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꽤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그 단어 자체로 가슴이 무거워진다. 그것은 이 문제가 가진 비극성뿐만 아니라 일본군으로 하여금 그런 비인도적인 발상을 가능케 했던 여러 담론과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여러 상황이 한 데 겹쳐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이 문제를 처음 접했을 땐 막막하기만 했다. 의지박약과 우유부단함은 늘 나와 손발을 같이했으며, 설령 그 모든 걸 이겨내어 행동한다 해도 잘해낼 자신은 없었다.

  그러나 모든 큰 것은 하나의 작은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비록 거창하지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그것이 쌓여 뭐라도 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두 눈 꾹 감고 한 발을 내디뎌 보았다. 그 한 발이 바로 이화나비 콘서트이다. 가끔 자신감이 떨어지면 나는 우리의 ‘젊음’을 떠올린다. 너무 당연하게 가지고 있어서 이젠 식상하기까지 한 우리의 젊음은, 기억의 전쟁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작은 출발이지만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제대로 된 기억만이라도 이어간다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만큼 그 기억과 관심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이화나비 콘서트는 저마다의 작지만 큰 시작을 해보려는 사람들이 함께 준비한 것이다. 당신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라며, 이화나비 콘서트에 대한 이화인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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