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영 기자의 이화 교직원 열전(7) 경력개발센터 안윤진 대리

▲ 경력개발센터 안윤진 대리 김나영 기자 nayoung1405@ewhain.net


  일과가 끝나가는 오후5시. 교직원이 퇴근하는 시간에도 불이 환하게 켜있는 부서가 있다. ECC B307호 경력개발센터다. 5일, 이곳에서 일하는 안윤진 대리를 만나 꺼지지 않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 대리는 취업 시장 최전방에서 학생이 승전하도록 이끈다. 그는 자기소개서(자소서) 첨삭, 모의 면접 지도 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일을 한다. 말 그대로 ‘취업 교육’을 맡고 있기에 그는 항상 학생처럼 공부한다.
“작년 경력개발센터에 오자마자 자소서를 첨삭하고 취업 관련 상담도 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아는 것이 없었죠. 그래서 「자기소개서 잘 쓰는 법」같은 취업 관련 서적을 읽고 학생들이 듣는 취업 특강도 필기하며 들었어요. 항상 공부가 필요해 힘들지만 학생들의 취업을 도와줄 수 있어서 뿌듯해요.”

  안 대리의 책상에는 명함 수백 장이 쌓여있다. 그는 손을 뻗어 쌓아둔 명함의 높이를 가늠했다. 안 대리는 학교를 방문한 각 기업 인사담당자나 강연자의 연락처를 모아둔다.
“인사담당자 등 기업 관계자를 많이 만나려 애쓰고 연락을 유지하려 노력해요. 나중에 어떤 인연으로 이어질지 모르잖아요. 명함이 높이 쌓일수록 제가 학생들에게 점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있다고 느껴요.”

  안 대리는 경력개발센터에 오기 전 학생처, 교무처 학적팀 등 교내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이 경험이 학생 취업을 지원사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가 알고 있는 것들이 졸업을 앞둔 학생에게 가장 실용적인 정보이기 때문이다.
“학생처에서 일한 적이 있어 학교가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빠삭하게 알고 있어요. 학생의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권할 수 있죠. 또 학적팀에서 오래 근무를 했었기에 졸업요건 등도 잘 알고 있어요. 학생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이죠.”

  안 대리는 자신의 일이 항상 보람을 준다고 말했다. 그의 도움을 받고 취직하는 학생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다. 안 대리는 합격을 바라보는 학생과 똑같이 노력하기 때문에 취업의 기쁨도 꼭 자기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얼마 전 경력개발센터에 찾아왔던 학생이 생각나네요. 수줍음을 많이 타서 면접을 어떻게 치를까 걱정되는 학생이었죠. 그 학생은 면접 교육을 받으며 점점 자신감을 얻어, 결국 원하는 기업에 취업했어요. 가끔 저를 찾아오곤 하는데, 이렇게 제 도움을 받고 당당해진 학생들을 볼 때마다 정말 흐뭇해요.”

  지난달 경력개발센터가 진행한 SSAT 특강에는 학생 약 400명이 몰렸다. 안 대리는 점점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경력개발센터를 찾는 학생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의 취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그이지만, 이런 상황이 씁쓸하기도 하다.
“학생처에서 일할 당시 같이 해외탐사를 떠났던 학생을 지금은 취업 특강에서 만나고 있죠. 다시 만나 반갑기도 하지만 취업 준비로 다시 절 찾아오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해요. 당시에는 걱정 없이 마냥 밝기만 했던 새내기였거든요. 이곳에서 일하며 학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취업이라는 걸 많이 느껴요.”

  안 대리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두루뭉술한 태도를 버리라고 조언한다. 본교를 방문하는 인사담당자들이 항상 남기고 가는 말이기도 하다.  
“인사담당자들은 ‘수박 겉 핥기’식인 학생들을 가장 많이 지적해요. 자소서와 면접 모두에 구체적인 대답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예를 들어 본인 성격의 장단점을 쓸 때 ‘저는 꼼꼼합니다’라고 쓰지 말고 내가 왜 꼼꼼한지를 보여주는 자세한 사례로 답해야 해요.”

  인터뷰를 끝내니 밖이 어둑어둑했다. 하지만 안 대리는 계속 학교에 남아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로 돌아갔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 모두를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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