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주 기자의 열혈멘토 <2>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MD(Merchandiser) 박민정 대리

▲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MD(Merchandising)팀 박민정 대리 이도은 기자 doniworld@ewhain.net

  <편집자주> 취업의 난에서 길을 잃은 후배를 위해 ‘길잡이’를 자처한 선배들이 있다. 경력개발센터(경개) ‘온라인 멘토링’의 제1기 온라인 멘토단.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사회에 먼저 진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학생에게 취업, 진로에 대한 조언을 해줄 예정이다. 본지는 이번 학기 열 번의 연재를 통해 다양한 직종의 멘토가 전하는 취업과 사회생활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그 두 번째 만남은 청바지, 속옷 그리고 악세사리까지 각종 샘플이 가득한 그녀의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MD(Merchandising, 상품화 계획)팀 사무실. 그 중심에 박민정(섬예·10년졸) 대리가 있다. 올해로 입사 5년차, 일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일에 더욱 애정을 느낀다는 박 대리와 6일 만남을 가졌다.

  박 대리는 가방, 벨트 등 잡화류를 제작·판매하는 캘빈 클라인 진 액세서리(Calvin Klein Jeans Accessories)의 MD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MD는 제품을 기획하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그 중 박 대리는 패션업계의 트렌드 파악부터 상품화 가능한 디자인 채택, 그리고 판매 성과 분석까지 상품 제작과 판매에 대한 일 전반에 모두 참여한다.

  “우스갯소리로 MD를 ‘뭐든지 다 한다’의 약자라고 말하기도 해요. 그만큼 다양한 일을 한다는 뜻이죠. 실제로 상품을 제작부터 판매까지 MD팀의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상품을 제작할 때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감각이 필요하고 성과 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는 수치에 대한 감각이 요구되죠. 외국 패션업계를 살피고 외국인 동료와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은 필수죠.”

  그는 이렇듯 다양한 MD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학 시절 여러 경험을 쌓았다. 실제로 그는 본교와 미국 하버드 대학(Harvard University)의 계절 교환 프로그램인 ‘이화-하버드 썸머스쿨(Ewha-Harvard summer program)’ 등 교내 활동부터 인턴, 어학연수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박 대리는 취업을 ‘나와 맞는 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회사의 명성, 연봉 등 가시적인 것에만 연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회사’에 들어갈 것인지 보다 ‘어떤 일’을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회사에 지원하라고 조언했다.

  “내가 이 회사와 맞는지 혹은 이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지 스스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그 판단을 ‘회사’에 맡겼으면 좋겠어요. 떨어질까 지레 겁먹지 말고 지원한 회사에서 떨어지면 ‘이 회사는 내 짝이 아닌가보다’하고 웃어넘기세요. 그러다 보면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회사가 직접 손을 내밀어 줄 거예요.”

  사회에 한 발 일찍 진출한 선배로서 그는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웃으며 건네는 한마디 인사가 그 사람의 인상을 좌우한다는 것이 그의 ‘인사론’이다.

  “저는 아직도 집에서 인사하는 연습을 해요. 동료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인사는 사회생활의 ‘기본’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자신의 인사 습관을 돌아보고, 평소 입가에 미소가 없고 인사를 잘 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밝게 인사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박 대리는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멘토가 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멘토로서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스스로 배우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 멘토링 이전에 경개의 ‘취업 전략 강의’에서 MD에 대해 강연을 하기도 했던 그는 여러 멘토링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목표를 다잡았다.

  “MD라는 꿈을 이루고 나니 목표가 사라졌다는 생각에 조금 허무했어요. 그러다 후배들에게 MD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제가 왜 MD 일을 하고 싶어 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고, 아직 배워나가야 할 점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멘토링 활동은 저에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뿌듯함을 줬을 뿐 아니라 제 자신을 성장하게 했죠.”

  그는 이번 온라인 멘토링이 끝나고서도 후배들이 ‘다시 찾고 싶은 멘토’가 되고 싶다고 했다. 멘토와 멘티로서는 물론, 사람과 사람으로서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멘토 말이다.

  “지금은 제가 도움을 주는 입장이지만, 언젠가 여러분이 사회에 나오면 ‘동료’로서 제가 도움을 받을 수도 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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