번출구팀은 학생처 학생지원팀에서 주최한 ‘2013 자기설계 해외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작년 12월24일~2014년 1월4일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명문 여대 4곳을 방문해 본교가 벤치마킹할 점이 무엇인지 탐방했다. 본지는 이들 대학에서 큰 특징으로 꼽힌 ▲소통 ▲교육 ▲연대를 주제로 한 3회 시리즈 연재를 통해 앞으로 본교가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보스턴=박선영 퇴임기자 idolboa1@, 박예진 기자 yenny_park@, 박준하 퇴임기자 parkjunha@, 황선영 기자 queen@


△ 자매애로 돈독해지는 소속감
  미국 여대생들은 여대의 가장 큰 자랑은 친자매 같은 선후배 간의 ‘시스터후드(sisterhood·자매애)’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끈끈한 선·후배 관계 배경에는 전통적으로 내려온 교류의 장이 있었다.
 
  본교에서도 OT, 개강파티 등 행사에서 선·후배가 만날 수 있지만 일시적인 만남에 불과하다. 그러나 마운틴 홀리요크대는 매일 오후9시30분 ‘M&C(Milk&Cookie)’에서 선·후배가 함께 우유, 과자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학교에서는 선·후배의 교류를 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마운트 홀리요크대에 재학 중인 박혜진 씨는 “M&C에서 쌓은 선·후배 관계가 졸업 후에도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꾸준한 반언니, 짝언니 제도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 여대에서는 짝언니-짝동생으로 맺어지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 등을 하며 관계를 유지한다. 학과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짝언니-짝동생끼리 짝을 이룬다. 둘 뿐만 아니라 이후에 맺어지는 후배까지 짝동생으로 맺으며 관계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었다.

  웰즐리대는 가족 같은 선·후배 관계를 구축한다. 웰즐리대 학생들은 학교에서 주최하는 ‘플라워선데이’ 행사에서 선배 한 명 당 후배 넷을 팀으로 만든다. 이들은 서로 선배는 ‘Big’, 후배는 ‘Little’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첫 만남에서 꽃을 주고받는다. 이후 팀이 된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종종 마음이 맞지 않는 팀멤버가 있으면 자체적으로 다른 멤버를 영입하거나 바꿔 “입양했다”는 표현을 쓴다.

△ 학교만의 명절로 유대감 강화해
  미국 여대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학교만의 ‘명절’이 있다. 학생들은 계절마다 돌아오는 명절에 서로 유대하고 소통하며 소속감을 높이고 있었다.
 
  학교 출신 유명인사를 기리는 기념일도 있다. 스미스대의 ‘줄리아 차일즈데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요리사이자 졸업생인 줄리아 차일즈(Julia Child)를 기념하는 날로 교내 모든 식당에서 그녀의 레시피대로 저녁을 만든다. 스미스대 학생들이 ‘졸업 전,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꼽는 것이 줄리아 차일즈 데이에 교내 식당 모든 곳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졸업식과 함께 열리는 명절 또한 유명하다. 마운트 홀리요크대의 ‘로렐 퍼레이드’는 졸업식 하루 전날 졸업생들이 흰옷을 입고 월계수 나뭇잎으로 엮은 끈을 들고 행진하는 행사다. 흰옷은 여성 운동가의 희생을, 끈은 여성 교육의 오랜 전통을 상징한다.
 
  총장이 직접 주최하는 비정기적인 명절도 있다. 스미스대와 마운트 홀리요크대 모두에 있는 ‘마운틴 데이’다. 총장은 가을 중 화창한 날 오전7시30분 학교 중심에 있는 종을 울리며 “마운틴 데이”라고 외친다. 이날은 학교에서 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뒷산에 올라 사과를 따기도 하고 연못으로 소풍을 가기도 한다. 학생들은 샌드위치 만들어 놀러가기도 하고 기숙사 별로 요리를 함께하기도 한다.
 
  미국 여대생들은 이러한 기념일을 함께 즐기며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느낀다. 본교도 본교만의 기념일을 만들어 학생들이 무언가를 함께 즐길 기회를 준다면 학생들의 소속감 결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기숙사에서 배우는 공동체 문화
  미국 여대에서 기숙사의 역할을 단순히 숙소 역할만 하지 않는다. 미국 여대의 기숙사는 함께 머무는 곳을 넘어서 개인의 사적인 영역까지 소통의 창구로 삼으며 공동체적 삶을 표방한다.

