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가 무색하다. 강의평가 결과가 학생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강의평가에서 학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도 학생은 이를 알기 어렵다. 이에 강의평가 결과를 학생에게 충분히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매 학기말 수강한 강의를 평가한다. 한 학기 동안 수강한 강의가 어땠는지 12개 객관식 문항, 의견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 답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교과목을 선택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수강생의 의견을 추후 진행되는 강의에 반영해 강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로 강의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강의평가 항목이 세세히 공개되지 않고, 공개되는 항목 수도 적어 강의평가의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피드백이 부족한 일방적인 강의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은 강의평가 결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학생이 강의평가에 답한 내용을 학교가 수합해 공개하는 강의평가 결과는 교과목 전체평균점수, 응답률, 해당 과목 수강생 중 성적 상위 75%의 강의평가 평균점수 이 세 항목이 전부다. 학생이 강의에 관해 의견을 적은 주관식 항목은 공개되지 않는다. 강의평가 결과가 공개돼도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타대는 본교보다 강의평가 결과를 학생에게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경희대는 교수의 강의주제에 대한 전문성, 교수의 성적평가방법의 타당성 등 강의평가 10개 문항별 점수와 평균점수를 학생에게 공개한다. 인하대 학생들은 강의평가를 할 때 ‘이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한다’, ‘학생들의 이해정도에 따라 수업진행을 조절한다’ 등 구체적인 선택지를 택할 수 있어 강의평가 결과를 보고 강의 선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타대 관계자들은 강의평가 결과를 학생에게 자세히 공개하면 강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본교는 강의평가 정보가 오남용될 것을 우려해 강의평가 결과를 자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물론 강의평가 결과가 강의가 아닌 담당교수에 대한 평가로 인식될 수도 있는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결국 강의평가는 형식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강의평가의 취지를 살리고 발전 가능한 방향으로 강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강의평가 결과 공개를 두고 논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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