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옻칠로 ‘하이픈(-)’ 해요”
“전통과 현대, 옻칠로 ‘하이픈(-)’ 해요”
  • 황선영 기자
  • 승인 2014.0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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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청춘 CEO !

  <편집자주> 2월24일, 정부는 2017년까지 고교·대학생 창업 CEO 1만 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차원에서 청년 창업을 장려하고 있는 요즘, 이화인이 펼치고 있는 창업의 꿈은 무엇일까. 본지는 지난 호에 이어 연구처 산학협력단의 지원을 받는 이화인 CEO의 창업이야기를 전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의 가치가 이화인의 손을 통해 상품으로 탄생하고 있다. 전통 옻칠 기법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민윤아(산업디자인과 석사과정)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일 경기도 성남 그의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민 씨는 본교 학부생 시절 옻칠 수업에서 만난 선배 문채훈(디자인학 석사과정 11년 졸)씨와 함께 ‘하이픈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1년째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하이픈프로젝트’는 단어와 단어를 연결한다는 뜻의 ‘하이픈(hyphen)’을 이용해 사업 목표를 표현했다. 전통과 현대를 연결한다는 것. 그는 한국 전통 상품을 고급화하는 ‘코리안 럭셔리(Korean Luxury)’를 꿈꾸고 있다.

  민 씨의 창업은 ‘옻칠’과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됐다. 산업디자인과 학부생 시절 들은 옻칠 수업이 ‘코리안 럭셔리’에 대한 생각을 심어줬다. 그는 ‘옻칠’이라면 경쟁력 있는 한국적 상품이 충분히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옻칠은 팔만대장경에 쓰였을 정도로 항균력이 좋아 가까이 두면 둘수록 피부도 좋아지는 소재죠. 전통적이면서도 우리에게도 이로운 ‘옻칠’을 현대적으로 푼다면 상품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옻칠’에 대한 그의 안목은 정확했다. 그의 제품이 전통 공예 아트페어에 다수 출전해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민 씨는 자신들이 만든 옻칠 공예제품이 생각보다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작년 9월 열린 청주공예국제비엔날레와 작년 12월 열린 공예트렌드페어에 출전하고 이외 다수의 공모전을 수상하는 등 옻칠공예로 큰 성과를 냈죠. 옻칠을 가미한 소반과 막걸리잔을 보고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아트샵, 서울 현대미술관에서 전시 및 판매 제의도 들어왔어요.”

  하이픈프로젝트가 제작한 옻칠공예 제품은 7가지의 약 800개 상품. 민 씨는 옻칠의 장점으로 그 어떤 제품과도 잘 어울리는 ‘조화’를 꼽았다. “아이폰케이스, 연필꽂이, 명함꽂이, 구둣주걱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옻칠을 활용하고 있어요. 명함꽂이는 은행의 VIP선물세트로, 아이폰케이스는 잠실의 한 백화점에 납품 중이죠.”

  민 씨가 지금의 온전한 사업체를 꾸리기까지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옻칠공예라는 아이템이 과연 시장성이 있는 지에서부터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는지, 어느 정도 수익을 올려야 발돋움을 할 수 있는지 등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본교 연구처 산학협력단의 지원으로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던 시절,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이었죠. 하지만 학과 교수님의 추천으로 수강한 캠퍼스CEO 수업은 제게 첫 발판과 같았어요. 수업을 받는 동안 진행된 1:1멘토링제를 통해 아무에게나 들을 수 없는 실제 창업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었죠.”

  민 씨에게 창업이란 진정한 ‘내 일’이다.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나만의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은 일반 기업에 들어가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이픈프로젝트가 소중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단지 남의 일, 기업 일을 해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그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직접 상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할 수 있는 핵심 역량만 있다면 제 인생만의 스토리를 써내려 가기 충분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답이다.’ 민 씨가 인터뷰를 마치며 강조한 말이다. 단순히 자신이 만든 제품에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 행복하다는 그. ‘창업이 취업보다 좋거나 취업이 창업보다 좋다’는 말보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최고’라고 했던 그의 한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