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수)은 사회복지의 날로,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사회복지 종사자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날이다. 사회복지 사업에서 자원봉사활동은 법 규정이나 행정 기관이 수행하는 업무 외의 할을 담당함으로써 더욱 완벽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1년 이상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임정수(공디·09)씨와 최다솜(정외·08)씨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사회복지에 기여하고 있는지 취재했다.

 


봉사로 ‘사람’을 알아가는 사람, 임정수씨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3년 전이에요. 1학년 때는 ‘왜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겨울에 봉사를 시작하면서 제 자신이 달라졌죠.”

 


임씨는 신입생이었던 2009년 겨울, 봉사단에서 활동하던 지인을 통해 대학생 봉사 단체 V(volunteer)원정대 1기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V원정대에 들어간 후 2년만에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란 뜻의 ‘미라클 메이커(miracle maker)’가 돼 1인 1계획 봉사 프로젝트를 접했다. 스스로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임씨의 첫 과제였고, 그는 와인 자선파티를 기획했다. 포스터를 직접 제작하고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는 것은 물론 지인의 도움을 받아 와인의 종류를 고르고 장소를 대절했다.

 


“와인 자선파티 수익금으로 캄보디아에 있는 이화스랑 초등학교에 학용품과 금액을 기부했어요. 봉사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것을 남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그는 이 봉사활동을 계기로 기부 외에도 교육 봉사, 아동 돌보기, 독거 노인 방문, 지역 봉사 등 여러 가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올해 2월14일에는 ‘발렌타인 데이가 아닌 발렌티어의 날이다’라는 표어로 봉사를 했다. 임씨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무대 미술 감독을 맡았다. 3월1일에는 가수 김장훈씨, 민간 단체인 반크와 함께 독도에서 공연 봉사를 돕기도 했다.

 


이번 방학에 임씨는 ‘보물섬 탐험단’이라는 프로젝트성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보물섬 탐험단’은 우리나라에 있는 약3천개의 섬 중 일반 사람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일손이 필요한 섬 33개를 선정해 찾아가 봉사하는 프로젝트다. 임씨는 섬에서 하는 봉사활동을 기획, 총괄하는 33명의 프로젝트 매니저 중 한 명으로 뽑혀 7월11일~15일 보길도를 찾았다. 그는 봉사자들과 함께 벽화 도안을 짰고, 틈틈이 보길도 해안 청소를 도왔다.

 


“저희가 기획한 활동은 초등학교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는 일이었어요. 그러다 주민 분들이 소문을 들으시고 어린이집 벽화, 혼자 사시는 어르신 분들의 벽 보수, 개인 정원을 가꾸는 일 등을 요청해 일거리가 점점 늘어났죠.”

 


도움이 필요한 모든 곳에 손길을 뻗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임씨는 바쁜 일정과 장마철이 겹쳐 벽화만 마무리해야 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날씨 변화로 애초에 계획했던 3박4일 일정을 5박6일로 늘렸다.

 


“셋째날 저녁과 넷째날 새벽에 비가 많이 내렸어요. 비 때문에 마르지 않은 페인트가 모두 흘러 내렸죠. 새벽에 비가 내리자 모두들 페인트가 지워질까봐 걱정돼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날이 개자마자 흘러내린 페인트를 닦고 처음부터 작업을 시작했죠.”

 


임씨에게 벗겨진 페인트를 다시 칠하는 것보다 힘들었던 것은 주민과의 소통이었다. 대학생 봉사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몇몇 주민들이 뱉은 말이 임씨에게 큰 상처가 됐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그가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끔 만들었다. 그는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매니저로서 주민

과의 소통에 책임감을 갖고 접근했다.

 


“정말 성실하게 봉사활동을 했어요. 진심은 통한다고, 처음에는 내색하지 않으셨던 마을 청년 회장님이 마지막에 제게 ‘정수야 고맙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고맙다는 말 한 마디는 제게 큰 의미로 다가왔죠.”

 


임씨와 보길도 주민의 인연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봉사를 끝낸 후에도 태풍으로 인한 피해 소식이 들리자 봉사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임씨에게 전화를 걸어 보길도를 걱정했다.

 


“봉사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바로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심하고 개방적이지 못해서 봉사하는 것을 겁내는 것 같아요. 진심이 있으면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봉사활동을 통해 다른 다양한 활동을 도전할 용기를 얻고 있는 임씨. 그는 앞으로 1년동안 해외로 봉사를 가는 것을 꿈꾸고 있다.

 


“나를 과연 진심으로 찾아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봉사활동을 통해 한 학기 반짝 만나는 관계 이상으로 사람을 깊이 알아가는 과정을 배울 수 있어요. 저는 봉사하는 과정에서 제 자아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작은 관심으로 시작한 봉사가 큰 꿈이 된 최다솜씨

“사람들이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사회 문제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최 씨 는 비 정 부 기 구 ( N G O , N o n -Governmental Organization)인 ‘세계 화 와 빈곤 문제 공 공 인식 프 로젝 트(GP3,Globalization and Poverty Public Awareness Project)’에서 1년째 GP3 운영팀 팀장과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영문 번역팀이 빈곤 문제에 대한 외국 자료를 번역하거나, 미디어 영상팀이 빈곤에 관련된 영상을 제작하면 그 자료를 인터넷 상의 대중에게 퍼뜨리는 것이 운영팀의 주된 활동이다.

 


최씨는 GP3에서 ‘빈곤문제 Q&A’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빈곤 문제에 대해 공부하게 됐다. 이 외에도 그는 소년병 문제, 에이즈(AIDS) 및 말라리아, 수인성 질병 등 보건 문제, 물 부족 문제, 아동 교육 등 아프리카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공부할 기회를 얻었다.

 


“제가 어렸을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웠어요. 그 때부터 어렴풋이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기게 됐죠.”

 


최씨가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대학교에 입학한 후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고 그는 어머니를 통해 복지에 대해 듣고 배웠다. 그가 구체적으로 봉사에 대한 꿈을 꾼 것은 2학년 때 수강한 박경서 석좌교수의 ‘지구촌 평화 인권 특강’을 통해서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면서 겪으셨던 일과 인권을 위해 일하는 운동가에 대해 말씀해주셨어요. 저도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편에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최씨는 봉사자들과 만든 20대 회의 기구를 통해 GP3 봉사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가 속한 운영팀은 하위 팀을 개설해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총괄한다.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매달 인권, 빈곤 문제와 관련된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최씨의 활동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진행되지만 오프라인 활동도 병행된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그는 회원들과 20대로 구성된 회의 기구를 만드는 안건을 의논했다.

 


“활동의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소통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오프라인 활동을 늘려 자주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최근 ‘아프리카’ 자체에 관심의 폭을 넓혀 ‘월드 비전’에서 후원받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한국으로 보내는 편지를 번역하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최씨. 그는 봉사활동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고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한다.

 


“언젠가 꼭 봉사활동을 통해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봉사활동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이 앞으로 든든한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박준하 기자 parkjunha@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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