  재학생의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미국 여대는 기숙사별로 하우스 액티비티(House Activity)가 대규모로 열린다. 버나드대는 Brooks Hall, Hewitt Hall, Reid Hall, Sulzberger Hall 등 4개의 기숙사 별로 색다른 분위기의 자치행사를 진행한다. 스미스대 학생들은 매주 1회씩 티타임을 통해 기숙사생끼리 모여 차를 마시며 교수님을 초청하기도 하고 기숙사별 행사, 운영방식 등에 대해 논의한다. 스미스대 김보연 씨는 “기숙사 별로 열리는 행사는 각 기숙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역할”이라며 “본인의 기숙사가 아니더라도 행사에 참여해 공동체 문화를 느끼며 소속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기숙사를 배정하는 것도 독특했다. 스미스대는 기숙사에 지원할 때 학생들에게 인적사항과 함께 취미, 잠버릇 등도 제출하도록 한다. 학생의 성향을 파악한 뒤, 서로 비슷한 룸메이트를 맺어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학생들은 적합한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며 학교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기숙사에서 다양한 국가, 인종의 학생의 배려한 식단을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 마운트 홀리요크대의 Wilder 기숙사는 이슬람 재학생을 배려해 코셔(Kosher, 유대교 식사에 관련된 율법 카샤룻에 어긋나지 않은 음식)와 할랄(Halal,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것)식으로 운영된다. 채식주의자 학생을 위해서 모든 기숙사 식당뿐 아니라 학내 식당에서 채식 메뉴를 갖추고 있다. 스미스대도 동양에서 온 학생들을 위해 주 1~2회씩 한국, 일본, 중국 등 나라별 전통음식을 제공한다.

  이 같은 기숙사 내 소속감은 졸업 후에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스미스대 학생들은 졸업할 때도 기숙사 이름으로 졸업을 하고 졸업 행진을 할 때도 기숙사끼리 팻말 들고 함께 이동한다. 스미스대 학생들은 졸업할 때도 기숙사 이름으로 졸업을 하고 졸업 행진을 할 때도 기숙사끼리 팻말 들고 함께 이동한다. 웰즐리대 학생들은 사회에서 만나면 제일 먼저 기숙사별 특징이 담긴 구호부터 이야기 한다. 웰즐리대를 졸업한 이은지 씨는 “본인이 나온 기숙사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는 과정에서 자부심이 생긴다”라며 “4년 내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쌓은 추억과 공동체 의식은 사회에서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Mount Holyoke College)
  1837년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여자 대학. 19세기 초 여성 교육의 개척자인 메리 라이온(Mary Lyon)이 Mount Holyoke Female Seminary라는 이름으로 설립해, 당시 여학생이 배울 수 없었던 남성 대학의 커리큘럼을 제공했다. 1888년에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이곳은 하버드 다음으로 장학금을 많이 주는 대학으로 1학년 학생 중 86%가 장학금을 받았으며, 1인당 액수는 약 2만8322달러였다. 학생 9명 당 교수 1명의 비율로 전교생은 약 2100명이다. 국제 학생은 전체 학생의 14%를 차지한다.

◆ 스미스 대학(Smith College)
  미국을 대표하는 여자 대학 중 하나. 인문학과 전반이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경제, 역사 등이 특히 유명하다. 학생 8명 당 교수 1명의 비율로 전교생은 약 3100여명이고 그중 2600명, 대학원 과정 학생이 500명 정도다. 학부가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일부 대학원 과정도 있다. 특히 교육학 석사 과정, 농아 교육 석사 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주변에 있는 5개 학교 연맹과 함께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다른 분야의 석사와 박사 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7번출구의 취재노트
‘30년 만의 최저 기온, 영하20도’
  미국 동부 전역을 마비시킨 역사상 유래 없는 한파 기간은 공교롭게도 우리가 미국에 머물렀던 기간과 겹쳤다. 우리는 ‘내복 세 겹’만 있다면 못 갈 곳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한파가 점점 극에 달하자, 미리 취재 약속을 한 버나드대, 하버드대에서 연락이 왔다. ‘한파로 학교가 폐쇄됐으니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3개월 전부터 연락하고 비행기로 20시간을 날아왔는데도 이메일 한 통이면 약속을 취소할 수 있는 나라였다. ‘학교에 나오기 힘들다면 우리가 당신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겠다’는 말도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버스 안에서만 14시간. 숙소에서 학교까지 2시간 남짓한 거리였지만 버스는 폭설을 피해가지 못했다. 눈이 가장 많이 내린 날, 아슬아슬하게 눈을 헤치며 가던 버스는 결국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멈췄다. 결국 오도 가도 못하고 버스 안에서 14시간을 보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다른 버스도 운행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렇게 미국에서의 소중한 반나절을 버스에서 보냈다.
폭설과 한파 속에서 문을 닫은 학교라도 찾아가 그곳에 남아있는 직원을 붙잡고 인터뷰하는 등 우리는 나름대로 한파를 뚫었다. 한파는 우리의 열정보단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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