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학점 인플레이션 심화 현상으로 교육부 권고 조치 내려
대학가 학점 인플레이션 심화 현상으로 교육부 권고 조치 내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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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서울대, 성균관대 등 A, B학점 최대 비율 65~70%로 제한하는 추세


  대학가 ‘학점 인플레이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 배경에는 대학가에 만연한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있다. 10월15일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은 ‘최근 5년간 서울대 단과대별 학점 분포’ 자료를 제시하며 대학가의 ‘학점 퍼주기’ 문제를 지적했다. 새누리당 박 의원은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을 막기 위해 학점 전산 입력 강제 필수화 등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14일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 작년 성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10개 대학의 전공, 교양과목 A, B학점 비율이 대부분 7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대학이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모든 전공, 교양과목의 학점별 평균 분포 비율을 분석한 결과다.

  한편, 교육부는 대학에 권고 조치를 내려 본교를 포함한 일부 대학이 A학점과 B학점을 더한 비율을 70%로 제한을 두기도 했다. 14일 서울 소재 10개 대학(2013년도 <중앙일보> 대학평가 기준)을 조사한 결과, 각 대학이 70% 전산 제한 등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본교 역시 3월부터 학칙을 개정해 A학점과 B학점의 분포율이 최대 7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0개 대학 조사 결과 대부분이 A, B 비율 70% 이상

  10개 대학은 대부분 A, B학점 비율이 70%를 넘었다. 10개 대학에서 작년 기준 전공과목 A, B학점을 받은 학생 비율은 ▲경희대(81.7%, 83.2%) ▲동국대(1학기, 2학기/ 82.2%, 84%) ▲한양대(78.6%, 79.3%) 등이었다. 교양과목은 ▲동국대(75.1%, 76.6%) ▲서울대(80.7%, 80.1%) 등으로 전공보다는 낮게 나타났지만, 성균관대(68.7%, 68.3%)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7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의 원인으로 취업난을 꼽았다. 취업에 필요한 스펙 중 학점이 필요한 만큼 학생들이 학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취업 관문이 높아져 스펙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때문에 학생, 학교 모두 학점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실제 학업성과에 비해 높은 성적을 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학교 측도 스펙에서 학점이 가지는 비중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ㄱ교수(교양학부)는 “취업난이 학점 인플레이션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라며 “이 때문에 교수들이 온정적 태도로 좋은 학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업에 이 같은 현상으로 취업에서 학점이 변별력이 떨어지는 추세라는 입장도 있다. 한 취업사이트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32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스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신입사원 채용 시 가장 변별력 없는 스펙으로 ‘학점(약 30.7%)’을 꼽았다. 연세대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높은 평균 학점 때문에 기업이나 외국 대학이 학점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본교는 학칙개정으로 제한선 둬…타대도 비율 제한하는 추세

  교육부는 학점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방침으로 대학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기준 가운데 학사관리 관련 배점을 높이겠다고 밝히며, A, B학점 취득자는 전체 취득자 중 70%를 넘지 못하도록 권고했다. 안 지킬 경우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평가 점수를 깎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어 올해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평가배점을 지난해 10점에서 12.5점으로 상향조정 하며 배점을 높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점이 학생의 학문 수준 지표로서 기능을 잃었다”며 “제도 정비 등을 통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대학가는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비율을 제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본교는 작년 성적 통계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교육부 권고에 따라 올해부터 학점 비율에 관한 학칙을 개정했다. 작년 성적 통계에서 본교는 A, B학점이 1, 2학기 각각 전공과목에서 82.6%, 81.8%, 교양과목에서 77.3%, 77.6% 비율로 나타났다. 이에 본교는 올해 3월부터 학칙을 개정해 A학점과 B학점의 분포율이 최대 70%가 되도록 상한선을 조정했다. 교무처 학적팀 관계자는 “교육부 기준인 A등급 분포율 30% 이내, B등급 분포율 40% 이내를 준수하기 위해 학칙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도 교육부 기준에 맞춰 학점 비율을 제한하는 학칙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부터 교양 과목의 A학점, B학점 비율이 70%가 넘으면 전산 입력이 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성균관대 역시 전공핵심 과목 A, B 학점 비율을 최대 65%로 정하고 이를 넘으면 전산 입력이 제한되도록 규정했다.

  한편, 일부 학생은 본교가 학점 비율 제한을 둬서 이가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비율 제한이 없거나 본교보다 제한선이 낮아 상대적으로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대학보다 본교가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는 것이다. ㄱ(정외․11)씨는 “학점 비율이 제한돼 좋은 성적을 받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져서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될까봐 걱정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