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뭉술한 강의평가 정보에 학생들 “도움 안 돼”
두루뭉술한 강의평가 정보에 학생들 “도움 안 돼”
  • 조은아 기자, 윤다솜 기자
  • 승인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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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강의평가 결과 공개하는 항목 3개 뿐…타대는 구체적인 강의 추천 사유도 공개해


  김소연(영문․11)씨는 1학기 말에 했던 강의평가 결과를 8월에 조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유레카통합행정시스템에 접속했다. 그러나 김씨가 열람할 수 있는 정보는 해당 교과목의 전체평균점수, 응답률 등이 전부였다. 김씨는 강의평가 때 답한 문항별 평균 점수와 수강생의 자세한 의견을 보고 싶었지만 5점 만점으로 단순히 수치화된 강의평가 결과에 실망했다. 

  일부 학생은 본교가 공개하고 있는 강의평가 결과 수준이 학생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를 수합해 공개한 항목이 학생의 강의 선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추상적인 항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본교 강의평가는 점수 합계를 평균 점수로만 공개하고, 주관식란은 공개하지 않는다.

  김소영(정외․12)씨는 “대학은 고등학교와 달리 강의를 직접 선택하는 만큼 제대로 된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해 학생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자연(행정․12)씨는 “강의평가 결과가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학생들이 교과목을 선택할 때 도움을 주려던 강의평가의 본래 취지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의평가 공개는 학생의 교과목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학교 측에 따르면 강의평가를 공개함으로써 수업의 질을 높이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본교가 공개하는 강의평가 항목은 3개에 불과하다. 이는 경기대는 8개, 경희대는 10개, 인하대는 6개 등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현재 본교는 학생이 강의를 평가한 문항을 수합해 ▲교과목 전체평균점수(5.0점 만점) ▲응답률 ▲해당 과목 수강생 중 성적 상위 75%의 강의평가 평균점수(5.0점 만점) 등 3개 항목을 공개하고 있다. 강의평가는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이뤄지며, 학생은 객관식 질문 약 12개에 1점(전혀 그렇지 않다)~5점(매우 그렇다)으로 답하고, 강의에 관한 의견을 주관식으로 쓰면 학교가 학생들의 객관식 답을 평균을 내 제시하는 것이다.

  한편, 몇몇 타대는 본교보다 자세한 항목으로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인하대는 ▲해당 과목에 대한 학습자의 일주일동안 평균 할애 시간 ▲교수의 전문성 및 열의 ▲강의계획서의 적절성 등 항목을 비교적 상세히 설정해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의 추천 점수와 추천 사유를 공개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선택지에는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한다’, ‘학생의 이해 정도에 따라 수업 진행을 조절한다’ 등 구체적 사유를 제시하며, 항목을 선택한 인원도 파악할 수 있다. 인하대 윤태성(경영․12)씨는 “강의평가 결과로 추천도와 추천사유가 제시돼 수강신청 전에 자주 참고한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교수의 강의주제에 대한 전문성 ▲교수의 성적평가방법의 타당성 ▲강의 내용의 유익성 등 강의평가 10개 문항별 점수와 평균점수를 학생에게 공개하고 있다. 경희대 교무팀 관계자는 “문항별로 점수를 공개해 학생이 다양한 항목을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세부문항을 학생에게 공개하면 교수도 강의에 더 신경 쓰게 돼 수업의 질적 향상과도 연결 된다”고 말했다.

  본교는 강의평가 상세 공개에 신중한 입장이다. 정보의 오남용 가능성이 가장 큰 이유다. 교무처 교무팀 관계자는 “강의평가 결과는 자칫 과목이 아니라 담당교수에 대한 평가로 인식되는 등 정보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다”며 “학생들이 강의평가 문항별 점수 등 현재보다 다양하고 자세한 자료를 요구할 경우 강의평가 결과 공개 항목 확대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는 대학의 모호한 강의평가 결과 제공에 대해 강의평가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강의평가 공개 항목이 부실한 원인은 형식적인 강의평가 자체에서 비롯되기도 한다”며 “학기 중간에 서면 평가를 하거나 강의 특징을 살린 문항을 통해 강의평가 방식을 개선하고 평가 결과가 오남용 되지 않는 선에서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