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집했던 선글라스를 1파운드(원화 약 1700원)에 팔아요!”

  “원피스가 단 돈 2파운드(원화 약 3400원)예요!”

  8월30일 오전11시 영국 킬번(Kilbun) 고등학교 운동장에 중고품을 팔러 나온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운동장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벼룩시장인 카부트 세일(Car boot sale)을 상징하는 깃발이 형형색색으로 펄럭였다. 운동장에는 트렁크를 활짝 열고 물건을 전시한 자동차 약 50대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자동차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주민 약 50명도 돗자리를 펴고 물건을 늘어놓았다. 카부트 세일에 참여한 주민 약 1000명은 자동차 범퍼와 지붕을 가판대 삼아 진열된 물건을 고르고 흥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카부트 세일에서 어머니께 드릴 선물로 가방을 산 캠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제럴드 덧선(Gerald Dutson, 21)씨는 “판매자와 10분 간 흥정해 새것 같은 가방을 10파운드(원화 약 1만7000원)에 살 수 있었다”며 “질이 좋고 가격도 저렴해 세제, 그릇 등 생필품부터 선물까지도 중고품으로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중고품의 천국이다. 거리 곳곳에는 햄버거 체인점보다 중고품을 파는 가게가 더 자주 눈에 띄고 주말이면 공터에 중고시장이 열린다. 영국인은 자연스럽게 중고품을 사고팔면서 중고품은 오랜 세월동안 이야기를 간직한 만큼 가치 있다며 입을 모은다.

  반면, 국내 중고 거래는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다. 중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만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중고 거래 대부분이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 이뤄지지만 불법 상품 판매, 사기 문제 등이 발생해 불안요소가 많다. 중고품은 낡고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도 국내 중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주원인 중 하나다.

  이대학보사, 이화보이스(Ewha Voice), EUBS로 구성된 이화미디어센터 해외취재팀은 8월22일~9월1일 중고 문화의 메카라 불리는 영국 런던에서 중고 문화와 우리나라 중고 문화의 발전 방향을 취재했다. 본지는 ‘(해취 제목)’을 3회 연재해 중고 문화만의 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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