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아닌 ‘사람’과 소통하는 특수교사
‘장애’가 아닌 ‘사람’과 소통하는 특수교사
  • 고제헌(특교·93년졸)
  • 승인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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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교육(special education)이라 하면 뭔가 좀 특별한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어느새 20여년이 지난 이야기가 되었지만 대학 새내기 때 나간 첫 미팅에서는 특수 군사 교육 같은 거냐는 질문도 받았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생소한 영역이었지만 ‘장애인교육’이라는 말이 일반화되면서 몇 년 전에는 ‘특수교사’라는 직업이 유망직종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1989년, 이화여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했을 때, 장애인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고, 나는 기꺼이 그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1993년 졸업 후 경기도 성남의 사설 조기교실(유아기의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기관)과 장애인단체 상근자로 근무하면서 장애인은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하는, 그냥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구나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였다. 누군가 어려운 일 한다며, 어떻게 그런 일을 하냐고 물으면, “비장애 학생들 가르치는 거랑 똑같아요”라고 답하기 시작한 것이.

  처음 교사를 시작했을 때, 나도 이 일이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우리 아이들의 ‘장애’만을 보았다. 2001년 교원임용고사를 통과하고 발령받은 학교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특수학급이었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나는 아이들의 ‘장애’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기능적인 교육에 매달렸다. 그래서 방학 때마다 종이접기니 미술이니 몬테소리니 하는 연수를 들으러 다녔고, 아이들에게 적용하려고 적잖이 애를 썼다. 

  두 번째 학교였던 특수학교에서 비로소 ‘장애’가 아니라 본래의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성격, 아이들의 식성, 아이들의 취미, 아이들의 감정...... 그렇게 해를 거듭할수록 특수교사로 장애학생을 가르친다는 일이 실은 사람 대 사람의 소통과정이구나 알게 되었다. 교직생활 10년을 넘어선 지금, 내게 ‘특수교육’이란 ‘소통’이다. 아이와 아이의 부모, 아이의 학급 담임교사, 학교 관리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특수교사는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교원임용고사를 거쳐 공립 초ㆍ중ㆍ고등학교 특수학급과 공립 특수학교에서 근무하게 된다. 학교별 전형을 거쳐 사립 특수학교에서 근무하기도 하고, 사설 교육기관이나 장애인복지관 등에서도 근무한다. 요즘은 전국 40여개의 대학에 특수교육학과가 개설되어 있고, 유아특수교육, 초등특수교육, 중등특수교육, 직업특수교육으로 전문화되어 가고 있다.
 
  지금 후배들이 내게 특수교사가 되려면 가장 필요한 공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사람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소통의 기본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신뢰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공부라 함은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시작한 사람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다양한 인간관계 경험,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와 정책에 대한 고민, 나와 다른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들까지 두루 포함한다.

  특수교사를 꿈꾸는 후배들이 마치 사람이전에 장애가 있는 것처럼 장애만 바라보는 특수교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애는 그 사람이 가진 것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큰 품으로 사람을 안을 수 있는 특수교사였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