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어언 2주가 지났다. 여유로웠던 개강 첫 주와는 달리 과제로 머리를 싸매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등교하는 필자의 손에 들려있는 전공 책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또한 뛰어오르기엔 높은 곳에 위치한 강의실 때문에 어느새 발걸음은 엘리베이터를 향한다.

 가방이 무거워질수록 계단보다는 엘리베이터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아침수업이 많은 필자는 조금이라도 덜 걷고 싶은 마음에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긴다. 매 시간 콩나물시루처럼 숨을 못 쉴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올라가더라도 엘리베이터 만큼은 포기할 수가 없다. 다른 학생들도 필자와 같은 마음일까. 수업시간 2분을 남긴 상황에서도 급하게 계단을 뛰어 올라가기 보다는 편안한 엘리베이터를 택하는 학생들을 두루 볼 수 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학생들 사이에서 은근히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간혹 수업이 바쁘다는 이유로 새치기를 하는 학생, 위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다시 올라가는 학생. 그 유형은 다양하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말로 꺼내기엔 소소한 언짢음에 목까지 올라온 말을 삼킨다. 이러한 언짢음은 아침부터 서로의 기분을 망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같은 이화인끼리 엘리베이터 매너를 지켜 아침부터 얼굴 붉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말하지 않아도 지켜야할 에티켓. 이 글을 읽는 모두의 마음에 에티켓이 꽃피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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