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학보사(학보사) 기자들은 퇴임 후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본지는 학보사를 퇴임한 기자들의 현직을 조사했다. 학보사 임기를 마친 퇴임기자 중 졸업한 1~84기 기자 472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도한 결과, 조사에 응한 퇴임기자 192명 중 현직에 있는 177명의 진로를 분석할 수 있었다.
퇴임기자들은 기업·관공서 등 일반 사무·행정분야와 언론계에 가장 많이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보사 퇴임기자 177명 중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일하는 일반 사무직은 모두 60명(33%)이었다. 이는 조사 전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NHN엔터테인먼트 사원인 82기 표정의 퇴임기자는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업무는 이대학보 기자로서 경험했던 일과 비슷하다”며 “또 이대학보사에서는 학생으로서 조직생활을 미리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국방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76기 김혜윤 퇴임기자는 “기획기사를 작성했던 경험은 현직에서도 정책을 추진하고 의견을 수렴하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퇴임기자들은 대학졸업 후 언론계에도 많이 진출했다. 현재 언론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177명 중 37명(21%)이다. 진출 분야는 각각 기자 25명(조선일보, 중앙일보, SBS 등), PD 8명(KBS, MBC, EBS 등), 아나운서 1명이었다. KBS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하는 45기 황정민 퇴임기자는 “학보에서 동료 기자들과 토론하고, 취재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꾸준히 글을 썼던 훈련이 언론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기자인 74기 이지상 퇴임기자는 “포기하지 않고 취재원을 기다리던 이대학보사 기자 시절의 경험은 현재 기자생활의 원동력이 됐다”며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항공기 사고 당시 단독취재로 특종을 보도했다”고 말했다
교수․교사 등 현재 교육계열에 종사하고 있는 퇴임기자는 28명(16%)였다. 초등학교 교사인 48기 송하미라 퇴임기자는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했던 경험이 교사로서 넓은 시야를 갖게 했다”고 말했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기업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연구직 퇴임기자도 있었다. 연구직에는 20명(11%)이 몸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56기 이혜은 퇴임기자는 “학보사에서 경험한 일들이 사회생활의 이해도를 높여줬다”며 “기사를 쓰면서 몸에 익힌 마감시간은 직장에서 업무를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낼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학보에서 훈련한 기획안․기사 작성 실력을 바탕으로 홍보․마케팅 분야에 진출한 퇴임기자도 15명(8%)이었다. 홍보․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퇴임기자들은 기업, 정당 등의 홍보팀에서 일하거나 홍보대행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78기 변선영 퇴임기자는 “직장생활에서 글쓰기와 생각하기는 정말 중요하다”며 “학보사에서 매주 기사작성을 하면서 논리력과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켰던 경험이 든든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금융계에 진출한 퇴임기자도 8명(5%)있었다. 기업은행에서 일하는 81기 이한나 퇴임기자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2년 간 이대학보 기자로 활동하며 배운 끈기와 열정으로 임하니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 외 작가․기획자 등 창작활동을 하는 프리랜서는 7명(10%), 의사는 2명(2.8%)로 나타났다.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67기 나혜연 퇴임기자는 “학보사에서 기른 인내심과 체력은 의학공부를 하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