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게임 열풍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대학가 게임 열풍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 백수연 기자, 성희재 기자
  • 승인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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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서 쓸어 담고 있습니다! CTU, 전남과학대! 매드헌트리스까지 잡고 있어요, 전장의 화신 미스틱! 아, 서렌이 나오네요! NCEL 최종 우승은 전남과학대가 차지했습니다!”

  9월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보조 경기장에 게임해설가 네클릿과 사회자 이기민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 날은 바로 제1회 ‘2013 전국 대학교 e스포츠 리그(NCEL) 서머시즌’ 리그오브레전드(롤) 부문 결승전이 펼쳐지던 날이었다. 전남과학대는 상대팀 강남대를 이기고 우승을 거머쥐며 300만원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대학가에 e스포츠 열풍이 불고 있다. 게임 대회, 게임에 관한 강연을 주최하는 것은 물론 전국 게임 연합동아리도 출범했다. 최근 게임을 술, 도박, 마약과 같은 부류로 간주해 중독을 미리 예방하자는 일명 ‘게임중독법’ 입법 움직임과 상반되는 현상이다.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은 게임 또한 엄연한 스포츠이자 청년 문화라며 입을 모았다. 

  올해 전국 대학생이 참여해 각자의 게임 실력을 뽐낼 수 있는 대회가 처음 생겼다. 바로 한국e스포츠협회와 게임회사 인벤이 주최하는 ‘전국 e스포츠 리그(NCEL, National Collegiate E-sports League)’다. 이 대회는 전국 대학 아마추어 게이머들의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창설됐다. 대회는 8월 여름시즌을 시작으로, 겨울시즌까지 이어져 향후 상설시즌으로 자리 잡을 계획이다. 여름시즌에는 고려대, 서울대, 홍익대 등 전국 90개 대학 186개 팀이 참가했다. 경기 종목은 ‘롤’, ‘스타크래프트Ⅱ:군단의 심장’, ‘월드오브탱크’였다. 롤 부문에는 148팀이 참가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학교 총학생회(총학)가 게임대회를 주최하기도 한다. 한양대 총학은 하반기 교내 축제 프로그램으로 롤 대회를 열었다. 9월 초부터 접수를 받은 이 대회에는 46개 팀, 약 200명이 참가했다. 한양대는 결승전에 참가할 2팀을 선발하기 위해 참가 학생 집과 학교 근처 PC방 등에서 예선전과 본선을 진행했다. 결승전 2팀이 정해진 후 한양대 총학은 10월29일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결승전을 진행했다. 이 행사를 기획한 한양대 홍도형(컴공·09)씨는 “1학기에도 조촐하게 롤 대회를 진행했는데 학우들이 규모를 키워달라고 건의해 2학기에 다시 개최했다”며 “게임은 축구, 농구보다 간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어 학생들이 더 열광한 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 한양대 총학생회는 10월29일 교내 올림픽체육관에서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을 진행했다. 제공=한양대 총학생회

  영원한 라이벌인 고려대와 연세대는 9월 사이버 연고전에서 롤을 통해 경쟁을 벌였다. 사이버 연고전은 연고전의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게임에 관심있는 학생들의 움직임 덕분에 2000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사이버 연고전의 승자는 고려대 팀이었다.

  일부 대학에서는 게임을 주제로 강연이 열리기도 했다. 동국대는 5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전 프로게이머 이현우씨를 연사로 초청해 강연 ‘온라인 속에서 나, 그리고 LOL’을 열었다. 이날 이씨는 게임 롤에 관한 개괄적인 설명과 직업으로서의 프로게이머를 소개하며, 또한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도 최근 이같은 학생의 관심을 고려해 강연을 주최했다. 중앙대가 9월 진에어 그린윙스 소속 프로게이머 복한규씨를 연사로 초청한 롤 강연에는 200석이 꽉 찼다. 이날 복씨는 롤 랭크와 승률을 올리는 방법에 관해 강연했다. 강연을 기획한 중앙대 김용빈(법학·08)씨는 “게임도 영화나 책 같이 문화 콘텐츠로서 양지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동국대는 5일 동국대 중강당에서 게임 관련 강연 ‘온라인 속에서 나, 그리고 LOL’을 열었다. 제공=동국대 총학생회

  전국 대학 게임동아리 연합회도 게임 바람에 한 몫 한다. ‘대학e스포츠동아리연합회(ECCA)’는 건전한 게임 문화 정착을 위해 11월 정식 출범했다. ECCA는 향후 게임 분석 및 대학 정규 e스포츠 리그 창설을 할 계획이다. 본교 게임동아리 클라스(KLASS)도 창립 멤버로 활약 중이다. 클라스는 이번 학기에 창립돼 멤버들 간 롤 게임 매치와 경기분석을 해왔다.

  클라스 회장 박희재(생명·09)씨는 “우연히 게임회사가 주최한 여대 게임 배틀에서 우리학교가 빠져있어 동아리를 결성하게 됐다”며 “게임은 취미활동이기도 하지만 그림, 사운드, 애니메이션이 어우러져 있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종합예술 콘텐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