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지신>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 대학생 판매자 인터뷰

▲ 자넷 나라씨(왼쪽), 레베카 수지씨


 
  8월29일 오전8시,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 커다란 여행 가방을 양 손에 들고 거리를 지나던 대학생 두 명이 자리를 잡고 가방을 열었다. 가방에는 작은 접이식 행거와 옷가지, 장신구가 가득 들어있었다. 영국 방방곡곡을 돌며 중고품을 팔고 그 수입으로 여비를 해결하는 이들은 영국 맨체스터대(University of Manchester) 레베카 수지(Rebecca Susie, 22)씨와 영국 킹스턴대(University of Kingston) 자넷 나라(Janet Nara, 21)씨. 영국의 ‘장돌뱅이’인 셈이다. 이들은 여행을 떠난 지 17일 째(8월29일 기준)였다. 이들에게 중고품으로 시작해 중고품으로 끝맺을 여행 이야기를 들었다.

  -장돌뱅이 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중고품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루에 꼭 한 번씩은 중고 시장에 가야 직성이 풀렸죠. 독특한 중고품을 발견할 때의 기쁨과 중고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이 정말 좋았거든요. 대학에 들어와 처음 맞이한 방학을 중고품을 찾아다니며 보내기로 마음먹었죠. 큰돈을 모을 형편은 안 돼 제게 필요 없는 물건을 경비대신 들고 나왔어요. 이렇게 하루하루 중고품을 팔아서 경비를 마련하고 그 경비로 또 다른 지역을 방문하면서 중고품을 구경하는 거죠. 그냥 다니는 여행보다 의미 있고 재미있어요.(레베카 수지)  

  -중고품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기성제품은 재미가 없어요. 가게에 들어가 보면 항상 천편일률적인 물건뿐이죠. 하지만 중고품에는 기성제품에서 찾을 수 없는 섬세한 디자인도 있고, 물건만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 이야기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요.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전부 여행을 다니면서 구입한 중고품이에요.(레베카 수지)

  -여행을 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오늘은 저와 친구가 여행을 시작한지 17일째 되는 날이에요. 무일푼으로도 이만큼 여행이 가능했던 건 중고품이 여행의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죠. 보스턴(Boston), 본머스(Bournmouth) 등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마다 다른 특색을 느낄 수 있었고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세상을 배울 수 있었어요. 중고품은 제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가장 큰 선물이자,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에요. 앞으로도 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계속 여행을 다닐 생각이에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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