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융합시대의 컴퓨팅적 사고
소프트웨어(SW) 융합시대의 컴퓨팅적 사고
  • 이상호 교수(컴퓨터공학과)
  • 승인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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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컨버전스(convergence) 또는 융합(fusion)이라는 말이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으며 미래 핵심기술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의 대표주자 격인 스마트폰은 전화기뿐만 아니라 인터넷검색기, 디지털카메라, TV, 라디오, 게임기, 네비게이터 등의 여러 기능을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TV 역시 TV는 물론 컴퓨터, 전화, 게임, VOD 등을 비롯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여러 가지 ‘똑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예술분야에서 서로 다른 장르를 하나로 엮어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 내는 크로스오버(crossover)라든지, 인문학분야에서 IT기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이나 연구를 수행하는 디지털인문학 등 소위 탈경계(脫境界)적인 접근 또한 융합의 좋은 예이다. 인문학과 IT기술의 융합은 애플을 비롯한 구글, 인텔, 삼성 등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고, 이를 위해 ‘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꿈꿀 수 있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오늘날 산업내 및 산업간 융합의 핵심은 바로 소프트웨어(SW)이다. SW는 모든 산업의 인프라로서 SW 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SW 융합’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다양화된다. 산업에서의 융합 중에서도 SW 융합이 중요한 이유는 각 산업의 기술적 발전에서 SW의 역할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및 항공 산업에서 앞으로 새로운 기술혁신의 80%를 SW가 담당하게 되고 SW가 자동차나 항공기 가치의 주된 기여 요소 및 제조비용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SW 융합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창의적인 교육이 바로 카네기멜론대학의 J. Wing 교수가 제안한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라고 생각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컴퓨터교육은 컴퓨터를 이해하고 그 사용법을 배우는 단편적인 지식 중심의 교육에 지나지 않았으나 컴퓨팅적 사고 교육은 컴퓨팅(computing)에 대한 이해를 다른 과목이나 다른 사회적 문제로 연결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컴퓨터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문제해결 방법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게 쪼개어 순서대로 나열하면 컴퓨터라는 기계는 그것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러한 문제해결 방법은 누가 생각하고 그 생각해낸 문제해결 방법을 누가 기계로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 줄 것인가? 그것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해줄 수 있는가? 대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이다. 그러한 문제해결 방법은 바로 인간이 창의적으로 생각해 내야 하는 것이고 그 방법에 의해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만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것이다. 컴퓨팅적 사고라는 것은 우리가 이러한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마치 컴퓨터 과학자처럼 생각해 내는 것을 말한다.

  최근 정부와 국내외 교육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서 “SW 교육과 컴퓨팅적 사고”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바가 있다. 우리나라가 SW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진정한 IT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초중고 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컴퓨터언어 뿐만 아니라 컴퓨터에 의한 문제해결 과정을 학습할 수 있는 SW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중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으로 채택했으며 미국에서도 LA지역 중등학교부터 시작해서 많은 주에서 이러한 교육의 도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초등학교에서 프로그래밍 기본교육을 시행하고, 중학교의 SW 교육을 지원하며 대학에서 SW 영재교육원과 SW 교육과정을 개설할 평생교육원을 선정하는 등 준비 작업을 거쳐 SW 과목을 2018학년도부터 고등학교 정규 교과목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본교(Ewha, Where Change Begins)도 미래를 대비하면서 SW 융합시대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취업률도 더욱더 높이기 위해서는 SW 가치를 높이 인식하고 학생들이 기업 등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컴퓨팅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구와 그에 따른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