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학교 친구들과 만났다. 각자 사는 이야기, 학교 이야기 등을 하다가 성적과 장학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학교의 장학금 제도를 설명해주니 친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학금 받기 진짜 힘들겠다.”라는 심심한 위로도 건넸다. 그리고 꼭 뒤에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그런데 너희 학교 적립금도 많잖아? 많이 안 줘?” 그렇다. 우리학교 적립금은 전국 1위인데 장학금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성적을 잘 받는 것도 힘들지만, 성적 우수 장학금 받기는 더 힘들다.

  학기 평균 3.75가 넘으면 5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모든 수업에서 평균적으로 A0 가까이 받아야한다. 그러려면 A등급 최대치인 35% 안에 들어야하고, 그것을 1/3로 나눈다고 했을 때, 상위 약 12% 안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수1과 최우수 장학금도 각 ‘전공’이 아닌, ‘단과대학’ 단위로 산정한다는 점, 이마저도 전액장학금도 아닌 점, 전액장학금을 받으려면 직전 2개 학기 ‘연속’ 1등을 해야 하는 점 등 우리학교 장학 제도는 그야말로 ‘짜다.’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장학 제도에 대해 물어보니 전액, 80%, 60%, 40% 식으로 간단다. 성적 장학금을 받으면 동기 부여가 되어서 그 후에도 또 받으려고 열심히 하게 된다고도 한다. 우리 학교의 장학제도는 ‘이렇게 장학금 받기 어려우니까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경쟁심 유발이며 동기부여조차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사에 따르면 우리학교 적립금은 7651억 원이다. 이 7천억이 넘는 돈 중에 성적장학금 명목으로 대체 얼마나 쓰이는 지가 궁금하다.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서 좋은 결과를 낸 학생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제도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성적과 장학금 수여 결과를 보고 허탈한 기분을 느끼지 않게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짜다. 짜도 너~무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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