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엔터테인먼트 사업PM


 “NHN 엔터...뭐라고? 농협 계열사니?”

  취업 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NH농협은 익숙하지만 NHN은 낯설고, 2PM은 익숙하지만 사업PM이 뭔지 모를 것이다. 게임이라면 일단 ‘게임 중독’이라는 단어부터 떠오르는 게임업계에 무관심했던 후배들과 게임 회사에는 기획자와 개발자만 있는 줄 아는 게임사 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내가 하는 일을 소개하려 한다.

  나는 사업센터에 속해있는 사업PM이다. 사업PM은 Project manager의 약자다. 게임의 제작 방식에 따라 사업 PM도 여러 계열이 있지만 필자가 경험하고 있는 퍼블리싱 사업PM의 업무 프로세스는 대강 이런 식이다.
먼저, 회사 내에 별도의 게임 평가부서에서 검증을 진행해 게임을 계약하면 그 게임을 상세히 분석하고 사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게임의 핵심 재미요소를 분석하고 보완점을 파악하며 핵심 타깃과 사업 목표에 따라 게임 개선에 대한 수정을 제안하기도 한다. 이후 개발사가 개발에 집중하는 동안 출시에 필요한 제반 사항들을 준비한다. 일정 및 인력 등의 프로젝트 관리. 이후에는 이벤트, 마케팅, 홍보 계획의 수립 등 출시 준비를 진행한다. 이 후에는 앱 마켓 별로 출시 일정을 잡고,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출시기념 이벤트를 집행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낸다. 결국 한마디로 사업PM을 간단히 설명하면 ‘맡은 게임을 잘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하는 사람’이다.

  내가 게임사에 들어온 계기는 4학년 때 국문과 전공 수업에서 팀프로젝트로 게임 기획서를 작성해본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문학 전공자로서 게임이야말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가장 ‘핫한’ 컨텐츠이자, 모바일 시장의 폭발로 인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게임사에 지원하게 되었다. 또한 자유롭고 젊은 분위기의 풍토 역시 게임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즐거워야 게임이 재밌게 나온다고 생각하기에, 즐겁고 유쾌한 사내 분위기는 게임사의 공통된 특징인데 이 역시 게임사의 장점이다.

  게임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학점이나 어학 성적 등 눈에 빤히 보이는 스펙보다는 게임에 대한 깊이 있는 플레이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입사 지원 시 당시 가장 유행했던 TCG게임을 만렙까지 달성했고 이 게임의 시스템을 분석해 발표한 것이 면접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업계 선배들은 늘 대한민국에서 게임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고 말한다. 정부에서는 지원보다는 규제와 제약만 더하는 쪽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고 게임을 유해 산업으로 몰아가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내놓은 컨텐츠를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 역시 우리 컨텐츠를 통해 재미를 느낄 때의 희열을 보상 삼아 게임 산업이 짊어진 고통을 견뎌내고 있다. 한 게임업계 선배의 책 제목을 빌어 말한다. “그래도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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