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작가 김보통씨가 7일 오후7시 기숙사 한우리집 지하1층 독서실에서 ‘꿈을 상속 받으려는 자 vs 꿈을 꾸려는 자’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명문대, 대기업 안 다니는 ‘보통’으로 살아도 행복할 수 있어요”

  7일 오후7시 기숙사 한우리집(한우리집) 지하1층 독서실에 모인 학생들이 포스트잇 종이에 자신의 꿈을 적기 시작했다. 한우리집 주최로 열린 특강 ‘꿈을 상속받으려는 자vs꿈을 꾸려는자’에 연사로 나선 웹툰작가 김보통씨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라고 한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산속에서 서점 운영하기, 세상을 변화시키기 등 다양한 꿈이 포스트잇을 채워갔다.

  김 작가는 올레 마켓 웹툰 사이트(webtoon.olleh.com)에서 암 투병 환자의 일상을 그린 웹툰 ‘AMANZA(아만자)’를 연재 중이다. 그는 한때 대기업 사원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다. 회사에 다니던 그는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삶은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제가 아닌 부모님, 친구들, 매스컴이었어요. 그래서 계속해서 물었죠. ‘나는 행복한 걸까?’ 하고. 제가 원하는 삶과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기업 입사 4년 차, 그는 회사 문을 박차고 나왔다. 그는 여행, 독서, 게임 등을 하며 백수로 지낸 5개월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보름 동안 일본 오키나와를 여행하며 어떻게 해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여행 마지막 날 머릿속에 문구가 떠올랐어요. ‘좋아하는 것을 하자.’”

  김 작가는 좋아하는 것을 하자고 결심은 했지만, 막상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시작한 트위터가 그를 웹툰 작가라는 길로 이끌었다. “심심해서 트위터에 올린 고양이 그림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팔로워 수가 3000명까지 늘면서 제 그림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졌고 올레 마켓이 웹툰을 연재해보자는 제안을 했죠.” 그림에 대한 자질을 발견하면서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이다.

  김 작가는 학생에게 남들이 정한 가치에 벗어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연습게임처럼 대해요. 실제 게임은 따로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중요한 가치는 뒷전으로 미루죠. 하지만 인생은 딱 한 번뿐이에요. 어떤 가치를 위해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고민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할 때 가능성을 재지 않으면 어떨까요?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정말 안 돼요. 일단 오늘부터 시작해보는 거예요.”

  강연을 들은 하보아(인문·13)씨는 “대학에 오긴 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며 “김보통씨 강연을 통해 막연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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