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리집이 10월31일 기숙사 곳곳에서 할로윈 행사를 진행했다. 오전10시~오후6시에는 한우리집 1층 로비에 포토존이 설치됐다. 마녀 의상을 입은 사생이 카메라를 향해 재밌는 표정을 짓고 있다. 김나영 기자 nayoung1405@ewhain.net


  “으악! 귀신이다!”

  기숙사 한우리집(한우리집)에 사생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화장실에 하얀 소복을 입고 입가에 피를 묻힌 처녀 귀신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처녀 귀신은 분장을 하고 구석에 숨어있던 한우리집 사생회 학생이었다.

  한우리집은 10월31일 할로윈데이를 맞아 1층 로비, 복도 등에서 할로윈 이벤트를 진행했다. 로비는 거미줄, 잭 오 랜턴(Jack O’ lantern, 호박을 파서 만든 할로윈 장식) 등 할로윈을 상징하는 장식물로 꾸며졌고, 곳곳에 사탕 더미도 놓여 있었다. 출입문 맞은 편 벽에는 처녀귀신, 드라큘라, 해골 등 할로윈 의상을 입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설치됐다.

  이번 할로윈 행사는 한우리집 사무실이 주관하고 사생회가 도왔다. 사무실 직원이 직접 할로윈 장식을 만들고 분장에 필요한 소품과 의상도 미리 대여했다. 사무실 직원과 사생회 학생은 행사 스태프가 돼 ‘스크림’ 마스크를 쓰고, 전신에 해골과 뼈가 그려진 옷을 입기도 했다.

  이날 오전8시~10시 스크림, 해골 등으로 분장한 스태프가 기숙사 곳곳에 출몰했다. 이들은 갑자기 나타나 사생을 놀라게 한 뒤 사탕으로 달랬다. 분장한 스태프는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며 사생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복도를 지나가다 처녀 귀신 분장을 한 스태프를 만난 박민지(광고홍보·12)씨는 “진짜 처녀귀신인 줄 알고 깜짝 놀라 넘어질 뻔했다”며 “오싹했지만, 기숙사에서 할로윈데이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사생은 포토존에서 할로윈 의상을 입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생은 인화된 사진의 뒷면에 사는 방 호수와 이름을 적어 포토존에 붙였다. 한우리집 사무실은 재미있는 사진을 찍은 사생을 뽑아 5만원 상당의 모자와 최경실 기숙사관장이 직접 준비한 스카프·목걸이를 줬다. 포토존에서 드라큘라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은 중국 유학생 리만(Li Man, 국문·11)씨는 “한국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이렇게 사생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가 자주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토존 행사가 끝난 후 로비 중앙에 설치된 120인치 스크린에 공포영화가 상영됐다. 사생 약 30명이 함께 영화 ‘스크림 4G’를 보며 할로윈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즐겼고, 스태프는 할로윈 의상을 입고 돌아다니며 팝콘을 나눠줬다.

  사생은 역으로 스태프를 놀라게 하기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할로윈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화가 끝난 후 유령, 귀신 등 할로윈 분장을 한 사생회가 각 층 2명씩 사실과 복도를 돌며 사생과 가위바위보 등 게임을 했다. 게임이 시작된다는 방송이 나가자 사생들은 각 방에서 나와 스태프를 찾아다녔고, 사생을 만난 스태프는 게임을 이긴 학생에게 간식 교환권을 줬다. ‘오페라의 유령’의 유령 분장을 하고 이벤트를 진행한 김다혜 사생회장은 “사생이 직접 찾아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 즐거웠다”며 “앞으로 사생회도 이런 깜짝 행사를 많이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한우리집에서 할로윈데이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벤트를 총괄한 한우리집 박서영 직원은 “집을 떠나온 기숙사생이 오래 두고 얘기할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이번 할로윈 이벤트로 사생의 학업 스트레스가 덜어졌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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